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 뒤인 6월 16일에는 지면 기사도 나왔다. "도지사님, 안 들리나요?"라는 제목의 칼럼은 생방송 화면 속 이재명 당선인이 카메라가 안 잡히는 공간에서 '언론(PRESS)'라고 적힌 마이크를 부숴버리는 일러스트와 함께 실렸다.
<조선일보>
한편 <조선일보>는 권 원내대표의 언론인 폭행 사건에 침묵하고 있다. 지난 23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연일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온라인 보도에서 김 최고위원이 권 원내대표를 향해 폭행 사건에 사과를 요구한 것을 짤막하게 보도한 것을 제외하면 지면에서도, 온라인에서도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당선 소감 인터뷰 중 태도 논란이 일자 곧바로 보도한 것과는 대조된다. 지난 2018년 6월 14일, <조선일보>는 "이재명, 스캔들 질문하자 인터뷰 중단에 비아냥… '태도 논란'"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재명 당선인이 인터뷰 중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며 "언론사에서 선거 막판에 제기된 여배우 스캔들에 관련한 질문을 하자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진행자에게 "관심사는 오로지 그거인 것 같다"며 비아냥대는 듯 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틀 뒤인 6월 16일에는 지면 기사도 나왔다. "도지사님, 안 들리나요?"라는 제목의 칼럼은 생방송 화면 속 이재명 당선인이 카메라가 안 잡히는 공간에서 '언론(PRESS)'라고 적힌 마이크를 부숴버리는 일러스트와 함께 실렸다.
해당 칼럼은 "지상파나 종편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현장에 있던 한 인터넷 뉴스 동영상에는 그의 '신경질'이 고스란히 잡혔다"면서 "국민의 도구가 되겠다더니 '예의가 없다'며 되레 호통치는 이 남자. 당선과 상관없이 '옐로카드'"라며 이재명 당선인을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이중잣대, 본인들은 불편한 질문 안 하기 때문인가
정치인으로서 언짢은 질문이 나온다고 해서 인터뷰 자체를 중단하는 건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이재명 전 대도 당시 논란에 대해 "저도 시간이 지나니까 제가 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했었다. 6년 전 <조선일보>의 비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 까닭이다.
그런데 왜 그러한 비판의 화살이 이번에는 날아가지 않는가? 기자가 정치인으로부터 손목을 잡혀 쫓겨나고, '언론이 아닌 찌라시'라는 모욕을 대놓고 받았는데도 <조선일보>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 전 대표의 사례에 비하면 훨씬 더 중한 '태도 논란'이자 '옐로카드'를 넘어선 '레드카드'감 아닌가.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이처럼 언론 자유에 대한 <조선일보>의 관점은 지극히 편향돼 있다. 기자의 질문은 언론의 본질이다. 불편하든, 따갑든, 오해받든, 기자는 묻는다. 그저 질문을 건넸을 뿐인 기자가 정치인의 손에 끌려나갈 때조차 <조선일보>는 펜을 놓았다. 자신들은 그렇게 불편한 질문을 하는 존재들이 아니기에, 그래서 손목에 잡혀 끌려갈 일이 없기에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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