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에 참가한 환경운동가들이 세종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병기
"윤석열은 파면되었지만 물정책은 아직 윤석열의 정책으로 태연하게 추진되고 있다.(중략) 김완섭 환경부 장관과 그 휘하 환경부의 모든 직원들에게 경고한다. 지금 당장 물 독재, 물 내란, 독단적인 하천 토목 사업들을 중단하고, 우리 강 자연성 회복 기조를 원상회복하라."
29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 울려 퍼진 투쟁사다. 지난 1년 동안의 세종보 풍찬노숙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싸움을 다지는 발언이 쏟아졌다. 노래 선율에 맞춰 어깨를 흔들기도 했다. 만장을 앞세우고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거리 행진도 했다. 세종보 앞에선 신명나는 길놀이와 마당극이 펼쳐졌다. 4월 29일 열린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는 한바탕 거리 축제였다.
이날은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시민행동)이 세종보 상류 500미터 지점에 천막을 치고, 보 재가동 계획 백지화와 물정책 정상화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인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시민행동은 환경부가 세종보 재가동 시한으로 잡은 5월이 되기 이틀 전인 지난해 4월 29일, 보에 물을 채우면 수장되는 곳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치고 지금껏 버텨왔다.
투쟁문화제 사회자인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3년 동안 생명 학살을 자행해 온 윤석열은 파면을 당했지만, 여전히 윤석열의 환경파괴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환경부는 파면되지 않았다"면서도 "이에 맞서서 1년 동안 세종보 천막을 지키면서도 외롭지도, 힘들지도 않았던 것은 바로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에 참가한 환경운동가들
김병기
첫 발언자로 무대에 오른 강형석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 대표는 매주 금요일 천막에서 불침번을 서왔다. 강 대표는 "지난 1년이 제게 축복이었던 까닭은 다정한 친구들과 동지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라면서 "천막 앞에 '강물은 길을 잃지 않는다'는 글귀가 쓰여 있는데, 도도히 흐르는 강물과 같이 절대로 지치지 않고 반사회적인 행정 권력에 함께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여러분들이 세종보를 지키는 동안에도 세종보의 수십 배가 되는 보가 8개 설치된 낙동강은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고, 시민조사단을 구성해 사람들의 콧속에서 녹조 독성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사실을 널리 알리려고 노력해왔다"면서 "사회적인 환경 재난이 확인됐는데도, 더군다나 윤석열이 파면을 당했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는 윤석열 환경부는 모든 정책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총선 때 '내가 할 수 있는 때가 오면 강을 살리겠다'고 새벽 1시에 저희들과 약속을 하기도 했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4대강을 정상화시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에서 밴드 프리버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김병기

▲ 29일,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에서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가 합창을 하고 있다
김병기
이어 공연이 시작됐다. 가수 편경열 씨(목사)는 자작곡인 '나의 소리' 등을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는 대표적인 민중가요 중의 하나인 '바위처럼'을 합창하면서 전국에서 참석한 활동가들과 함께 율동을 했다.
보철거시민행동 임도훈 상황실장이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밴드 프리버드'는 4대강 사업에 맞서면서 전국투어 공연을 할 때 불렀던 자작곡 '흘러라 강물아'를 불러 호응을 얻었다.
공연이 끝난 뒤 출정선언문은 문성호 보철거시민행동 공동대표가 대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지난 2012년 세종보가 완공된 후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22조 6천억, 수심 6미터로 4대강 전역을 준설하고 16개의 보를 설치한 4대강 살리기 사업. 흐르는 강을 막았더니 강물은 썩어갔고, 깃들어 살던 생명들은 떼죽음을 당했고, 살아남은 생명은 죽은 강을 떠났다. 국민들은 큰빗이끼벌레와 녹조라떼의 등장을 목격했고 경악했다.
살아있는 강과 죽은 강을 목격한 증인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한결같이 문제를 제기하고 강을 흐르게 하기 위해 싸웠다. 2018년 세종보 수문을 개방하자 강은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지금 회복된 금강에 살고 있는 흰목물떼새, 흰수마자, 미호종개와 수많은 생명들이 바로 그 증인이다."

▲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에서 문성호 보철거시민행동 공동대표가 선언문을 일고 있다.
김병기
보철거시민행동은 이어 "세종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 금강변에 천막을 친 지 1년, 우리는 지금까지 세종보 재가동을 막아내고 있다"면서 "하지막 아직도 물정책을 과거로 역행시키려는 정권의 폭력 앞에 서 있다. 윤석열 취임 이후 우리 나라 물정책은 수십 년 전으로 후퇴했고, 세종보가 다시 재가동되면 우리나라의 물정책은 2012년 이명박의 4대강 당시로 고스란히 회귀한다"고 우려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자연성 회복이라는 세계적인 물정책의 흐름을 역행하고, 환경부는 윤석열의 주술에 걸려 시절 지난 댐 건설, 막무가내 대규모 하천 준설 등의 하천 토목 공사를 독단적으로 강행하고 있다"면서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과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원상회복하고, 보 처리방안을 이행하라. 죽음의 녹조가 창궐하는 낙동강의 취수구를 개선하고, 당장 수문을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김병기

▲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에서 극단 '우금치'가 공연을 하고 있다
김병기
이날 투쟁문화제 참가자들은 행사를 마친 뒤 5km 정도 떨어진 세종보 앞까지 만장과 깃발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세종보 앞에서 이들을 맞은 극단 '우금치'는 길놀이와 세종보 투쟁을 소재로 한 마당극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 가락에 맞춰 "지켜라 지켜라 우리의 금강, 맑은 물아 흘러가라"를 외치며 흥겨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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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섭 환경장관에 경고... '물 독재'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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