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영 웅산초등학교 보건교사.
<무한정보> 임정은
김 교사는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 전체가 잘 어울리는 것을 느낀다. 몇 명 되지 않는 한 반 안에서도 무리에 잘 끼지 못하는 친구가 한 명쯤은 있는데, 그런 아이들도 함께 어우러지는 것을 보게 된다"라며 "활동량도 많아졌다. 걷기만 하면 지루할 수 있어, 이런저런 게임을 하게 됐는데, 이젠 요일별 고정이 됐다. 월·수·금요일에는 걷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경찰과 도둑'이라는 잡기놀이를 하고, 화·목요일에는 20분 정도 걷고 10분 정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한다. 처음에는 시시하다고 했던 고학년생들까지도 이제는 재밌게 할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려 방법으로 걸을 때마다 '웅산 머니'를 지급한다. 웅산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다. 월별· 학년별 걷기왕에게도 지급한다. 웅산머니는 방과후나 다른 교과활동에서도 지급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가 넉넉하게 가지고 있다. 그것으로 '웅산 장터'에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 근처에 문방구가 있어도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캐릭터 문구류 등이 많지 않아 그런 물건들이 장터에서 인기다"라며 "웅산 머니가 넉넉해도 아이들은 딱 필요한 것, 갖고 싶었던 것만 산다. 낭비가 없다. 경제 개념도 배우는 것 같다. 지금은 걷는 것이 아이들에게 너무 기다리는 시간이라 꼭 웅산 머니 때문에 걷는 것은 아니어도, 웅산 머니가 아이들이 갖고 싶었던 것을 갖게 해 주는 기회 같아 지속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참여한 아이들은 "걷는 것도 좋지만, 경찰과 도둑 놀이도 재밌다", "온새미로 숲이 생겨서 걸으면서 볼 게 많아져서 좋다", "함께 걸으면서 동생들과 많이 친해졌다"라고 말했다.
윤일숙 교감은 "30년 교사로 근무하면서 이렇게 적극적인 보건교사는 처음 본다. 김 교사는 '예산의 보물'이다. 아이들 사이 다툼이 보통 점심시간에 발생하는데, 전교생이 어울리는 시간이 된다. 웅산초에 온 3년 동안 학교폭력이 단 한 건도 없었던 것도 그 덕분인 것 같다. 김 교사를 비롯해 걷는 시간을 함께하는 모든 교사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화순 교장은 "아이들이 걷는 코스에 충남교육청 지원을 받아 '온새미로 숲'을 만들었다. 꽃과 나무들을 심었는데, 걸으면서 아이들과 자연스레 식물의 이름을 묻고 답하게 됐다"라며 "이런 시간이 교과 수업과도 연계가 되고, 생태·환경의 주제가 중요한 이 시대에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 교사는 "스마트폰이 있는 아이들이 전체의 20%도 안 된다. 충남의 '걷쥬'앱을 활용하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많이 걸어도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보건소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걸음 수를 만보기나 저가 워치로 재서 매일 엑셀로 기록하고 있지만, 이런 것으로는 혜택을 받는 기준이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비만예방사업도 학교에서 하는 것 외에 보건소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싶어도 아이들이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참여가 어렵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혼자라면 이렇게까지 문화로 자리 잡기 어려웠을 것 같다. 점심시간에 같이 걷는 담임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온새미로 숲을 수시로 관리하는 교장선생님, 그리고 언제나 행정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교감선생님 덕분이다"라며 "부모님들도 학교에서 걷는 데 재미를 붙인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걷는다. 전교생이 어울리는 것처럼 어른들도 어우러지는 것을 느낀다. 이것이 함께 걷는 것의 힘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모두가 행복하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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