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지난 3월 31일 저녁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윤석열에 대한 헌재의 조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하고 있다.
이정민
반면, 한국 천주교계는 정의의 편에서 반민주주의적인 윤씨의 행태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직후 전국 13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남·녀수도회 장상연합회는 "대통령 탄핵을 조속히 진행시켜 줄 것을 국민의 대표이자 국민의 권력 위임기관인 국회에 요구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암브로시오) 탄핵과 내란죄 처벌을 요구하는 천주교인 7335명과 53개 천주교 단체'는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가톨릭 성경 창세기 제3장 9절 "너 어디 있느냐"를 외치며 국민의힘 소속 천주교 신자 의원들을 호명했다. 윤씨 탄핵에 천주교인 정치인이 앞장서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인사들은 응답하지 않았다.
로마 바티칸의 유흥식 추기경(라자로)의 지난 3월 담화문도 신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한 갈급한 마음을 가지고 헌법재판소에 호소한다"라는 유 추기경은 "되어야 할 일은 빠르게 되도록 하는 일이 정의의 실현이며 양심의 회복이다. 우리 안에, 저 깊숙히 살아있는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를 인용하며 "이와 마찬가지로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 우리 헌법이 말하는 정의의 판결을 해주시라"라고 촉구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역시 시국미사를 열고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을 생각하며 윤석열을 하루빨리 파면시킬 수 있기를"이라고 기도했다. 심지어 한국천주교주교회의조차 "헌재와 재판관에 대한 불신은 사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라고 에둘러 경고하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12.3 내란 사태 이후, 탄핵소추안 표결과 헌법재판소의 심판 전후로 한국 천주교계의 다양한 단위에서 정의의 실현을 부르짖었다. 이번 부활절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당초 부활절이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의 전환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신자들에게 이번 부활절은 단순히 신앙과 영성 면에서 부활의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라, 탄핵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그리스도의 공의가 실현되는 세상으로 한걸음 나아가는 부활절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가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었음을 의미하는 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에게 새로운 생명과 구원의 희망이 주어졌음을 상징하는 날에 아무런 반성도 없는 정치인들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자신의 죄를 참회하지 않고 대축일 성전에 참례하는 건 신앙적으로도 죄이다. 그래서 부활절 전야 미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모욕감을 느낀 신자 중 한 사람으로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셀라·요셉·모세 형제자매님들, 고해성사는 보셨습니까? 윤씨를 옹호하고 불의의 편에 서서 삿된 말로 민심을 어지럽힌 데 대해 참회하셨습니까? 보속은 받고 실행하셨습니까? 그런 최소한의 절차도 지키지 않은 채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사진 한 장, 기사 한 줄 나가기 위해 성전에 더러운 발을 들이밀었습니까?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 가톨릭 성경, 마태복음 제23장 2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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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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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성야 미사 참석한 국힘, 고해성사는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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