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신지구 하식애 앞에서 날아간 수리부엉이. 이로서 이곳 하식애에서도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정수근
함께 동행한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은 "하식애마다 수리부엉이가 다 살고 있네. 정말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녀석들이 저렇게 딱 버티고 있으니, 황강이 이대로 온전히 지켜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강 모래톱에서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
그러나 황강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비단 수리부엉이만은 아니다. 둔치 모래톱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간다. 조금 상류로 이동하니 드디어 모래톱이 나온다. 2미터 이상 높이의 둔치가 끝나는 지점에 낮은 모래톱 그리고 그 위를 맑은 강물이 스치듯 흘러나가는 황강의 모습은 전형적인 우리 모래강의 모습이다. 저 모래강 내성천에서 보아온 익숙한 풍경이 황강에서도 펼쳐진 것이다. 물은 맑고 물소리도 경쾌해 그곳에서도 또 다른 친구를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모래톱에 다다르자 폴짝폴짝 뛰며 날아가는 녀석이 있다. 파리인가, 깔따구인가 생각했더니 계속해서 나타나 자세히 보니 바로 '참길앞잡이'라는 녀석이다. 항상 앞에서 뛰어 날아 저 앞으로 날아가길 반복하니 '길앞잡이'라는 이름이 생긴 친구다. 녀석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새나 도마뱀 등이 이들을 또 잡아먹으면서 성장할 터이다. 이렇게 먹고 먹히며 씨줄과 날줄로 연결돼 있는 것이 생태계고 야생 삶의 과정일 터이다.

▲ 산과 강과 모래톱이 어루어진 전형적인 우리 모래강의 모습이다. 이것이 황강의 원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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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톱을 걸어가면 참길앞잡이가 앞에 나타나 계속해서 폴짝폴짝 앞으로 달아난다. 그 모습이 마치 길을 안내하는 것 같아서 길앞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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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쌍책교 하류로 향한다. 이곳도 상신지구에 속하는 곳으로 대규모 준설이 행해진 곳이다. 둔치가 상당 부분 뜯겨 나갔다. 이곳에도 하식애가 있어 수리부엉이를 찾아볼 요량으로 강 안 깊숙이 들어갔다. 강의 끝단 가장자리에 오자 원래 강의 모습이 나타난다.
강물을 아주 맑고 모래톱도 조금씩 나타난다. 그 모래톱을 따라 걸었다. 전형적인 모래강의 모습이 펼쳐진다. 햇빛에 빛나는 물결과 은빛 모래톱. 그 위에 점점이 박힌 야생의 발자국. 그것은 이곳이 바로 그들의 영토임을 증거해 준다.
저 앞 모래톱에는 장끼 한 마리에 까투리 두 마리 모두 세 마리의 꿩이 모래톱 위에서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지 먹이활동을 위해 '먹이 잡기 삼매경'에 빠졌다. "저 예민한 새가 어떻게 저런 삼매경에 빠져 사람이 다가가는 것도 모를까?" 내심 생각하면 그들 쪽으로 접근하는데 바로 그 순간 우리를 알아보고는 줄행랑을 친다. 역시 꿩은 꿩이다.

▲ 모래톱 위에 박힌 무수한 야생의 발자국. 이곳은 바로 이들의 영토란 사실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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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꿩 세 마리가 평화롭게 모래톱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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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주잠자리 애벌레(개미귀신)가 파놓은 함정인 개미지옥. 이처럼 모래톱에는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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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삵의 배설물. 황강에는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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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모래톱에는 다양한 생명들이 살고 있고, 그 생명들을 잡아먹기 위해서 또다른 생명들이 찾아온다. 물떼새들이 오고, 삵이 오고, 꿩이 온다. 명주잠자리 애벌레는 개미지옥을 쳐놓고 그 함정에 작은 곤충이 빠지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뿐인가. 땃쥐나 멧밭쥐 같은 녀석들도 모래톱 둔치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모래톱과 그 위에 자란 물억새숲에는 마치 아무런 생명도 없다는 듯 마구잡이 준설을 해버린다. 생태 무지의 몰(沒) 생태적 하천정책이 아닐 수 없다. 하천을 관리하는 곳이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바뀌었다면 이런 강의 살아있는 생태 시스템을 돌아보고 찾아보면서 하천관리를 해야 할 터인데, 국토부 시절이나 환경부 시절이나 하천관리 시스템은 판박이로 똑같다. 오직 토건이다(관련 기사 :
황강서 되살아난 '4대강 망령'... 2600억짜리 '황당 삽질').

▲ 홍수 예방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강 둔치를 모조리 밀어버린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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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정신 차려야 한다
"이럴 거면 왜 환경부로 물관리를 일원화했으며, 하천관리를 왜 환경부로 가져왔느냐!" 하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묻지마식 마구잡이 준설은 안 된다!" 바로 위와 같은 이유로 말이다. 모래톱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강의 일부이지만 그 안에는 정말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다.
강은 강물과 모래톱과 하천둔치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영역에 각기 다른 생명들이 터를 잡아 살아가고 있다. 그곳은 그들의 주된 서식처요 그들의 집이다. 그런 그들의 집을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싹 밀어버렸다.
아무리 홍수 예방이라는 치수사업을 벌인다지만, 이런 생명 말살 방식의, 황강 전 구간에서 벌어지는 일률적인 '삽질'은 지양돼야 한다. 꼭 필요한 곳에서 시차를 두고 서서히 진행해야 한다. 그것이 생명을 대하는 태도로 환경부가 견지해야 할 자세다.

▲ 맑을 강물이 흘러가는 황강. 햇볕을 반아 물결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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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희자 집행위원장이 황강 맑은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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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교에서부터 쌍책교로 강가를 걸어서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은빛 모래톱에 햇살이 내리쬔다. 그 위에 점점이 박힌 발자국들이 햇볕을 받아 반짝반짝 빛난다. 발자국들이 환하게 드러난다. 그 모습들이 "이곳은 바로 내 영토요" 하는 것 같다.
"강에 있어 모래는 정말 중요한 요소다. 수질을 정화시키는 탁월한 기능을 한다. 또 물떼새를 비롯하여 수많은 새들과 명주나비에벌레나 참길앞잡이 같은 수많은 곤충들이 살아가는 서식처이다. 또한 강의 둔치는 각종 설치류나 파충류 혹은 수달과 삵 그리고 너구리, 고라니 같은 포유류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강은 바로 그들의 집인 것이다. 우리가 강을 함부로 대해선 안 되는 이유다.
정비사업이 필요하다면 최소한도로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생명의 향연이 펼쳐지는 강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정말 제대로 된 부서라면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일 것이다. 환경부가 제발 정신 차려야 한다."
이날 하루 종일 함께 동행한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의 환경부를 향한 일갈이다.

▲ 강과 모래톱이 어우러진 황강의 전형적인 아름다움
정수근

▲ 산과 강 그리고 모래톱이 어우러진 황강의 전형적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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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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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에서 만난 귀한 생명들 ... "모래톱은 우리 삶의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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