▲수달은 시민들이 지킨다 오세훈 서울시가 수달을 돌아오게 한 게 아니다. 시민들의 노력이다.
김보영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는 민간위탁에서 시민단체 쫓아내기를 계속하며 직영으로 전환했는데, 한강 생태공원까지 손을 뻗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예산 규모가 너무나 작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시는2022년부터 샛강생태공원도 직영을 검토합니다. 2024년에는 한강생태공원 5개소에 직영과 민간위탁 비교 원가계산 용역을 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직영이 예산이 훨씬 더 드는지라, 민간위탁으로 방향을 정하고 공고를 냅니다. 그런데 무슨 의도인지, 동서로 40km가 넘는 다섯 개 생태공원을 한 업체가 운영하게 하려고 합니다. 결국 두 권역으로 묶어서 공고를 냈는데, 그동안 각 생태공원의 장소적 특성에 맞게 운영해온 단체들의 성과와 노하우를 무시한 처사였습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의 경우 한강조합은 프로그램 운영만이 아니라 자부담 비용으로 공원관리와 대규모 자원봉사 운영,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운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업체가 샛강에 와서 프로그램만 하게 되면 공원관리와 사회적일자리 운영이 어렵게 됩니다. 당장 샛강에 돌아와 살고 있는 수달 가족들의 삶도 위태로워졌습니다. 우리는 13일 오세훈 시장이 출마선언 시 동시에 진행하려던 기자회견문에서 수달의 목소리를 이렇게 담으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한강에 돌아와 살고 있는 수달이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난지수변, 암사생태공원, 고덕수변생태공원 같은 곳에 돌아와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하천의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콘크리트 축대가 쌓이고 깊이 준설된 한강 구간에서는 살아가지는 못한다.
당신의 한강 르네상스니, 그레이트 한강 따위의 번지르르한 한강 개발은 실상 우리 수달과 야생동물들을 쫓아내왔다. 당신이 유람선을 띄우고, 수상호텔과 리버 버스를 꿈꿀 때마다 우리는 불안하다.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우리 수달들이 살 수 있는 한강을 만든 것은 오세훈 시장 당신이 아니고, 묵묵히 자연을 가꿔 온 시민들이다.
또한 사회적 일자리 관련해서는 이렇게 호소합니다.
약자와의 동행은 선언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는 공원 운영 맡은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 장애인, 어르신, 중장년들이 일하게 하고, 어린이, 치매어르신,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약자들의 자긍심 넘치는 일과 삶이 지켜지고, 그야말로 동행하는 공동체였다. 그러나 당신은 시민단체가 미워서 이들을 전부 내몰려고 한다.
물론 서울시는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걱정말라고 합니다. 사회적 일자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4월 7일 서울시는 영등포장애인복지관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공문 내용에는 '중증발달장애인 환경지킴이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일자리사업 지속을 승인하고자 하며, 운영에 있어 근로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라고 써놨습니다.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지속하려면 운영인력이 있어야 된다고 그렇게 말해도 모르쇠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지금이라도, 시민단체 쫓아내기를 중단하십시오. 그리고 선언만이 아니라 진심어린 '약자와의 동행'을 시작하십시오. 샛강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약자와의 동행과 공동체 지키기는 거대한 저항의 강물이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기자회견문 말미에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 수달의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수십 년 만에 한강에 돌아왔다. 우리는 못 떠난다. 아니, 안 떠난다."

▲샛강 수달이 낮에도 나타났다 샛강에는 수달 가족이 사는데 야행성 수달이 낮에도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신상재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읽고 쓰고, 산책하는 삶을 삽니다.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 숲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과 사람, 자연과 문화를 연결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의 공동대표이자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강'에서 환대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공유하기
대선 안 나간다는 오세훈에 바랍니다, 그만 쫓아내세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