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 기후대응댐에 대한 대책으로 '4대강 권역별 찾아가는 토론회'가 열렸다.
정수근
환경부가 지난해 9월 '기후대응댐'이란 이름의 신규 댐 계획을 발표하자 해당 지역 사회의 반발이 심했다. 양구군 같은 곳은 지자체가 나서서 반대하기도 했다. 지역 사회의 반발이 심하자 환경부는 다시 주민 반발이 심한 5곳을 제외하고 9곳으로 축소해서 "주민 반대가 있는 곳은 댐 건설을 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9곳에서도 주민 반대가 없는 게 아니었다. 찬반 의견이 있는데 찬성쪽을 들어 환경부가 여전히 사업을 강행할 뜻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 기후대응댐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이처럼 환경부가 '기후대응'이라는 명분으로 발표한 댐 계획은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 정치권과 학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댐건설 예정 지역의 주민 항의 또한 계속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오랜 물정책 혁신 과정을 거치면서 댐건설 장기 계획이 폐지되고 댐 관련 정부 정책이 새로운 전환을 시작하는 듯했으나 갑작스럽게 '기후대응댐'이 발표되었다"며 "이번 댐건설 계획은 새로운 제안이 아니라 그동안 타당성이 부족해 포기되거나 폐기된 사업들을 '기후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재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정책을 바로 세우고 잘못된 물정책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별 댐 후보지별 철저한 평가와 검증이 필요하다"라며 "동시에 왜 이러한 사업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 그 구조적, 정책적 배경에 대한 성찰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환경부의 댐건설 계획을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연구진, 시민단체,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4대강 권역별 찾아가는 토론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가례천댐반대대책위원회, 감천댐반대대책위원회,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물개혁포럼,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하고, 기후대응물정책연구단이 주관했다.
지난 4월 9일 1차로 금강 권역에서의 토론회에 이어 지난 23일 낙동강 권역의 김천에서 2차 토론회가 열렸다. 김천은 시가지를 관통하는 감천이란 하천 상류에 감천댐이 예정되어 있는데, 감천댐은 환경부가 추진하겠다는 9곳 댐 후보지 중 하나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동진 소장이 낙동강유역 수자원관리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정수근
김천녹색미래과학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동진 소장과 대한하천학회 박창근 회장(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발제와 총 네 사람의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동진 소장이 "낙동강유역 수자원관리계획에 대한 검토와 평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우선 전 세계적으로 일상이 된 기후재난의 실상을 보여주면서 기후위기와 물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물관리와 기후적응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우리나라는 크게는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유역물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유역물관리종합계획에는 하천유역수자원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 안에 기후대응댐이 포함되었다. 지금의 환경부 물관리 정책 기조는 댐 건설 같은 것으로 대규모 홍수 방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주된 방안이다.
중앙정부 주도의 물관리 정책으로, 이번에 기후대응댐 14곳을 발표해 기후위기를 대비한 물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환경부의 댐건설 계획은 정당한가 살펴봐야 한다. 그 전에 기후재난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것에서부터 통합물관리의 최선의 방안은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도출되는 방안이 최선의 방안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신규댐에 대한 과학적 근거 없고, 댐 정책의 일관성도 없어
두 번째 발제에 나선 대한하천학회 박창근 회장은 "환경부가 계획한 신규댐의 타당성 평가"를 감천댐과 가례천댐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 대한하천학회 박창근 회장이 환경부의 신규댐에 대한 타당성 평가 발표를 하고 있다
정수근
우선 그는 "환경부가 계획한 신규댐의 타당성 평가에는 과학적 데이터가 없다"고 비판하면서 기후대응댐이란 신규댐 건설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댐 건설의 근거 중 하나인 물 부족 문제도 사실과 다르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수자원법에 따른 하천유역수자원관리 계획인데 여기에 댐 계획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낙동강권역 하천유역수자원 계획을 보면 연도별 용수 이용량이 이게 공업용수도 떨어지고 농업용수도 떨어지고 있다. 생활용수는 그대로 가고 있다.
그러니까 물 부족이 없다는 얘기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이 물 관련 제일 상위 계획이다. 2021년도에 만들어졌는데 장래 생공용수 물 부족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낙동강물이 말라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 어르신들 어렸을 때인 안동댐 만들기 전에도 안 말랐다. 그러니까 다시 얘기해서 먹는 물은 계속 흐르고 있어 부족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곳 감천에 왜 댐이 필요하나?"
토론에 나선 이들의 주장 또한 날카로웠다.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알고 있는 활동가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창녕환경운연합 곽상수 대표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지자체장들이 댐 건설 지역 여론을 호도한다. 업자들과의 이해관계가 아닌가 싶다. 주민들이 자기 의사를 분명히 밝힐 수 있는 사회가 지역을 발전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 환경부 기후대응댐 극복을 위한 토론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정수근
이어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광현 사무처장도 댐 사업을 주도해 온 지자체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댐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해야 한다. 피해자의 시각으로 댐을 바라봐야 한다. 댐으로 인한 지역공동체의 파괴가 심각하다"며 "영양댐도 갈등 심했다. 지자체가 갈등의 주체였다. 지자체가 댐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댐 정책도 급변해왔다"며 "정책의 일관성 없음"을 개탄했다. 그래서 그는 "정부를 믿을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런데 "시군이 주도하는 댐도 있다. 지자체가 댐의 시행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라며 봉화댐 사례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댐을 지자체에 맡기는 것 안 된다. 마음대로 한다"면서 지자체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사)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 최인화 연구기획실장은 도시가 물 수요를 스스로 해결하면 댐이 필요 없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댐에 대한 불신이 많다. 댐이 홍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평상시에는 댐을 열어놓고 홍수기에는 닫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평소에 물을 가두어서 하류 강이 메마르게 한다. 그렇게 해서 댐이 홍수 피해를 더 야기했다. 홍수기에 물을 방류하면서 하류에 더 큰 피해를 끼친다.
그리고 도시의 물 수요를 위해 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의 물 문제는 도시에서 해결해야 한다. 도시는 불투성이 높다. 하천을 직강화해서 물을 밖으로 빼내는 방식으로 계획되었다. 도시 표면을 바꿔야 한다. 물을 어떻게 저장하느냐 고민해야 한다. 지하 공간에 물을 채우는 빗물 저류 시설 같은 것을 만들어 빗물을 비축해서 쓰는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천변 저류 시설 같은 것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상류에 댐이 필요 없게 된다."

▲ 기후대응댐 극복을 위한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정수근
감천댐반대대책위원회 이상준 사무국장은 "댐 피해는 결국 지역공동체 소멸로 귀결된다"며 그래서 "공학적인 계산에 의해서 이 댐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는데 그런 자료는 없었다"며 도대체 "댐을 왜 하는지에 대한 답이 없다"라고 개탄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을 통해 낙동강네트워크 강호열 대표는 이날 토론회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물관리 정책을 빨리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환경 파괴와 토건산업적 환경 정책은 전면 폐기해야 한다. 댐 반대 지역대책위는 선심성 정치를 행하는 지자체장들의 지역 정책들에 강력히 문제 제기를 하고, 지역주민들을 위한 여론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신규 댐을 막을 수 있다."

▲ 종합토론까지 마친 이날 토론회 참가들이 모두 환경부 기후대응댐을 극복하고 지역사회를 지켜내자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정수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