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성슈퍼 전체 개보수 전 풍경. 길을 가던 마을 주민들이 슈퍼 앞 평상에 앉아 쉬고 있다. '곧 슈퍼 외부를 리모델링 한다'는 김용순씨의 말에 찍어뒀던 사진. 2021년 5월 11일 촬영. 사진 박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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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그가 청성슈퍼 문을 여는 것은 동네 사람들 덕분이다. 편한 것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슈퍼 문을 닫겠지만, 사람들과 모이는 재미가 있고 오래도록 가게를 지켜달라는 주변 이야기에 오늘도 자리를 지킨다.
"돈 벌 생각으로는 못하지. 사실 물건값은 큰 마트 가서 사는 게 더 싸니까, 이런 동네 조그마한 슈퍼가 거기에 상대가 되겠어요? 그런데도 몇몇 사람들은 여기 와서 식용유도 다섯 통, 라면도 몇 봉지씩 사가고 그래요. 일부러 그러는 게지. 가게 없어지면 서운하다고, 오래오래 있어 달라고요. 너무 고마운 마음이지요."
그가 1년 전 가게 내부에 화목난로를 마련한 것도, 그러한 고마움의 표현일 테다. 난로의 따스한 온기가 마치 주민들을 향한 김용순씨의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도 슈퍼가 있으니 나도 이렇게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고, 먹을 것 나누며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할 수 있는 한 그렇게 살아가고 싶지요."
김용순씨는 <월간 옥이네>에 애로사항을 하나 전했다. 옥천군청을 향한 목소리다.
"슈퍼 옆 둥구나무, 가지 좀 쳐주세요. 둥구나무 아래 평상은 제가 설치해둔 거예요. 자녀를 4남매 두었는데, 아들딸이 일주일에 한 번씩 장봐서 갖다줘요. 아들딸 오면 평상에서 같이 고기도 구워 먹고 재미나게 놀기도 하지. 그런데 얼마 전부터 둥구나무 가지가 지붕 쪽으로 쏠려서 걱정이에요. 면사무소랑 군청에 가지 좀 쳐달라고 요청했는데, 금방 안 오시네. 큰일 나기 전에 얼른 작업 좀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청성슈퍼에서 만난 사람]
"양저리에서부터 차 타고 20분 걸려 왔어요. 오늘은 산계리 온 김에 식재료를 좀 사가고 싶었는데, 살 수 있는 건 많이 없었네요(웃음). 양저리는 편의시설이 없어서 뭐라도 사려면 멀리 나와야 해요. 그래도 계란이랑 믹스커피는 구해서 다행이에요. - 청성면 양저리에서 온 김길자(73)씨

▲ 청성슈퍼 옆 둥구나무. 가지가 지붕쪽으로 쏠렸다.
월간옥이네
주소 충북 옥천군 청성면 산계길 27
월간옥이네 통권 94호(2025년 4월호)
글 사진 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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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마트에 상대 안 되지만...이 슈퍼가 사랑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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