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안하고 살 수가 없나" 하도리에서 만난 솔개

소리개를 볼 수 있는 제주 하도리가 잘 보전되기를 바라며

등록 2025.04.29 09:50수정 2025.04.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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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 안 하고 살 수가 없나, 날으는 솔개처럼' 노래로 유명한 솔개를 다시 만났다. 과거 솔개가 저녁하늘을 까맣게 물들였다는 선배들의 이야기는 꿈만 같은 말이다. 실제로 1969년까지만 해도 서울 종각과 창덕궁 나무 위에 솔개가 260∼270마리씩 모여 잠을 잤다는 기록이 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젠 존재 자체만으로도 귀한 새다.

솔개는 개체수가 줄면서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 지정되었다. 솔개미, 소리개라는 여러개의 이름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 일부 도서지역에서 번식이 확인되면서 텃새가 되었다. 대부분 경남지역의 바닷가를 중신으로 겨울철 월동한다. 국내에는 100개체 이내의 적은 수가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필자 역시 국내에서는 낙동강에서만 확인했었다.

1960, 1970년대 DDT라는 농약이 살포되면서 급감했고 도시화로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결국 멸종위기종 지정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솔개는 썩은 고기와 죽은 물고기를 먹는다. 특정 지역에서는 도심의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생태계에서 이런 습성은 청소부 역할을 하는 종이다. 다양하게 취식하는 덕에 다른 종에 비해 적응이 쉬울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데 대해 좀더 적극적인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솔개를 23일 제주 하도리에서 만났다. 다른 맹금류들의 경우 둥근모양의 꼬리를 가진 것에 비해 제비꼬리모양을 가진 것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종이다. 날개의 흰색 반점까지 완벽한 솔개의 모습이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솔개를 우연히 만난 것이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는 철새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만한 충분한 가치는 솔개 하나로도 입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선 1996년 낙동강에서 관찰한 이후 최초로 다시 본 솔개가 너무 반가웠다.


하도리에서 국내 희귀조류인 장다리물떼새도 약 16개체를 만났다. 물수리의 경우 상주하는 듯한 모습으로 위용을 드러내기도 했다. 철새보호지역으로 지정된 하도리의 상징인 저어새는 볼 수 없었지만, 노랑부리저어새 1개체가 아직 남아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양한 철새들을 만날 수 있는 하도리가 잘 보전되기를 다시 한 번 바라본다. 그리고 과거처럼 매일 저녁마다 하늘을 까맣게 물들이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날을 기다린다.

 하도리에서 만난 솔개의 모습
하도리에서 만난 솔개의 모습 이경호
 물수리가 비행하는 하도리
물수리가 비행하는 하도리 이경호
 국내 희귀조류 장다리물떼새
국내 희귀조류 장다리물떼새 이경호
 노랑부리저어새의 모습
노랑부리저어새의 모습 이경호

#하도리 #솔개 #멸종위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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