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길가에 등장한 쓰레기 투기감시 이동식 CCTV, 과연 투기범이 잡힐까.
이혁진
사람 키 크기에 두 개의 카메라를 장작한 이동식 CCTV는 기존 CCTV가 놓치는 사각지대 무단투기를 막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주민의 동선과 버리는 쓰레기 내용까지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이동식 CCTV는, 쓰레기 투기와의 전쟁을 상징하는듯 붉은색이다. 쓰레기 무단투기하는 못된 사람이 적발되기를 바라면서도, 한편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서로 감시하는 세상이 왠지 씁쓸했다.
따로 공부해도 늘 변화무쌍한 배출 기준... 파뿌리는 일반쓰레기
나도 쓰레기 배출을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헷갈려 잘못 분리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아내가 바로잡아주기도 하는데 쓰레기 처리는 요령으로 부족해 따로 공부해야 할 정도로 복잡하다.
일례로 재활용은 전용봉투나 투명비닐봉지에 넣어야 하는데 재활용 여부가 판단이 안될 때 종종 종량제봉투에 그냥 담아 버리기도 한다.
종량제봉투에 담기 어려운 쓰레기도 한둘이 아니다. 음식의 딱딱한 껍데기 대부분은 일반쓰레기로 분류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쪽파와 대파 등은 얼핏 생각하기에 음식 쓰레기로 분류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뿌리는 일반쓰레기, 그 이외는 음식쓰레기로 분류된다. 마늘·양파 등의 뿌리나 껍질, 고추씨, 고추 꼭지, 마늘대 등도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기에, 봉투를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게 맞다.

▲ 동네 길가에 쓰레기배출 금지장소 안내판이 경쟁적으로 설치돼있다. 투기를 막는 조치지만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이혁진
또한 깨진 유리와 화분, 폐페인트통, 고무합성제품과 재활용할 수 없는 병이나 캔 등은 '특수규격 봉투'를 사용하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행정편의적인 안내에 가깝다고 본다.
배출기준도 자주 바뀌어 혼란스럽다. 예를 들면 투명페트병을 배출하는 경우에도 투명생수병과 투명음료수병은 투명페트병에, 무색페트병과 유색페트병은 일반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라는 게 환경부 기준이다.
이걸 제대로 알고 있고, 해서 매번 지키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나같이 살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도 매번 이를 지키기가 쉽지는 않다.

▲ 주택가에 버려진 쓰레기 봉투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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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구는 종량제봉투 미사용 무단투기는 10만 원, 음식물, 일반쓰레기 혼합배출은 10만 원을 1차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편 구는 종량제봉투 속 마구 버려지는 재활용품과 음식물만 분리 배출해도 쓰레기양의 20%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쓰레기 처리 행정력만큼 소모적이고 민원이 많은 것도 없을 것 같다. 쓰레기를 잘 버리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노양심' 주민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쓰레기 감시 CCTV는 아무렇게나 대충 버리는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CCTV를 설치했다고 해서 '무단투기 범인들'이 과연 잡힐지 의문이다.
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속적인 계도와 홍보도 필요하고, 복잡한 쓰레기 배출 기준을 명확하고 간명하게 정리할 필요도 있다. 적어도 동네에 쓰레기로 양심을 파는 주민들은 적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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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골목길, 쓰레기봉투 풀어헤치던 두 남자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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