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순례 4일 차 옛 14연대 주둔지를 향해 나아가는 녹색순례단
녹색연합
도착한 한화여수공장 14연대 주둔지는 여순 10.19항쟁 발발지이다. 제주 4.3 항쟁 진압 명령을 받은 여수 14연대가 제주 주민들을 죽이라는 부당한 명령에 항거 봉기하며 여순항쟁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여수 지역에 <애국 인민에게 호소함>이란 벽보를 붙이고 1) 동족상잔 결사반대 2) 미군 즉시 철퇴 "우리는 제주도 애국 인민은 무차별 학살하기 위해 우리들을 출동시키려는 작전에 조선 사람의 아들로서 조선 동포를 학살하는 것을 거부하고 조선 인민의 복지를 위하여 총궐기 하였다"고 하였다.
14연대는 경찰과 교전 후 순천으로 이동해 진압군과 교전을 벌이게 된다. 14연대가 떠난 후 민간인 학살이 자행되는데, 이승만 정부의 군경 진압 과정 및 '협력자' 색출 과정에서 주민들 다수가 운동장에 수용되고 야산으로 끌려가 살해되었다고 한다. 14연대 주둔지는 현재 한화여수공장 내에 있었다. 처절한 역사적 공간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의 군수품 공장으로 사용되었던 한화여수공장은 일제의 패망으로 빈 막사와 격납고, 굴뚝, 지하 벙커만 남아 있던 것을 미군정이 인수하고 이후 14연대 주둔지로써 이용되게 되었다.
평화롭던 이곳은 강제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일본과 미국에 이어 한국군의 주둔지로 쓰이게 되다가 화약공장이 들어서기까지 민속 현대사의 아픔을 잘 간직하고 있는 비극의 현장이다. 우리는 현재 탐방이 가능한 주둔 당시 무기고로 사용되었던 터널을 들어가 보며, 참담했던 역사적 비극의 현장을 간접적으로나마 기억하게 된다.
이후 우리는 아름다운 여수의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다.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들 무렵 어느새 다음 목적지인 안심산 초입이다. 우리는 순례 대장의 지시에 따라 잠시 쉬며 숨을 고르고 가파른 안심산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모두 지쳐 있을 텐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열심히 안심산 정상에 오른다. 역시 무등산에서 보았던 평화롭던 광주 시내와 같이 여기 안심산에서도 내려다본 여수 시내와 여수 앞 바다는 아무 일 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하산한다. 오름의 성취에 모두 힘든지도 모르고 밝은 얼굴로 다음을 향한다. 안심산 하산길에 위치는 상관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우리의 숙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넓은 농지 사이 곧고 길게 뻗어 있는 농로를 따라 우리 녹색연합은 펄럭이는 깃발 아래 당당한 걸음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게 될 숙소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딘다.

▲녹색순례 4일 차 상관마을에서 숙소로 향하는 길 넓은 농지 내 곧고 길게 뻗어 있는 농로를 따라 순례단이 길을 걷고 있다.
녹색연합
오늘도 우리는 아픔의 기억 한 자락에서 그 길을 걸었다. 앞으로 남은 3일. 우리는 여순항쟁의 아픔을 기억하며 그 길을 걸을 것이다. 멈추지 않는 발걸음 그 찬란한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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