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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좀 더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주장] 검찰 수사권 남용의 핵심인 수사개시권 떼어내되, 보완수사권은 허용해야

등록 2025.04.30 14:54수정 2025.04.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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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을 두고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박찬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편집자말]
서울고검, 김여사 '도이치모터스 무혐의' 재수사 결정 검찰이 한 차례 무혐의 처분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고등검찰청 청사.
▲서울고검, 김여사 '도이치모터스 무혐의' 재수사 결정 검찰이 한 차례 무혐의 처분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고등검찰청 청사. 연합뉴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 개인적 소회를 잠깐 말해야겠다. 나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경찰개혁위원과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수사 부문의 인권 개선에 관심을 경주했다. 경찰개혁위원으로 일할 때는 수사분과에 소속해 있으면서 경찰개혁의 여러 청사진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그때 수사절차 개혁의 방향으로 수사기소 분리원칙이 논의되었다. 나는 당시 이 원칙이 검경 수사권 개혁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동의했지만, 디테일한 방향과 내용에 대해서는, 솔직히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 이후 7~8년간 이 문제에 대해 숙고를 거듭했고, 문재인 정부 하에서 만들어진 수사기소 분리 원칙의 실무를 관찰했다. 아래 이야기는 그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내 견해는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새 정권의 탄생이 성큼 다가왔다.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 각종 개혁의 바람이 불 것이다. 그중에서 제일 먼저 추진될 것이 아마도 검찰개혁이 아닐까 생각한다. 검찰권이 오작동 돼 역사상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검찰개혁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절실한 개혁과제 중 하나이다.

검찰개혁이 시작되면 그 방향은 수사기소 분리원칙(수기분리 원칙)을 철저히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조국혁신당은 일찌감치 그런 법안을 마련해 놓고 있고, 민주당도 대체로 그런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 이재명 후보도 이미 여러 차례 수기분리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보아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생각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실패를 불충분한 수기분리 원칙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수기분리 원칙으로 철저하게 검찰개혁을 하지 못해 검찰의 난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수기분리 원칙이 애매했고 거기에서 검찰이 빈틈을 노려 직접 수사권을 확대해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은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은 사실 수기분리 원칙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런 사건에선 검찰의 수사권 남용보단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밝힐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다. 일반 형사사건에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해 보완수사마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범죄인만 살판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그냥 기우라고만 해야 할까.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이 가져올 문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4일 오전으로 발표된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내란공범 검찰해체'가 적힌 대형 깃발을 흔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4일 오전으로 발표된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내란공범 검찰해체'가 적힌 대형 깃발을 흔들고 있다. 권우성

검찰이 아무리 미워도 수사권을 검찰로부터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은 너무나 많은 부작용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많다. 한마디로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전체를 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수사구조는 비록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모든 절차가 문제라고 볼 순 없다. 특정사건에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함으로써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검찰개혁의 방향은 특별히 문제없는 수사구조는 가급적 손을 대지 말고, 문제 있는 부분에 국한해 칼을 대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결론부터 미리 이야기하면 나는 수기분리 원칙 아래 검찰 개혁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교조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독자적인 수사권은 경찰에 주되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해선 안 된다. 그동안 검찰 수사권 남용의 핵심인 수사개시권은 검찰에서 완전히 떼어내되, 적어도 경찰이 개시한 수사를 보완할 수 있는 보완수사권은 허용해야 한다. 나아가 검찰은 경찰에 대한 수사 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수사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검찰권 남용과 경찰의 수사권 남용을 동시에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에만 올인해, 검찰에 보완수사권마저 주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첫째, 수사 지연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수사기소 분리원칙이 적용된 지난 3~4년간 실무가 말해 주듯 검찰은 보완수사가 가능한 사건에서도 보완수사를 직접하지 않고 경찰에 사건을 돌려보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사들도 격무로 연결되는 직접 보완수사보다는 보완수사요구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긴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사건의 수사가 하세월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를 아예 제도적으로 막으면 수사 지연 사태는 더욱 많이 발생할 것이다. 검찰이 직접 수사하면 신속하게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사건까지 보완수사를 못 하게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측면에서 큰 문제라고 국민적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둘째, 지금까지 나온 개혁안은 보완수사와 관련해 검찰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완수사를 경찰에 요구하는 것만으론 수사를 적절하게 하기 어렵다. 일단 경찰이 검찰의 손발이 아닌 이상 보완수사 요구가 바로 먹히기가 어렵다. 또 구속사건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경찰 보완수사의 방법도 애매하다. 사건과 신병을 경찰로 다시 보내 보완수사를 하게 해야 하는 것인가? 시한을 다투는 사건에서 추가적인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고 검사가 법원에 영창을 청구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얼마나 시간 소모적 수사일까. 이런 사건에선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해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실체적 진실 발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가.

셋째, 수기분리 원칙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소수의 정치적 사건에서 그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지 일반적인 형사사건에서는 그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더욱 사건에 따라서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실체적 진실 발견에 결정적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성범죄 사건에서 경찰이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한 경우, 이것에 대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찰이 직접수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그것을 다시 경찰에 보내 보완수사를 하게 하는 것은 실효성 면에서 적절하지 않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앞에 내걸린 검찰 마크.
부산지검 동부지청 앞에 내걸린 검찰 마크. 김보성

넷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한다면 검찰은 송치된 사건의 피의자신문마저 할 수 없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가능하고 바람직한 것인가. 사실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송치사건에서 피의자신문을 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그것까지야 괜찮지 않느냐고 애매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만일 그것을 허용한다면 그 자체가 수사라 이미 보완수사에 들어간 것을 의미한다. 또, 그것을 못 하게 한다면 단지 송치 사건기록으로만 보완수사 요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므로 그 적절성이 문제된다. 실체적 진실 발견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런 방식의 보완수사 요구는 진실을 놓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비판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섯째, 검수완박형 수기분리 원칙은 경찰 수사의 통제권 약화를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에 어떤 답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 검찰권은 연혁적으로 보면 대륙법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예심판사 기능까지 갖는 것으로 변화된 것이다(일본의 메이지 시대에 근대적인 형사절차법이 만들어지면서 프랑스 예심판사 제도가 들어 왔다. 그 이후 20세기 다이쇼 시대에 예심판사 기능이 대거 검찰권으로 이동했고, 전후 예심판사 제도가 없어지면서 예심판사 기능이 검찰에 완전 흡수되었다. 한국 검찰은 이러한 일본 검찰의 예에 따라 예심판사 기능까지 갖는 수사·기소 기관으로 발전해 왔다).

검찰권이 예심판사의 기능을 흡수했다는 것은 경찰에 대해 수사통제를 한다는 것인데, 그동안 이것을 가능케 했던 방법으론, 형소법상의 명문의 수사지휘권 보장, 강제수사에서의 영장청구권, 송치 후 직접수사에 의한 경찰 수사 오류의 보완 등이었다. 그런데 현재 주장되는 안대로 검찰의 보완수사를 아예 막으면 경찰에 대한 수사통제는 그만큼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상의 문제를 고려하면 수기분리 원칙은 수사개시(1차 수사)에서만 예외 없이 원칙화하는 것으로 조정 정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검찰에 송치된 사건에 대해서는 동일성의 범위 내에선 검찰이 보완수사를 가능케 하는 것이, 수사지연을 막고, 실체적 진실 발견 및 경찰 수사의 통제적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소권은 본질상 수사권과 완전 분리되기가 어렵고, 특히 우리나라는 검찰의 영장청구 독점을 헌법으로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 관여를 근본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 나아가 경찰 수사권 남용 방지를 위해 외부 통제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통제는 사건 하나하나를 통해 하는 것이 현실적이므로,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한 수사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한다면, 경찰의 수사통제를 위해서는 검찰로 모든 사건을 송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주고 거기에 수사종결권까지 주는 것은 경찰 수사권 남용을 막기 힘들다. 현재 이것을 막는 방법으로 이의신청 제도가 있지만 지난 몇 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것으로는 경찰 수사를 통제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모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 검찰이 경찰 수사의 적정성을 점검한 후 최종적으로 종결해야 경찰 수사권 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부디 검찰개혁이 검찰 수사권 남용의 피해자를 넘어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입니다. 이 글을 박 교수 페이스북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검찰개혁 #검수완박 #수사기소분리 #수기분리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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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로스쿨에서 인권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30년 이상 법률가로 살아오면서(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역임) 여러 인권분야를 개척해 왔습니다. 인권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오랜 기간 인문, 사회, 과학,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의 명저들을 독서해 왔고 틈나는 대로 여행을 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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