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훈 대령이 해병대사령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군 항명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기자회견 다음날(토요일) 해병대사령부가 박 대령의 징계위원회 개최를 결정했다. 박 대령 징계위 계획 보고문건에는 이른바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결재가 이루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채상병 사건 수사 초기 이첩 문제를 두고 상부와 대립하던 박 대령은 항명했다는 이유로 입건되자 언론을 통해 '윗선으로부터 사건 축소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박 대령은 ▲ 2023년 8월 11일 오전 9시 30분경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중앙현관 앞 기자회견 ▲ 같은 날 오후 4시 10분경 KBS 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 출연을 통해 군 항명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해병대사령부(해사부)는 박 대령의 입장표명을 즉각 문제삼았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은 군인의 신분으로 대외활동을 할 때 국방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박 대령이 해병대사령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대외활동을 했기 때문이다(제16조).
해사부 법무실이 추 의원실에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해사부 군인 징계위원회(징계위) 징계담당관은 기자회견 다음날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에게 박 대령의 징계위 개최계획을 보고해 결재를 받았다. 보고 문건에는 박 대령의 징계위가 2023년 8월 16일 오후 2시 해사부 부사령관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징계담당관은 위 문건에서 "군인 신분으로 언론매체를 통해 대외발표를 할 경우 국방홍보훈령 제20조 및 제15조에서 정한 절차 및 허가권 위임에 따라야하므로 해병대에 소속된 자는 해병대사령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징계심의대상자(박 대령)는 해병대사령관의 승인 없이 항명 관련 군 수사 사건 등에 관해 대외발표를 진행해 법령준수의무를 위반했다"고 적시했다.
박 대령은 "2023년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연가를 내 변호인 상담 등을 받을 예정"이라며 징계위 개최 연기를 요청했다. 박 대령은 2023년 8월 18일 열린 징계위에서 견책 처분을 받았다. 견책은 '앞으로 비행을 저지르지 아니하도록 훈계하는 것'을 의미하는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다(군인사법 제 57조).
김현태 징계는 현재진행형... "형평성 지켜졌는지 상당한 의문"
박 대령이 기자회견 다음날 징계위에 회부돼 7일 만에 견책 처분을 받은 것과 달리, 김 대령의 징계는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3 내란 당시 국회로 진입한 김 대령은 같은 달 9일 오전 국방부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대원들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라고 호소한 바 있다.
육군본부 법무실은 추 의원실에 보낸 자료에서 "김 대령의 비위사실(9일 기자회견)과 관련해 지난 3월 4일 징계번호를 부여하고 징계(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기자회견 외에도 계엄령 선포와 관련된 사항을 종합해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군 검찰 출신이자 박 대령이 8월 25일 제기한 견책 처분 항고 사건을 맡고 있는 변경식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징계도 형사사건에 준해 수위·절차에서 형평성을 지키고 동일한 행위에는 동일한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며 "그러나 박 대령에게 견책 처분이 내려지는 과정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변 변호사는 지난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같은 비위사실인데도 군은 내란 가담 의혹을 받는 김 대령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한 반면 대통령 격노를 산 박 대령의 경우 하루 만에 징계위 개최를 결정했다"며 "특히 박 대령 기자회견 다음날은 토요일이었는데도 징계위 개최계획 보고 문건에 사령관 결재까지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남소연
추미애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군은 수사외압에 저항하는 박 대령의 입을 징계를 빌미로 틀어막으려 시도했다"며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박 대령에 대한 징계는 윗선의 의지를 빼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법조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공유하기
[단독] 박정훈 1일 vs. 김현태 85일...같은 징계사유, 다른 속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