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덕수 권한대행이 두 재판관 후임을 지명한 다음 날 바로 김정환 변호사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권 행사 위헌확인'이라는 헌법소원과 해당 헌법소원심판의 종국결정 선고시점까지 두 사람의 재판관 임명의 효력을 정지하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동시에 헌법재판소에 청구했고, 헌법재판소는 우선 가처분신청을 인용했습니다. 어머, 나랏일에 일개 시민이 헌법소원이 가능하다구요? 네 가능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대해 김혜경 교수가 설명합니다.
헌법재판소 2025.4.16. 자 2025헌사399 결정
헌법재판소의 기능과 구성
헌법재판소는 1987년 제9차 개정헌법에 의하여 신설된 헌법기관이며, 위헌법률심판, 대통령 등 탄핵, 정당해산, 기관들 간의 권한쟁의 및 헌법소원을 심판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미 2번의 대통령 탄핵을 경험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경험하였습니다.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은 헌법재판관들의 만장일치로 이루어졌지만, 통상 헌법재판은 9인 중 6인 이상이 찬성하면 됩니다.
이러한 헌법재판소는 9명의 헌법재판관으로 구성되는데, 3권분립의 원칙을 여기에도 적용하여서 행정부의 대표로서 대통령이 임명한 3인, 입법부인 국회에서 선출한 3인 및 사법부인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을, 대통령이 모두 임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은 9인 모두에 대하여 임명권자이지만, 그 중 국회 및 대법원장이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6인에 대하여는 형식적으로 임명만 할 뿐, 이를 거부할 권한은 없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에 윤석열의 탄핵이 인용됨으로써, 국무총리의 권한대행은 대선으로 대통령이 결정될 때까지만 유효합니다. 그런데 2025년 4월 8일에 한덕수 권한대행은 6월 3일을 대선일로 공고하면서 동시에 대통령 몫인 4월 18일에 퇴임하는 헌법재판소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완규, 함상훈을 지명했습니다.
이러한 지명에 의하여 대통령의 권한대행자인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지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문제는 국민이 직접 선출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권한대행이 얼마만큼 행사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한계가 헌법이나 법률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탄핵심판 기각결정문에서 "국무총리는 … 상당히 축소된 간접적인 민주적 정당성만을 보유하고 … 대통령의 지위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기 때문에 분명히 차이는 있어 보입니다.
김정환 변호사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자격이 있는가?
그런데 한덕수 권한대행이 두 재판관 후임을 지명한 다음 날인 4월 9일에 김정환 변호사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권 행사 위헌확인'이라는 헌법소원과 해당 헌법소원심판의 종국결정 선고시점까지 두 사람의 재판관 임명의 효력을 정지하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동시에 헌법재판소에 청구하였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확인할 점은 왜 김정환 변호사가 그러한 헌법소원과 가처분신청이 가능한가입니다. 헌법소원이란 공권력에 의하여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이 현재(현재성) 직접(직접성) 침해되고 있고(자기관련성), 더 이상 다른 방법으로는 권리구제가 가능하지 않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보충성) 헌법재판소에 권리구제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침해 당사자만이 청구권자가 됩니다.
그렇다면 김정환 변호사는 당사자일까요? 맞습니다. 판결비평문을 작성하는 저는 청구할 수 없고 김정환 변호사는 청구할 수 있습니다.
김정환 변호사는 지난 2024년 12월 9일에 159인의 청구인들과 함께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 위헌확인'이라는 헌법소원을 제출하여서,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2024. 12. 9. 자 2024헌마1131' 이라는 사건번호가 부여된 헌법소원으로 헌법재판을 받고 있는 당사자입니다. 따라서 그는 헌법 제27조의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과 절차에 의하여 임명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직접 행사 중인 당사자인 것입니다.
김정환 변호사의 헌법재판관 지명 가처분신청 인용 이유
김정환 변호사는, 만일 권한대행이 지명한 이완규·함상훈이 헌법재판관이 되었다가, 나중에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임명권 없는 자의 월권이어서 효력이 상실되면 현재 재판받고 있는 위 2024헌마1131 사건을 추후에 새로 임명된 재판관으로부터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혹여나 임명의 효력이 없는 자에 의하여 위 사건의 재판이 확정되어 버리면, 재판부 구성이 위헌 또는 위법하다는 이유로 재심 절차가 진행될 위험마저 있습니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김정환 변호사의 청구이유가 타당하다고 보았고, 헌법재판소가 직접 임명의 효력을 판단할 때까지 임명 또는 지명의 효력을 당분간 정지함으로써, 김정환 변호사의 2024헌마1131 사건을 한덕수 권한대행이 지명한 두 사람이 재판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물론 두 사람의 재판관 임명이 유효한지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겨져 있습니다. 추후에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권한대행도 헌법재판관 임명권이 있다고 결정하면 그 때부터 두 사람은 헌법재판관이 될 것이고, 만일 임명권이 없다고 결정하면 6.3 대선에서 당선이 확정된 제21대 대통령이 새로이 두 사람을 임명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임명의 효력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기 이전에 제21대 대통령이 당선되어 다른 사람으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게 되면, 김정환 변호사는 새로 임명된 헌법재판관에게 재판을 받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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