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땅 파보니 강제로 끌려간 소년들 뼛조각에 유품도 나와

경기도, 선감학원 공동묘역서 발굴조사결과 발표... 4700명 소년 강제노역, 가혹행위, 암매장의 흔적들

등록 2025.04.30 14:23수정 2025.04.30 16:48
0
원고료로 응원
 선감묘역에서 나온 유해와 유품
선감묘역에서 나온 유해와 유품 경기도

소년 강제수용소 선감학원 아동 유해 매장 추정지인 선감학원 공동묘역(안산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치아·대퇴골 등의 유해와 단추·고무신 등의 유품이 발견됐다.

유해 발굴을 추진한 경기도는 30일 선감학원 공동묘역에서 피해자와 주민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공개 설명회를 열고 발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현정 경기도 인권담당관은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 유해는 대부분 10대 아동으로 추정된다"라며 "유해에 대한 정밀 감식, 유해 안치 등 남은 절차도 책임 있게 마무리해 국가권력으로부터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실추된 명예를 온전히 회복시켜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도가 이번에 조사한 분묘는 총 155기다. 발굴을 거친 결과 실제 분묘로 확인된 것은 133기였다. 21기는 봉분 형태의 단순 흙무덤(생토) 등이었다. 1기에서는 매장유산인 상평통보와 무당 방을이 발견돼 조사를 중지하고 유물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133기 가운데 67기에서 유해 537점을 수습했는데, 치아가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대퇴골, 상완골(위팔뼈)도 나왔다. 발굴된 유해는 전문 기관의 감식을 거쳐 사망 연령이 30세 이하로 판명·확인되면 화장 후 선감동 공설묘지 내에 안치할 계획이다.

분묘 중 유해가 나오지 않은 66기는 4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 토양이 습하고 산성도가 높아 유해가 부식 돼 발굴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은 경기도만... 앞으로는 국가가 나서서 피해자 명예회복하길"


 선감학원 유해 발굴 발표회
선감학원 유해 발굴 발표회 한일영

 추모사를 하고 있는 한일영 선감학원 피해자
추모사를 하고 있는 한일영 선감학원 피해자 한일영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군사독재 기간인 1982년까지 운영한 소년 강제수용소다. '부랑아 교화'라는 미명 아래 4700여 명의 소년들이 끌려가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암매장 등 인권을 유린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가, 해방 뒤에는 경기도가 운영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인권침해'로 결론냈다.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경기도와 위법적 부랑아 정책을 시행한 국가에게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 희생자 유해 발굴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해 8월 8일 개토 행사를 개최한 뒤 유해 발굴을 실시했다. 발굴 대상 지역은 안산시 선감동 산37-1번지 총면적 2400㎡ 규모의 선감묘역이다.

선감학원 피해자 유해 발굴과 관련해 김영배 선감학원 아동 피해자 대책협의회 회장은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억울하게 가신 분들을 양지로 모시게 돼,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는 심정을 밝혔다.

또다른 신생 피해자 단체인 선감학원아동인권유린 진실규명 추진회 한일영 회장은 "지금은 경기도만 나서서 선감학원에서 벌어진 인권유린에 대한 조사 등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국가가 나서서 경기도와 함께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 회복 등의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선감묘역에서 나온 고무신 등 유품
선감묘역에서 나온 고무신 등 유품 경기도
 선감묘역에서 나온 치아 등 유해
선감묘역에서 나온 치아 등 유해 경기도



#선감학원 #선감묘역 #소년강제수용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무빈소로 할까요?" 이 질문이 던진 파장 "무빈소로 할까요?" 이 질문이 던진 파장
  2. 2 "조인성은 왜 안 죽냐고?" 무술감독이 웃으면서 한 말 "조인성은 왜 안 죽냐고?" 무술감독이 웃으면서 한 말
  3. 3 인공지능 믿었던 미국 대기업들의 후회... 한국이 간과한 진실 인공지능 믿었던 미국 대기업들의 후회... 한국이 간과한 진실
  4. 4 봉하마을에서 생수 한 병, 김밥으로 채운 온기 봉하마을에서 생수 한 병, 김밥으로 채운 온기
  5. 5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반박한 '오마이뉴스' 기고, 논쟁 발생 이유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반박한 '오마이뉴스' 기고, 논쟁 발생 이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