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원봉사 강의 모습 '이들에게 부응하기 위해 한껏 흥을 끌어올려 강의한다.
송유정 본인
젊음의 패기와 꿈이 내향적인 성격을 압도했던 시절에서 한참 멀어진 나는 저 바닥에 있는 흥을 발굴해 내기위해 용을 써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10년 전부터 토론 강사로 활동 중이다. 초중고 학생뿐 아니라 대학생 및 성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용인교육지원청에서는 8년째 교육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을 만나는 기회가 꽤 많다는 의미다. 직접 토론을 하는 건 학생들이고 강사의 주된 역할은 그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수업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데 있어 강사의 몫은 크다.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참여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강의하러 갈 때면 가라앉은 목소리와 그보다 더 고요한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차 안 가득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따라 부른다. 기본값이 침묵인 사람은 그래야 조금은 밝고 경쾌한 목소리가 장착된다.
교육자원봉사를 갔던 학교에서 두번 째 수업때 있던 일이다. 학생들에게 "제가 지난 시간에 저를 뭐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었지요?"라고 물었더니 한 학생이 "행사요~"라고 답했다. '봉사'라는 말이 기억나지 않아 튀어나온 답변임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차 안에서 열창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의 공간에서만큼은 아이유였던 셈이다.
같은 내향인인데 그녀는 가수가 되고 나는 그러지 못한 것이 단순히 타고난 능력과 외모가 다르다는 당연한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와 내가 달랐던 것은 도구였다. 안으로 파고드는 에너지를 밖으로 전환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동기, 내 생각과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은 같았지만 무엇을 매개로 할 것인가가 달랐다.
나와 세상을 들여다보고 변화를 이끌기 위한 방법으로 그녀는 음악과 연기를, 나는 토론과 강의를 택했다. 그러니 내 꿈을 실현하는 무대의 크기와 결이 그녀의 것들과 다른 것은 당연하다.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크기의 같은 무대에 오를 필요는 없다. 나는 큰 무대나 온 국민이 보는 스크린 속이 아니라 스무 명 남짓의 학생들이 앉아 있는 교실에 강의하러 간다. 봉사가 아닌 행사를 기대하는 아이들에게 부응하기 위해 무대 뒤에서 목청껏 노래를 불러 흥을 끌어올린다. 아이유가 되겠다는 꿈은 다음 생으로 미루었지만, 좋은 강의를 전하겠다는 나의 꿈은 진행 중이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내향인이라 해도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욕구가 있다. 자신의 영역에서 사부작사부작 활약하고 있을 테다. 오늘도 자신의 무대에 오르기 위해 무대 뒤편에서 최선을 다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있을 이들에게, 다음 생의 아이유가 말해주고 싶다.
"폭싹 속았수다~."('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어)
'내향인으로 살아남기'는 40대 내향인 도시 남녀가 쓰는 사는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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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신과 세상을 주의깊게 관찰하여 삶의 의미와 재미를 발견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늘 봄같은 기운이 세상에 가득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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