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줄 알았는데 광고였어?

디지털 미디어 속 헤매는 나의 하루

등록 2025.04.25 17:35수정 2025.04.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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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이 먼저 움직인다. 스마트폰을 더듬어 알람을 끄고, 습관적으로 포털을 확인한다. 스크롤, 스크롤, 스크롤. 속보, 뉴스, 연예인 근황 그리고... 어? 이건 뭐지?

"충격! OO 연예인의 비밀병력" 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에 호기심이 발동해 클릭했다. 기사인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어느새 건강기능식품 광고 페이지로 연결됐다. 아침부터 속은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 보니, 이런 경험이 하루에 한두 번이 아니다.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쉽게 낚이는 사람이 되었을까?

지난주, 엄마가 카톡으로 보내온 링크가 있었다. "코로나 예방에 좋은 음식 베스트 7" 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별생각 없이 '좋아요'를 누르고 몇몇 친구들에게도 공유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정보는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가짜뉴스였다.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니, 그냥 좋은 마음으로 공유한 건데 뭐가 문제야?"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그 가짜정보의 확산에 일조한 셈이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공범이 된 것이다. 이게 바로 '선의의 무지'가 가져오는 결과 아닐까?

연합뉴스=OGQ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것을 넘어, 미디어 속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보자. 우리 중 몇이나 정말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나는 분명 아니었다.


얼마 전 한 경제지에서 "여성 CEO의 성공 비결" 이라는 기사를 봤다. 오랜만에 영감을 주는 좋은 기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남성 CEO의 기사에는 '남성 CEO'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을까?

이런 표현들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미묘한 편견이 숨어있다. 'CEO = 남성'이라는 무의식적 가정 말이다. 마치 여성 CEO는 예외적 존재이며, 그래서 특별히 언급할 가치가 있다는 듯이.


예전에는 이런 표현들을 그냥 넘겼을 것이다.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자"고 자신을 타일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게 본다. 언어가 현실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눈치채기 시작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나의 유튜브 추천 목록은 마치 나를 몰래 감시하던 스토커의 비밀 다이어리 같다. 어제 고양이 영상을 하나 봤을 뿐인데, 오늘의 피드는 고양이 천국이 되어 있다. 심지어 네이버에서 고양이 사료를 검색했더니, 인스타그램에는 펫샵 광고가 가득하다. 처음엔 이런 '맞춤형' 추천이 편리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만 보여주니 시간도 절약되고 좋지 않은가? 그런데 점점 이 '편리함'이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치 투명한 거품 속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알고리즘은 내가 이미 좋아하는 것, 이미 동의하는 관점만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점점 더 편협한 세계관에 갇힐 위험이 있다. 이것이 바로 '필터 버블'이라는 현상이다. 마치 SNS가 나를 위해 맞춤 제작한 에코 챔버(메아리 방)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세상일까?"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내 생각과 다른 관점, 낯설고 불편한 의견들을 마주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성장은 편안함이 아닌 불편함 속에서 이루어지니까 말이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한다. 뉴스를 하루만 안 봐도 뒤처진 기분이 든다. 가끔은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혹시 나만 모르는 세상이 따로 있나?"

그런데 새삼 깨닫는다. 사실 언제나 '내가 모르는 세상'은 존재해왔다. 내가 보는 세상은 미디어라는 창을 통해 걸러진 세상, 편집된 세상이다. 그리고 그 창은 결코 투명하지 않다. 누군가의 의도와 관점, 이해관계가 반영된 창이다.

SNS의 등장으로 이제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좋은 소식이자 걱정되는 소식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혼란스러움도 커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문맹은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읽지 못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정보를 찾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 많은 것을 알지만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오늘도 나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수없이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엄친다. 때로는 익사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수영하려 한다. 좀 더 천천히, 좀 더 신중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주체적으로.

"이 정보는 누가, 왜 만든 걸까?"
"이 기사에서 빠진 부분은 없을까?"
"왜 하필 이 단어를 선택했을까?"

이런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하면, 세상은 갑자기 더 복잡해지지만 동시에 더 선명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점점 더 주체적인 미디어 소비자가 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어쩌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생존 기술일지도 모른다. 마치 바다에서 수영하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정보의 대양에서 익사하지 않고 헤엄치는 방법을 배우는 것. 오늘도 나는 그 수영 연습을 계속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과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다르다. 회의주의와 냉소주의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아가는 법. 그것이 바로 내가 배워야 할 진정한 미디어 리터러시가 아닐까?

디지털 시대의 파도는 계속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헤엄치는 법을 배우는 것. 오늘도 나는 그 수영 연습을 계속한다. 때로는 물을 먹고, 때로는 허우적대면서도.
#미디어리터러시 #필터버블 #가짜뉴스 #비판적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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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행복과 사회 성장을 잇는 다리"를 지향하는 필자는 개인-조직-사회가 하나로 연결된 여정을 탐구한다. DEIB(다양성·형평성·포용성·소속감)의 한국적 재해석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모색한다. 긍정심리학과 HRD의 학문적 배경으로 셀프리더십, 여성리더십, 포용적 리더십, 세대 간 소통 등 실용적 콘텐츠를 통해 행복과 성장의 균형점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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