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에 모인 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들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는 지난 15일 태안문화원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그동안의 경과와 감사보고, 안건상정에 이어 태안민간인학살백서의 저자인 최태육 박사를 초청해 특별강연회를 열었다.
김동이
"평화공원은 혐오시설이 아닌 평화시설이다. 기억하고 추억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끔찍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야 평화가 온다. 왜 혐오시설을 만드냐고 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평화공원을 넓은 뜻으로 이해해서 꼭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유족회도 힘을 모아 달라. 평화공원이 태안의 명물이 되는 유명한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지난 15일 태안문화원에서 열린 정기총회 자리에서 나온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의 간절한 바람이다.
충남 태안지역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또한 지난 2023년 '한국전쟁 태안민간인희생자 추모위한 평화공원, 무엇을 담아야 하나'라는 기획취재를 통해 태안평화공원 조성의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으며, 당시 태안군에서도 이를 위한 적극 행보를 보이는 듯 했지만 현재는 또다시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사)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태안유족회(회장 정석희)는 이날 정기총회를 열고 그동안의 경과와 감사보고, 안건상정에 이어 태안민간인학살백서의 저자인 최태육 박사를 초청해 특별강연회를 열었다.
먼저 강희권 상임이사는 경과보고에서 2024년 2월 19일 이원면 조아무개 씨외 149명의 소송 접수 사실과 함께 같은해 8월 21일 군경에 의한 민간인희생사건과 관련한 태안지역 23명 진실규명을 비롯 9월 6일 원북‧소원‧근흥 23명 진실규명, 10월 8일 12명 진실규명 등을 언급한 뒤 "현재까지 115명이 진실규명을 받았고, 100여명 이상이 진실규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많은 유족분들이 돌아가시고 있는데 하루빨리 진실규명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1기 진화위 당시 200명이 소송을 제기해 135명이 승소했고 65명이 기각됐다"고 전제한 뒤 "승소하신 유족들이 기금을 모아서 유족회관을 매입해 관리하고 있고 일정 수익금을 회비로 활용하면서 유족회가 원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기금을 더 확보해서 태안군의 협조 아래 위령탑과 추모탑, 평화공원을 조성토록 노력하고 있는데, 국가배상에서 승소해서 위령사업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이어 감사보고에 나선 고준배 감사는 뼈 있는 말로 유족들의 단합을 강조했다. 고 감사는 "진실규명 확정된 유족들 대부분이 태안유족회를 통하여 공동소송을 진행 중인데, 일부 이탈하여 개인적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모든 유족들이 일치단결하여 진실규명과 손해배상소송을 함께 해야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의 위령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다. 유족들의 각성과 헌신적 참여가 더욱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로부터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이원면 35명의 희생자들을 포함한 150명의 유족들은 오는 6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제33민사부 주재로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지난해 2월 19일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소장을 접수한 지 16개월 만에 첫 재판 일정이 잡힌 것. 피고는 '대한민국'이다. 이들 이외에 몇몇 유족들은 개별적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인사말하는 정석희 태안유족회장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반드시 평화공원이 꼭 만들어져서 태안의 명물이 되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동이
이날 안건상정에 앞서 인사말에 나선 정석희 회장은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홀로코스트 기념관과 폴란드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기념관을 사례로 들며 태안평화공원 조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이 작은 태안이라는 곳에서 당시 2만5천 정도 인구의 5~6% 가까운 1천여 명의 젊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전제한 뒤 "부끄럽게 생각하는건 과거지사로, 태안백서를 만들었고, 태안 다큐영화도 만들었으며, 기금으로 후세를 위한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부끄러운 게 아니라 독일과 폴란드는 기념관을 세워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탈바꿈했는데, 우리 태안은 역대, 현직 군수에게도 건의했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는지 약속은 했지만 실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서운해 했다.
"작은 동네 태안에서 1천명의 젊은이가 죽은 곳인데, 아직도 추모공원을 갖지 못한데 대해 회장으로서 부끄러움이 있다"고도 한 정 회장은 "반드시 평화공원이 꼭 만들어져서 태안의 명물이 되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안건에서는 ▲과거사위 진실규명과 국가배상 소송의 건과 ▲태안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추모공원의 건 ▲태안군 합동위령제 건 ▲타지역 유족회 및 시민사회 유대강화의 건이 상정됐다.
과거사위 진실규명과 관련해 정 회장은 "5차까지 115명이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배상소송을 반드시 해야 된다는 법은 없지만 국가가 손 놓고 있으니 민사소송을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1기 때는 6년이 걸렸다. 80번 정도 서울중앙지법을 다녔다. 한건은 부역혐의, 한건은 보도연맹 희생사건이었는데, 이 정부에서는 이를 합쳐서 군경에 의한 희생사건이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법원에서의 기각 이유가 사망신고가 안됐거나 함자가 틀렸거나 생년월일이 다르다고 기각된 것과 관련해 "황당하다. 이런 재판부가 어디 있나"라고 어이없어 한 정 회장은 "기각사유를 모아서 진화위에 탄원서를 냈지만 아무런 메아리가 없다"면서 "5월이면 2기 진화위가 끝나는데 새 정부가 출범하면 기간 연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아도 되고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계속해서 정 회장은 "소장에는 피고가 대한민국이고 원고가 유족이다. 대한민국을 법정에 세웠던 것"이라고 소송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국가폭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피해자지만 우리만의 힘으로 안되는 게 너무 많다. 전국화해야 한다. 태안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특강하고 있는 최태육 박사 최 박사는 이날 전두환 정권 당시 서산, 태안 민간인희생자들에게 '악질 부역'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전두환 정권을 맹비난했다.
김동이
이날 특별강연에 나서 태안유족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준 최태육 박사는 태안희생자들에게 '악질부역' 꼬리표를 붙인 전두환 정권을 향해 맹비난한 뒤 "꼭 기억해야 한다. 이승만 정권이 여러분의 부모를 죽였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왜? 그게 국가폭력이니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니까"라면서 "부모님이, 가족이,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숙부에게 '악질부역'을 적시했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여러분의 가족을 돌아가게 한 사실을 기억하고 (2기)진실화해위원회가 끝나면 다시 한다고는 기대하지만, 유족들이 함께 평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제17회 태안군합동추모제'는 11월 15일 오전 11시에 태안군청 대강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공유하기
"평화공원은 혐오시설 아닌 기억하고 추억하는 곳"… 태안유족회의 간절한 바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