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곡산 산허리를 잘라 도로를 건설하려고 하는 대구 달성군. 그러나 이곳에서 상당한 유적과 유물이 나왔다.
정수근
오는 29일(화) '두물머리 죽곡산 토론회'가 열린다. 큰 두 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메소포타미아)는 전 세계적으로 문명의 발상지로서 인류 문명의 시원을 밝혀주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만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는 인류 시원이 된 것처럼 죽곡산은 두 개의 큰 국가하천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두물머리)에 우뚝 솟은 산으로 선사시대(구석기, 신석기, 청동기)로부터 역사시대(신라,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 선조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 왔다.
대구 달성군이 지난해 실시한 죽곡산 시굴조사와 정밀 발굴조사 결과 이곳에서 발굴된 시대를 달리하는 다양한 유적과 유물들이 그 증거다. 이곳 문화재 정밀조사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번에 발견된 유구로는 통일신라시대 석실묘 1기, 고려시대 석곽묘 1기, 조선시대 토광묘 2기, 암각석 2기(시대미상) 등이 있다. 집터나 배수로 등 거주 흔적도 나왔다. 또한 유구가 발견된 곳 인근에서 유개고배, 유개대부완, 청자발 등 다양한 유물도 함께 출토됐다.

▲ 도로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암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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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곡산 능선에서 발견된 윷판형 암각화. 선사인들이 기우제 제의용으로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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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곡산 능선에서 발견된 성혈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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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도로공사가 예정된 구간에서만 했다. 죽곡산 일대를 정밀 전수조사한다면 우리 선조들의 생생한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나타날 중요한 입지라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런데 대구 달성군은 이렇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죽곡산의 산허리를 끊어서 500여 미터에 달하는 도로를 만들려고 한다. 대구 시민사회는 이번 문화재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시민대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지만 달성군은 거부했다.
그러자 문화재와 생태 전문가들이 나서서 "과연 이곳이 도로를 건설해야 할 곳인지 귀중한 역사 유적으로 보전해야 할 곳인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두물머리 죽곡산의 가치를 밝힐 '죽곡산 토론회'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인 생태학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달구벌 르네상스의 원점, 죽곡산 관통도로 건설의 득과 실"이란 제목으로 선사시대 이래로 이곳 죽곡산 두물머리의 생생한 역사를 정리해 발제한다.

▲ 생태학자 김종원 전 교수가 자신이 직접 발견한 유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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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가유산청 문화재위원을 역임한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달성군의 부실한 정밀 발굴조사와 지질조사 결과를 비판하고, 발견된 죽곡산의 여러 유적과 유물만으로도 이곳을 도로가 아닌 '역사공원'으로 조성해 보전해야 하는 이유를 밝힌다.
전 울산대 교수를 역임한, 암각화 전문가 이하우 한국선사미술연구소장은 "암각화 관점에서 바라보는 달성 죽곡리 유적"이라는 주제로 죽곡산에 즐비한 암각화의 존재와 그 발견의 놀라운 의미를 밝혀낸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달성군의 도로사업 변천 과정을 짚으면서 석연치 않은 공사비 증액 문제를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인 필자는 죽곡산 두물머리 일대 환경파괴의 역사를 정리해 밝히면서 두물머리 죽곡산에 더 이상의 개발이 불가함을 밝힐 것이다.

▲ 죽곡산에 도로공사를 재개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지난 4월 16일 죽곡산 초입에서 대구시민사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도로공사 재개하는 달성군을 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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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곡산은 도로 건설 대신 역사공원으로 조성돼야
"더 이상의 '삽질'이 아닌 복원과 보전을 통한 달구벌 문명의 발상지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조망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하는 대구환경운동연합 박호석 대표의 말이다.
29일(화) 오전 11시 대구환경운동연합(생명평화나눔의집) 강연장에서 열리는 '두물머리 죽곡산 토론회'에 대구와 대구시민을 비롯한 전국이 주목해야 할 이유다.

▲ 지난 4월 16일 죽곡산 도로공사 재개하는 달성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김종원 전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발굴된 문화재는 현지 보존을 원칙으로 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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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토론회에 앞서 죽곡산 인근 주민이기도 한 생태학자 김종원 전 교수는 발굴된 유물을 옮겨 보관하는 조건으로 도로 건설 재개를 허락한 국가유산청을 상대로 지난 4월 17일 이 도로공사 재개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죽곡산 관통도로 건설 예정 부지 일대의 고대 선사유적 발굴과 이전에 관한 올바른 시행을 요구한다" 제하의 탄원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첫째, 달성군의 죽곡산 관통도로 건설은 고대 유적에 대한 충분한 조사분석과 해석을 바탕으로 그 시행의 방향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에 대한 국가유산청의 상식적이고 정당한 협의를 요구한다.
둘째, 국가유산청 주도의 죽곡산에 대한 전면적 고대 유적 발굴사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셋째, 도로공사 구간에서 발견된 성혈 바위와 같은 고대 유적의 현지 보전을 국가유산청은 준칙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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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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