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2월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김희연 당시 LG디스플레이 CSO(오른쪽부터), 김성일 동진쎄미켐 사장,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 신희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장이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저자는 이런 일이 하루아침에 가능하다고 하지 않는다. 공감 지능을 쓰면 쓸수록 강해지는 근육에 견줘 설명한다. "꾸준한 관찰과 실천, 그리고 시행착오와 복기를 통해 형성되는 근육과 같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책 곳곳에 작은 실천을 위한 다양한 제언을 담았다. 각 장마다 '부록' 형태로 단계별 실천방법이나 체크리스트 등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공감 지능의 필요 또는 '공감 지능 시대'라는 당위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해 일종의 '실천적 안내서' 역할을 겸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가 그렇게 한 이유는 독자들에게 던지는 다음 질문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혹시 자신이 흑수저라고 신세 한탄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백(빽)이나 스폰서는 나와 상관없는 단어라는 생각이 드는가?"
이는 책에서 밝혔듯 저자 스스로 과거에 마주했던 질문이기도 하다. "첫사랑의 아픔을 피해 대학교 4학년 2학기에 도망치듯 들어선 외국계 은행"에서 9년차가 된 어느 날이었다고 한다.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을 기대하고 맞이했던 점심 시간, 뜻밖에도 저자는 직장 상사로 인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던 순간"을 맞이한다.
"당신은 왜 이렇게 욕심이 많아?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었다는 거 몰라요? 여자는 남자를 못 이겨요. 더군다나 MBA 출신도 아니잖아. 커리어에 욕심 내지 말아요."
이 일은 저자로 하여금 '정석적인 직장인의 길'에서 이탈하는 '세미 콜론'이 됐다. 그의 눈은 "학벌이나 성별과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만 보는 곳"으로 향했고, 그의 몸은 30대 나이에 문과 출신이라는 일종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IT 애널리스트 업계로 옮겨갔다. 충격적이었던 직장 상사의 그 말, 다음의 인과관계가 완전히 바뀐 셈이다. 저자의 '역발상'적인 선택으로 인해 말이다. 저자는 "인생 최악의 순간"이 "인생 최고로 잘한 결정의 계기"가 됐다고 돌아본다.
"아는 척은 바보가 되는 지름길"

▲ 김희연 전 LG디스플레이 전무
LG디스플레이
따라서 이 책은 통상적인 자기계발서와는 그 궤를 달리한다. "시멘트 천장 시대"에 저자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또한 그로 인해 유리 천장을 어떻게 뚫었는지에 대한 삶의 이야기가 '공감 지능 시대'라는 주장의 핵심 근거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삶은 어쩌면 '세미 콜론'의 연속이다. 그 다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삶의 인과 관계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 책에 담겨 있는 통찰이다.
이런 통찰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른바 AI 시대라는 거대한 '세미 콜론'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우리는 모르는 것 투성이인 시대를 살고 있다", "변화의 속도는 너무 빠르고 알고 있는 지식이 빠르게 낡은 것이 되고 있다". 그래서 왜, "모르는 것을 대하는 태도가 경쟁력"인지, 저자의 주장을 끝으로 덧붙인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해지는 것은 더 많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다. 모른다는 인정이 새로운 시각을 열고, 더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모름을 인정하는 데서 진정한 공감이 시작된다. 아는 척은 바보가 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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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만년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킨 결정적 질문, 이렇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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