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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부러워하는 무용제 KIADA", 8월에 열린답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최영묵 사단법인 '빛소리친구들' 대표

등록 2025.04.19 19:48수정 2025.04.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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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빛소리친구들'이 주최하는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인 'KIADA'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다. 오는 8월에 열리는 KIADA는 10개국에서 50여 명이 참여하는 무용제로 다른 나라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한다.

4월 20일 45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무용 예술 단체 '빛소리친구들'을 이끄는 최영묵 대표와 무용단원의 어머니인 조은숙씨를 만나 '빛소리친구들'과 KIADA에 대한 이야기 들어봤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

"세상에 나를 당당히 드러내고 있어요"

 최영묵 사단법인 ‘빛소리친구들’ 대표
최영묵 사단법인 ‘빛소리친구들’ 대표 이영광

- 장애 무용단인 '빛소리친구들'이란 단체를 이끌고 계시잖아요. 20일이면 45회 장애인의 날인데 맞이하는 소회가 어떠세요?

최영묵 대표(아래 최): "매년 장애인의 날 기념으로 '빛소리친구들'에서 우리 친구들 활동하는 걸 알리는데 올해는 특히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라고 하는 메시지를 만들어서 보내게 됐어요."

- 그 의미가 뭔가요?

최: "나를 세상에 당당하게 드러내는 무용수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만들었는데 무용 자체가 그렇잖아요. 누가 대신 걸어줄 수도 없고 무대에 나가서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상황과 어떤 일이 있어도 자기네들이 만들어 가야 되는데 이런 것들을 감당하기 위해서 연습하고 또 작품에 몰입해서 나중에 어떤 작품으로 만들어 가는 전문 무용수들로 성장했어요.


이 친구들이 예전에만 해도 장애인 날이면 공연 보러 가서 박수 치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이런 날을 통해서 자기네 모습을 드러내고 오히려 청중들에게 갈채 받으면서 무용수로서의 존재감 드러내는 활동을 하거든요. 이번 45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그런 의미 있는 일들을 더 어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 '빛소리친구들'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최: "'빛소리친구들'은 예술의 가능성을 가지고 장애인들의 가치 또 인권 등 모든 부분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 만든 단체입니다. 1996년도에 예술에 대해 전문적으로 하는 교수들을 비롯한 예술인들이 모여서 사회에 봉사하는 단체로 시작했어요. 그런 준비를 하면서 복지관 그리고 또 장애인 시설 등에 다니면서 공연도 했어요. 그리고 2006년도에 사단법인으로 조직하면서 패러다임을 바꾸게 됐습니다."

- 어떻게요?

최: "장애인들을 위해 비장애인 예술가들이 공연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장애인들이 예술의 중심에 서고 사회의 전문가들은 필요한 부분 있으면 돕고 또 관객으로 박수 쳐주는 사회 만들자고 해서 2006년에 법인 설립과 아울러 생각하는 이 모든 패러다임을 바꿔서 장애인 중심의 실질적인 예술 단체로 만들어 왔습니다."

- 1996년이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안 좋을 때 아닌가요?

최: "그때는 장애인에 대한 인권 부분들이 물론 88 올림픽을 지나고 조금 나아지기는 했어요. 그러나 장애인들이 춤을 춘다고 하면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했던 시대였죠. 장애인들이 예술 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호기심들 가지고 있었고 또 이렇게 하는 데 있어서 생각 외로 가르치는 전문가들과 아울러 관객이 보는 생각들도 달라지기 시작했었어요. 그래서 예술이라고 하는 매개를 통해 장애인들이 활동하는 것을 보이면 세상이 바뀌겠다는 생각도 갖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아요.

최: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예전에 장애인들 공연이나 예술을 한다고 했을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그때만 해도 '장애인들이 배고파요.'라고 하면 쌀을 사준다고 하는 단체는 있었어도 장애인들이 예술을 한다고 하는 건 배가 부른 것들이에요. 사회가 용납 안 되는 때였었어요. 그래서 많이 힘들었고요.

공연을 막상 하면 극장 같은 데 이동 시설 같은 게 안 돼 있어서 실무진들과 밤낮 옥신각신하면서 안 좋은 부분도 있었어요. '빛소리친구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사회에 자기네들이 해놔야 될 부분들을 안 해놨단 말이에요.

이런 거에 대해서 얘기 하면 일하는 사람들은 당황스럽죠. 당황스러운 것이 하나둘 쌓이면 감정적인 모습도 나와서 본의 아니게 좋은 공연하고서도 싸우게 되고요. 특히 댄스 플로어 같은 건 소모품인데 휠체어가 지나가고 나면 거기에 소위 말하는 상처 같은 게 난다고 저희에게 댄스 플로어 가져오라고 하는 부분도 많았어요. 그래서 댄스플로어를 사서 다녔어요."

"장애인들에게 금단의 영역 같았던 '무용'"

 2024년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개막식 당시 모습.
2024년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개막식 당시 모습. KIADA 누리집 갈무리

- 다른 예술도 많을 텐데 무용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최: "장애인들에게 무용은 금단의 구역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장애인 운동도 많이 했는데 장애인이 무용을 한다고 하는 걸 못 봤어요. 오히히 장애인들이 춤을 춘다고 하면 사회적으로 비하하는 얘기들 있잖아요. 그 당시에 영화 같은 거 봐도 예쁜 영화배우가 머리에 꽃 꽂고 돌아다니면 이상한 표현들 했잖아요. 그런 정도였었지 무용하는 부분을 못 봤었어요.

그래서 장애인들이 무용이라고 하는 걸 통해 한번 사회에 그들의 활동을 보여야 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프로그램 만들기 시작했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도 해보고 하나씩 사람들에게 우리가 하는 걸 보이면서 자체적으로 무용 평론도 하니, 중간에 점검 나오는 전문가들의 말부터 다르더라고요.

전에는 '어떤가요'하면 '못해요'라는 얘기를 했는데 발달 장애가 아주 심하신 분이 머플러 같은 걸 가지고 춤을 췄더니 평이 달라지는 거예요. 그때 다른 게 아니라 춤추는 판만 만들어주면 평이 달라지겠다는 부분을 그때 경험 하게 돼서 그때부터 무용 부분에 대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 재정적인 어려움은 없나요?

최: "재정적인 부분이야 늘 어려움이 많죠. 우리가 120명 이상의 교육생을 데리고 하고 또 우리가 무용단 한다고 하면 그냥 사람들이 무용단 뽑아놨다고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계속 그들한테 무용 교육과 연습 등을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비용이 많이 들죠.

그래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우리의 최대 소망이 일자리 부분인데요. 요즘 그런 부분이 되다가 안 된 부분이 좀 있어서 어려움이 좀 있어요. 그러니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갈채 받는 사람을 만들려면 거기까지 우리가 해야 하거든요. 그 부분은 지금 만들어 가는 중이고 잘될 것 같습니다."

- 단원 모집은 어떻게 했나요?

최: "맨 처음에 특수학교서부터 장애인 시설에 홍보했었어요. 지역신문 같은 데도 냈더니 반신반의들 하시며 오더라고요. 우리가 전문 장애인 무용 한다고 했더니 중증 친구가 온 거예요. 어느 정도냐 하면 그는 당시 기어가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누워 있는 친구를 무용 시킨다고 왔어요.

어머님이 하시는 얘기가 잘하는 친구들 데려다가 무용시키면 그게 무슨 전문 무용 교육이냐며 장애인 전문 무용 교육이라고 하는 이름을 붙였으니까 이런 이 친구들을 교육을 시켜야 진짜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이제는 전문 무용수들이 돼서 어느 누구든지 그 친구 춤추는 걸 보고 동작과 어떤 부분에 있어서 감정이 더 드러난다고 좋게 평을 해 주는 정도의 수준이 됐어요."

벨기에에서 받은 '충격'

- '빛소리친구들'은 발달장애인이 대부분으로 알거든요. 이유가 있나요?

최: "맨 처음에는 휠체어 장애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했었어요. 휠체어 장애인들을 중심으로 하는데 마침 유럽 갈 일이 한 번 있었어요. 벨기에를 갔는데 다운증후군 친구들을 데리고 20년 동안 무용단으로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거짓말이라고 그랬어요.

왜냐면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은 그 당시만 해도 다운증후군 친구들이 30살 전후로 사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교육할 생각들도 없었는데 벨기에 지역의 무용단을 갔더니 20년 활동을 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눈으로 확인을 시켜주더라고요. 그래서 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휠체어 친구들만 데리고 공연 했는데 이 친구들이 중도 장애를 입은 친구들이잖아요. 몸 움직임이 좀 불편하고 한계가 있어서 그렇지 무용하는 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어요. 다리 움직임이 안 되면 휠체어를 가지고 움직이니 무용하면 되게 멋있어 보여요. 그래서 소위 말하는 우리가 예술 같은 걸 할 때 약간의 과장된 표현이 있잖아요. 이런 표현이 반복되는 중에 그것만이 무용의 다는 아닌 것 같았었어요. 그래서 다시 한번 우리가 생각했던 부분을 바뀌게 됐고 장애인 무용 하면서 누구나 배제함 없이 하자고 했거든요.

저희가 장애인 무용 전문교육 MADE(Mix Abled Dance Education) 할 때는 처음부터 장애 종류를 불문하고 시작했어요. 근데 오히려 발달장애인 친구들은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성실하고 더 열심히 배우고, 뒤돌아 보면 그들의 향상된 실력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모습을 봤었어요. 저희 때문에 지금 사회에 춤추는 장애인 친구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몰라도 장애인 춤 하면 복지관 같은 데서 한 번 즐기는 건데 여기에다 나름대로 본인들이 '전문'을 붙이는 거예요. 저희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MADE는 단원이 오전 9시 반에 출근하면 4시까지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런 철학과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하는 사람끼리 모여서 교육을 하죠. 교육이 많아지니까 발달장애 친구들 공연이 많아졌고 지금 생각 같아서는 지금 무용수를 한 30명 정도 만들어서 이 친구들 일자리와 아울러 우리가 전 세계에 우리의 춤을 알리는 꿈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 MADE를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잖아요. 8년 지났는데 어때요?

조은숙 어머니(이하 오): "아들이 다음 증후군이고요. 처음부터 했어요. 사실 처음 할 때는 다운 증후군 아이들이 나름대로 수준의 경계는 있겠지만 지적장애 친구들은 사회에 나가서 크게 할 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희 아들은 급식 보조했었고 요양보호사 보조했었는데 보조는 보조로 끝나고 어떻게 보면 시간 때우는 일이지 거기서 뭔가 새로운 걸 습득할 수 있는 기회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한 3년 있다가 그때 생각은 직업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평생 살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제가 MADE 공문을 봤거든요. 무용을 그전까지는 하지 않았는데 한 번 시켜보면 어떨까 해서 오디션 보고 시작했어요.

처음엔 무용에 대해 딱히 지식이 없으니까, 일단 가르쳐 주시는 걸 잘 따라가면 좋은 거였죠. 처음에는 주 1회 50분 수업이었는데 몇 개월 지나서 2회 수업으로 가고 또 몇 개월 지나서 3회 수업으로 가면서 수업이 조금씩 늘어났어요. 그러면서 실력이 조금씩 쌓이게 되는 거죠."

- 무용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조: "지금은 제가 '너무 힘드니까 우리 길을 바꿔볼까'라고 해도 '나는 무용을 할 거야'라고 마음이 딱 정해져 있어요. 일단 아들이 무용하기 전후로 제가 바뀐 건 얘가 즐겁게 이걸 할 수 있으면 이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계속 몸을 쓰고 있기 때문에요. 물론 다른 예술도 다 좋아요. 그러나 다운증후군 아이들 같은 경우 청년이 되면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해서 뚱뚱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근데 이건 계속 몸을 쓰고 있으니까 비만 같은 걸 예방할 수 있어서 그거에 대한 만족감이 있었어요.

그다음에 아들은 급식 보조나 아니면 요양보호사 보조 하면서는 그냥 그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로 끝났었거든요. 그런데 무용은 항상 뭔가 새롭단 말이에요. 때문에 새로운 거에 대해 기대하는 게 있어요. 그런 게 달라진 거 같아요."

 오는 8월 열리는 제10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홍보 자료.
오는 8월 열리는 제10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홍보 자료. KIADA 누리집 갈무리

- 2016년 시작한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KIADA가 올해 10회째를 맞이하는 데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최: "벌써 장애인 국제무용제가 10회째 되고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무용제로 됐어요. 무용제 맨 처음에 했을 때 일본 사람들이 부러워하더라고요. 그리고 미국에서 온 팀의 말이 미국은 나라가 너무 크니까 뭘 해도 자기네끼리만 한다는 거예요. 근데 우리나라처럼 아시아 유럽권 다 모아서 하는 건 처음이래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올림픽처럼 이런 국제 행사를 좀 더 멋지게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저희는 거기에 맞춰 저희 일들을 해가고 있는데 어느덧 그런 걸 해 온지 벌써 10회째가 되어가고 있죠. 무용제 자체로서는 장애 비장애 할 것 없이 명실상부한 아주 멋있는 무용제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 이번 무용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최: "8월 12일서부터 일주일 할 거고요. 10개국의 해외 무용수 한 50여 명이 옵니다. 우리나라 팀들도 7팀 이상 참여합니다. 우리가 전 세계에 장애인 무용하는 팀들을 계속 섭외하는데 올해는 인도에서도 참여해요. 때문에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벌써 10회째니까 또 준비된 팀이 있으면 외국에서 먼저 연락이 와요. 그래서 거기에 맞춰 우리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최: "저희가 아이 무용단도 있고 성인 무용단이 있어요. 이 친구들이 10~20년 무용수로 열심히 활동하면 또 같은 공동체 이루면서 우리가 아트빌리지라고 하는 걸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으로 예술인으로 갈채 받는 인생의 모든 것들 만들어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영묵 #빛소리친구들 #발달장애 #장애인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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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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