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만약 국민의힘이 2022년 대선 때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을 후보로 갑자기 데려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망가지진 않았을 것 같다"면서 지금 나오는 한덕수 대망론도 그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권우성
- '한덕수 대망론'까지 나오고 있다.
"참 답답하다. 그런 방법으로 윤석열 정부가 출현했고 그로 인해 국민의힘이란 유서 깊은 정당이 거의 망가지고 있는데 똑같은 시나리오를 돌리고 있다."
- 집권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이 이기기 위해 외부자를 '용병'으로 차출하는 걸 문제 삼을 수 있나.
"헌법 8조는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돼 있다. 시민이 당면한 사회에 대한 세계관을 형성해주고 해석해줘야 한다. 나아가 해법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집권하는 거다. 시민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자체가 정당의 속성이지만 정치가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지 않나. 무엇보다 국민의힘의 가장 나쁜 선택은 내란 이후다. 내란 전만 해도 전광훈류의, 반체제 극우와 직접 손잡진 않았다. 그런데 내란 이후 일종의 반체제 극우 세력들이 그 당을 거의 점령하는 상태가 되다시피 됐다. 자기 집 문을 활짝 열어줬다."
- 국민의힘에 대해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나.
"'윤석열 탄핵파면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결집할 계기를 굳이 줄 필요가 있을까. 나는 국민의힘이 위헌정당에 거의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던 시민들도 다음 민주정부 하에서 다시 내란 사태를 찬찬히 돌아보고 생각할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고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하면, '탄핵반대파'의 응집도가 확 올라간다. 그러면 갈등이 더 오래가게 된다."
"지금은 오십보와 백보는 다르다고 말해야 한다"
- 탄핵소추안을 30번이나 남발한 민주당도 내란에 책임이 있단 주장은 어떻게 보나.
"사실관계를 따져보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탄핵소추안 발의가 30번 있었지만 가결된 건 13번이다. 그런데 내란 이전 가결된 건 5번뿐이다. 또 내란 이전 발의된 탄핵소추안 22건 가운데 14건은 검사, 6건은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에 대해서였다. 나머지 2건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해서였다. 그러니깐 검찰과 방통위가 오작동하는 문제를 놓고, 정부와 야당이 치열하게 갈등을 했던 건 맞지만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을 마비시키는 탄핵 남발은 아니었다. 정부와 야당이 무엇에 대해 갈등했는지를, 그런 접근방식이 맞는지를 논의하지 않고 발의 숫자만 누적해 문제 삼는 건 피상적인 문제제기다."
-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파면 선고 당시 낸 "국회 탄핵소추안 발의 횟수 제한 필요" 보충의견을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다.
"황당했던 의견이었다. 지금까지 동일인을 대상으로 발의된 탄핵소추안은 단 2건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상민 전 장관. 그런데 윤석열 1차 탄핵소추안은 표결 불성립됐다. 이상민 1차 탄핵소추안은 의결됐지만 2차 탄핵소추안은 발의만 됐다. 그리고 발의 횟수를 몇 번으로 제한해야 하나? 다 숫자의 장난이다.
왜 내용을 보지 않고 숫자를 갖고 피상적인 얘기를 하나. 헌법이 정한 권한 내에서 갈등한 것과 헌정질서를 파괴한 것을 자꾸 등치시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은 갈등이 심해지면 어느 일방이 헌법·법률을 위반해 사고 쳐도 된다는 인식을 낳게 만든다. '오십보백보'라고 하는데, 지금은 오십보와 백보는 명확히 다르다고 해줘야 하는 타이밍이다."
- 내란 사태를 계기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개헌론이 부각됐다.
"헌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내란이 일어난 게 아니다. 이번에 드러난 헌법·법률의 미비점은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엄밀히 말해 헌법·법률을 만들던 시점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개정 수요가 생긴 것을 두고 '헌법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알리바이를 대도록 하면 안 된다."

▲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권우성
- 인과관계를 혼동하면 안 된다?
"헌법과 법률에 문제가 있었다면, 역대 대통령 중 왜 이 사람만 내란을 일으켰나. 제왕적 대통령제는 1972년에 나온 아서 마이어 슐레진저 쥬니어의 책 제목 < The Imperial Presidency >에서 나온 말이다. 미국 대통령제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미국 대통령들이 헌법에서 하지 말란 짓을 하면서 권한을 확장시키는 걸 지적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것을 '네가 왕인 줄 아냐'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언어로 쓴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문제 있다면 입법으로 제한할 생각부터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안 하다가 갑자기 헌법이 문제라고 하면 논리비약이다. 지금 4년 중임제가 아니라서, 상·하원 양원제가 아니라서 저 사람이 내란을 일으킨 것 아니잖나. 헌법에서 하지 말란 짓을 해서 탄핵 파면된 것이다."
- 연정·협치를 위해 개헌해야 한단 주장도 있다. 구체적으론 대통령·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 등이 있는데.
"개헌이 필요 없단 건 아니다. 단지 그걸 알리바이로 쓰지 말라는 거다. 대통령·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도 당연히 찬성한다. 그런데 당장 헌법을 바꾸지 않아도 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은 공직선거법만 바꾸면 된다. 그러면 당장 내년 지방선거 때 적용할 수도 있다."
- 이외에도 연정·협치 구조를 만드는 입법이 또 있을까.
"많다. 타당 후보 지지 및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거나, 선거연합을 한 후보들이 정치자금을 공동회계로 쓸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수도 있다. 정당법 개정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정당을 창당하려면 발기인대회 때부터 등록을 해야 하고 5개 시도당에 1천명 이상의 당원을 모아야 한다. 중앙당 사무실은 서울에 둬야 한다. 전국 단위가 아닌 시군 단위에서 활동할 지역정당이라면 굳이 5개 시도당을 만들거나 서울에 사무실을 둘 이유가 없다.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있을 수 없는 결사 제한 조항이다. OECD 국가들은 대개 이런 규제가 없다. 다양한 정당들이 만들어지고 연합하고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정당 활성화는 중앙정치도 건강해지는 길이다. 특정지역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정당들의 말초조직들도 경쟁을 통해 괴사하지 않는다."
- 대통령 권한 행사 제한도 입법으로 가능한가.
"시행령 통치를 제한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의회가 시행령을 통제하는 권한은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다른 OECD 국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미국·영국·독일 등 여러 나라 모델을 종합하면, 시행령이 모법(母法)에서 위임받은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게 한다. 정부가 시행령을 제정하면 국회 상임위 심의를 통해 효력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거나, 중대한 시행령의 경우에는 국회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발효될 수 있도록 조건을 달기도 한다. 입법으로 충분히 통제 가능한데 우리가 그걸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대통령의 인사권은 어떤가. 내란 이후는 물론 파면 후에도 '알박기 인사'가 자행됐다.
"역시 입법으로도 제한 가능하다. 국가인권위원회법과 같은 기구법을 보면 '국회 선출 4명, 대통령 지명 4명, 대법원장 지명 3명'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 이런 법들을 다시 살펴서 대통령 인사권을 정리해야 한다. 또 모든 직위는 아니더라도 주요 직위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도록 입법할 필요가 있다.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해서 국회의 임명동의를 거쳐야 할 직위로 구분해주면 된다."
"시민들과 형성한 연합, 집권 후 파괴되면 민주정 유지 어려워"

▲ "내란 국면에서 시민들과 형성한 '민주주의수호연합'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면 파국적 결과가 올 수 있다는 위험성을 민주당 내에서 공유했으면 좋겠다."
권우성
- 단독입법이 가능한 다수당이 집권여당이 된다면 이러한 대통령 권한 제한 입법을 수용할까.
"대선 국면에서 집권 후 이런 입법을 하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는지를 두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중심으로 한 연정은 '위성정당 꼼수'로 해체된 바 있다.
"내란 국면에서 시민들과 형성한 '민주주의수호연합'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면 파국적 결과가 올 수 있다는 위험성을 민주당 내에서 공유했으면 좋겠다. 유권자는 다른 정당을 택하면서 약속을 어긴 정당에 제재를 가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원내 제2당은 반체제 정당화 됐다. 다른 원내 정당들은 너무 힘이 약한 상태다. 그래서 만약 민주당이 집권 후 다른 태도를 취하면, 민주정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시민들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정치로부터 철수한다. 정치혐오와 불신에 빠지고 자신의 살길만 도모한다. 그러면 더 이상 민주정을 유지할 수 없다."
- 박근혜 탄핵 후 '적폐청산'이 모든 의제를 앞섰듯, 이번에도 '내란종식'이 모든 의제를 앞서는 똑같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
"내란 종식과 다음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내란 사태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은 추정컨대 다음 정부가 끝날 때까지 안 끝날 거라 생각한다. 진상이 더 드러나고 계속 조사가 이어질 테니 수사하고 기소하고 재판하는 건 그것대로 가면 된다. 정부는 지금 상황에서 이 파괴된 공동체에 대한 비전, 사회경제적 문제 등 원래 민주정부가 해야 되는 일들을 해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적폐청산'이 너무 중요해서 다른 일들을 뒤로 미룬 게 아니다. 사고(탄핵)로 출범해서 북핵·코로나 등 각종 사고를 수습하다 끝났다. 아마 다음 정부도 그런 류의 대외적 쇼크가 계속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과거에서 학습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민주정부의 회복이다.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국정 방향을 제시하고 집권 직후 바로 드라이브를 걸어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시민들이 많이 지쳐있다. 특히 경제적인 상황이 너무 안 좋다. 뒤집어 말하자면, 다음 정부가 이런 사회경제적 문제에 긴밀히 반응하고 움직여야 내란 종식을 위한 동력도 생긴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이 6.3 조기대선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을 무엇일까.
"첫째는 12.3 내란에 대한 태도다. 타협이 가능한 부분이 아니다. 둘째 국회에 대한 태도다. 이번 사태는 대통령이 주체가 돼 헌정질서를 위협한 사건이다. 입법부가 대통령 권한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꼭 보셨으면 한다. 셋째는 공약의 연혁정보를 따져보셨음 한다. 그 공약이 왜 나왔고 과거엔 어떠했는지. 넷째는 공약의 실현가능성이다. 50조, 100조 투자 등이 어떤 재정으로 마련 가능한지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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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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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잘못돼 윤석열 내란?... 유서 깊은 국힘, 거의 망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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