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총, 파면투쟁에서 새로운 길 열었다"

4월 26일 , 마석모란공원에서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씨 29주기 추모식

등록 2025.04.27 14:28수정 2025.04.27 14:28
0
원고료로 응원
유구영 29주기 추모식이 마석모란공원에서 4월 26일 오전 11시, 추모객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유구영 29주기 추모식이 마석모란공원에서 4월 26일 오전 11시, 추모객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강승혁

26일 오전 11시,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9주기 추모식'이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렸다. 맑고 파란 하늘 아래 진행된 추모식은 고 유구영 추모사업회 회장인 권영길 전 의원, 김창희 전 위원장(생보노조), 고인의 생전 동지와 친구, 유족 등 20여 명이 참가해 고인을 기렸다.

이날 추모식은 배기남 전 부본부장(민주노총 서울본부)의 사회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권영길 전 의원과 신철영·원철 선생, 황푸하 목사(새민족교회)의 추모사, 유족 인사 순으로 진행되어 마무리됐다.

권영길 전 의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권영길 전 의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강승혁

권영길 전 의원은 추모사에서 "유구영 동지는 자신의 인생의 꿈이라던 민주노총이 건설되자마자 이 세상을 떠났다"라면서 "자신 말대로 유구영은 길지 않은 인생을 민주노조 건설, 민주노총 건설에 오로지 다 바쳤다. 열정, 헌신, 희생의 화신이었다. 민주노총 건설에 그야말로 생명을 다 바쳐서 민주노총 건설은 이루었지만, 그 민주노총을 다시 올바르게 세우기 위한 길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권 전 의원은 "민주노총은 누가 뭐래도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중심체가 되었다"며 "올해 윤석열 퇴진 투쟁, 탄핵 파면 투쟁에서 민주노총은 길을 열었고, 사회대개혁 투쟁 마당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사회 원로라고 일컬어지는 분들 한 10여 명이 모여서 윤석열 파면 이후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간략한 모임을 가진 바가 있다. 그 자리에서 백낙청 선생께서는 이번 윤석열 파면 투쟁에서 윤석열이 파면되었다는 큰 뜻을 갖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똑같은 큰 의미로 '민주노총이 국민들로부터 칭송받고 박수받고 우뚝 섰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한국 사회의 중심체로서 확고한 지위를 갖췄다는 그런 이야기"라며 "우리 잘 아는 바대로 백낙청 선생은 분단 체제를 정립하는 이론을 마련했고, 87년 체제를 정립하는 이론을 마련한 분이다. 그분이 민주노총의 역사적 성과를 기리고 칭송을 해 주셨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우리가 흔히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노동자가 신명 나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쳐왔고 지금도 외치고 있다. 그것을 유구영 동지는 하나로 묶어서 노동자 정치 사업이라고 했다"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 민주노총을 건설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루는 민주노총을 통해서 이 땅의 노동자들이 정말 신명나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큰 꿈, 아름다운 꿈을 간직하고 펼치려고 했는데 그 꿈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굳건히 잘 걸어갈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조합원들이 오늘날 민주노총이 어떻게 되어있냐 하는 정말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민주노총은 아까 백낙청 선생 말씀대로 큰 힘을 받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문제를 갖고 있다"며 "딱 하나다. 정파 갈등으로 민주노총답게 더 활기차게 더 하나 된 길을 못 걷고 있다.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유구영 동지가 그렇게 갈망하던 민주노총이 중심이 된 노동자정당 건설 민주노동당을 만들었지만, 그 민주노동당이 끝내 분당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권 전 의원은 "오늘 유구영 동지 29주년을 맞으면서 저는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으로서 우리 유구영 동지의 삶을 한번 되짚어보자. 성찰해 보자"면서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 민주노총 건설이 자기 인생의 꿈이라고 한 유구영이 있었다. 그 유구영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루고자 했다. 그 유구영이 이런 민주노총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 삶을 되짚어보면서 올바르고 참다운 민주노총 길을 걸어갔으면 한다. 그것이 오늘 유구영 29주년을 맞는 의미"라고 추모했다.

추모사하는 신철영 4월 26일 오전 11시, 유구영 29주기 추모식이 마석모란공원에서 추모객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은 신철영 선생이 추모사를 하는 모습이다.
▲추모사하는 신철영 4월 26일 오전 11시, 유구영 29주기 추모식이 마석모란공원에서 추모객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은 신철영 선생이 추모사를 하는 모습이다. 강승혁

고 유구영 동지와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신철영 선생(아이쿱생협 창립 멤버)은 "벌써 29년이 됐다. 내년이면 30년인데 진짜 빠르게 지난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떻든 윤석열이 파면이 돼서 우리가 조금은 후련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며 "이번에 (박근혜부터) 두 번째 탄핵 이후 파면이니까 이후에는 좀 더 우리가 열심히 힘을 내서 새로운 정치 세력들이 더 굳건하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유구영도 저 하늘에서 이렇게 내려다보면서 흐뭇하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손을 모았다.


이근복복 목사 가 유구영 29주기 추모식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이다.
▲이근복복 목사 가 유구영 29주기 추모식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이다. 강승혁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이근복 목사는 "고인은 영등포산업선교회의 탁월한 실무자였고 많은 노동자에게 사랑받으며 여러 지도를 많이 했던 실무자"라면서 "정권이 바뀌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회가 바뀌느냐가 관건인데 그런 점에서 유구영 선생 같은 지도자들이 있으면 훨씬 더 중심을 잡고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서 길을 열 것인데, 어쨌든 남아 있는 우리가 이 사회를 전면적으로 변혁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구영의 생전 동지 인 원철 선생이 고 유구영을 추모하고 있다.
▲유구영의 생전 동지 인 원철 선생이 고 유구영을 추모하고 있다. 강승혁

유구영과 산업선교회에서 같이 활동했던 원철 선생은 "(유구영 동지와) 함께 삼 년 정도 생활했었는데, 언제나 늘 스승 같은 친구였다. 단단하고 흔들림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참 놀라운 활동가였다"면서 "늘 그려지고 그리운 친구"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를 추모하고 하늘에서 우리를 볼 때 부끄럽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새민족교회 황푸하 목사가 고인을 회상하며 추모하고 있다.
▲새민족교회 황푸하 목사가 고인을 회상하며 추모하고 있다. 강승혁

황푸하 목사(새민족교회)는 "계엄 때부터 여의도, 광화문, 남태령까지 계속 예배와 행진을 따라다니느라 1년의 에너지를 다 당겨쓴 것 같은 한 해"였다며 교회 목회와 별개로 민중가요를 만들고 알리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서 "저희 교회가 특별히 고공 농성 중인 세종호텔과 계속 연대 투쟁하고 있다. 유구영 열사가 보실 때 부끄럽지 않도록, 또 우리 하나님 보실 때 기쁠 수 있도록 하는 교회로 계속 만들어서 노동자들 곁에서 함께하는 교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유구영의 아버지  유병일 선생이 추모객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유구영의 아버지 유병일 선생이 추모객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강승혁

고 유구영 동지의 아버지 유병일 선생은 "뵙게되어 반갑다"면서 "건강 관리 잘 하시고 하시는 일 뜻대로 소원 이루시라고 축원한다"고 인사했다.

고 유구영 동지는 1957년 11월 2일 충북 오창에서 태어났으며 1981년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과 동시에 노동운동에 투신하였다. 1982년 보성금속, KC전기에 근무하면서 노동자들의 현장 조직화를 위해 힘썼고 현장 생활의 와중에서도 청주직업훈련원 전기과를 야간으로 이수했다. 영등포 산업선교회 교육간사, 영등포 기계공단노조 사무국장, 대한중전기 분회장을 거치는 동안 동지는 민주노조운동을 일궈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였다.

고 유구영 열사는 1993년 간경화가 확인되었고 1995년 간암 중기로 판정을 받은 유구영 동지는 민주노총의 정책기획국 부국장으로 활동하며 꿈에도 염원하는 민주노총 건설이 실현되고, 자신의 땀이 밴 그 조직이 이제 막 새롭게 활동을 펼치려던 1996년 5월 2일, 민주노총 권영길 위원장을 비롯한 동지들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벽 2시 25분경, 서른아홉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유구영 29주기 추모식이 마석모란공원에서 4월 26일 오전 11시, 추모객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유구영 29주기 추모식이 마석모란공원에서 4월 26일 오전 11시, 추모객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강승혁

배기남 전 부본부장(민주노총 서울본부)이 유구영 29주기 추모제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배기남 전 부본부장(민주노총 서울본부)이 유구영 29주기 추모제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강승혁
유구영 29주기 추모제 가 마석모란공원에서 4월 26일 오전 11시에 진행됐다. 사진은 추모객들이 권영길 전 의원의 추모사를 경청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구영 29주기 추모제 가 마석모란공원에서 4월 26일 오전 11시에 진행됐다. 사진은 추모객들이 권영길 전 의원의 추모사를 경청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승혁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
#유구영 #유구영29주기 #권영길 #민주노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NGO 활동가, 노동·통일 등 사회·정치 이슈를 다룬 기사를 집필한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선수촌 없이 컨테이너까지 동원... 우려 쏟아진 아시안게임 선수촌 없이 컨테이너까지 동원... 우려 쏟아진 아시안게임
  2. 2 넉 달 만에 '서울 4년치 전기'가 생겨났다 넉 달 만에 '서울 4년치 전기'가 생겨났다
  3. 3 아이 낳고 떠난 아빠, 지금 한국서 벌어지는 'K-코피노' 아이 낳고 떠난 아빠, 지금 한국서 벌어지는 'K-코피노'
  4. 4 [단독] 대북송금 검찰 압수수색 9일 전,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 [단독] 대북송금 검찰 압수수색 9일 전,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
  5. 5 이진숙 국회 안 집회, 5.18 폄훼에 이 대통령 영정까지 등장 이진숙 국회 안 집회, 5.18 폄훼에 이 대통령 영정까지 등장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