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검 동부지청 앞에 내걸린 검찰 마크.
김보성
넷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한다면 검찰은 송치된 사건의 피의자신문마저 할 수 없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가능하고 바람직한 것인가. 사실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송치사건에서 피의자신문을 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그것까지야 괜찮지 않느냐고 애매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만일 그것을 허용한다면 그 자체가 수사라 이미 보완수사에 들어간 것을 의미한다. 또, 그것을 못 하게 한다면 단지 송치 사건기록으로만 보완수사 요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므로 그 적절성이 문제된다. 실체적 진실 발견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런 방식의 보완수사 요구는 진실을 놓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비판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섯째, 검수완박형 수기분리 원칙은 경찰 수사의 통제권 약화를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에 어떤 답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 검찰권은 연혁적으로 보면 대륙법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예심판사 기능까지 갖는 것으로 변화된 것이다(일본의 메이지 시대에 근대적인 형사절차법이 만들어지면서 프랑스 예심판사 제도가 들어 왔다. 그 이후 20세기 다이쇼 시대에 예심판사 기능이 대거 검찰권으로 이동했고, 전후 예심판사 제도가 없어지면서 예심판사 기능이 검찰에 완전 흡수되었다. 한국 검찰은 이러한 일본 검찰의 예에 따라 예심판사 기능까지 갖는 수사·기소 기관으로 발전해 왔다).
검찰권이 예심판사의 기능을 흡수했다는 것은 경찰에 대해 수사통제를 한다는 것인데, 그동안 이것을 가능케 했던 방법으론, 형소법상의 명문의 수사지휘권 보장, 강제수사에서의 영장청구권, 송치 후 직접수사에 의한 경찰 수사 오류의 보완 등이었다. 그런데 현재 주장되는 안대로 검찰의 보완수사를 아예 막으면 경찰에 대한 수사통제는 그만큼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상의 문제를 고려하면 수기분리 원칙은 수사개시(1차 수사)에서만 예외 없이 원칙화하는 것으로 조정 정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검찰에 송치된 사건에 대해서는 동일성의 범위 내에선 검찰이 보완수사를 가능케 하는 것이, 수사지연을 막고, 실체적 진실 발견 및 경찰 수사의 통제적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소권은 본질상 수사권과 완전 분리되기가 어렵고, 특히 우리나라는 검찰의 영장청구 독점을 헌법으로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 관여를 근본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 나아가 경찰 수사권 남용 방지를 위해 외부 통제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통제는 사건 하나하나를 통해 하는 것이 현실적이므로,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한 수사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한다면, 경찰의 수사통제를 위해서는 검찰로 모든 사건을 송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주고 거기에 수사종결권까지 주는 것은 경찰 수사권 남용을 막기 힘들다. 현재 이것을 막는 방법으로 이의신청 제도가 있지만 지난 몇 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것으로는 경찰 수사를 통제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모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 검찰이 경찰 수사의 적정성을 점검한 후 최종적으로 종결해야 경찰 수사권 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부디 검찰개혁이 검찰 수사권 남용의 피해자를 넘어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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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로스쿨에서 인권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30년 이상 법률가로 살아오면서(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역임) 여러 인권분야를 개척해 왔습니다. 인권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오랜 기간 인문, 사회, 과학,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의 명저들을 독서해 왔고 틈나는 대로 여행을 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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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좀 더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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