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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점령지 잠입했던 우크라 기자, 신체 훼손된 채 주검으로 발견

27세의 빅토리야 로시나 기자, 지난 2월 신원 미상의 시체로 반환돼... 국제 언론, 합동 탐사보도

등록 2025.04.30 16:58수정 2025.04.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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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어쩌다가 죽음에 이르렀는지를 밝히고자 국제 언론이 나섰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가디언>, 우크라이나의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프랑스의 <포비든스토리즈> 등의 합동 탐사보도로 29일(현지시간) 그녀가 러시아의 고문에 의해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녀가 어쩌다가 죽음에 이르렀는지를 밝히고자 국제 언론이 나섰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가디언>, 우크라이나의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프랑스의 <포비든스토리즈> 등의 합동 탐사보도로 29일(현지시간) 그녀가 러시아의 고문에 의해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가디언>

지난 2월 14일, 우크라이나군 전사자 757명의 시신이 반환됐다. 한겨울 숲길에 냉장트럭들이 줄지어 섰고, 방호복을 입은 적십자 직원들은 하나씩 시신을 확인했다

번호표, 이름, 사망 원인이 적힌 명단. 그리고 그 맨 아래. "NM SPAS 757" – '신원미상 남성'. 하지만 해당 시신은 남성이 아니었다. 러시아군의 점령지에 취재를 위해 잠입한 우크라이나 기자, 빅토리야 로시나였다.

27세 우크라이나 기자의 사망 밝히기 위해... 미·영·프 기자들 힘 합쳤다

러시아의 정보봉쇄를 뚫고 진실을 전하려 했던 27세 기자는, 무려 1년간 아무런 기소 없이 구금되었고, 고문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가족과 단 4분간 통화했을 뿐이었다. 그조차도 체포된 지 1년 뒤에야 허락된 전화였다.

그녀가 남긴 몸에는 상처가 너무도 많았다. 전기고문으로 탄 발, 부러진 갈비뼈, 깎인 머리, 찢긴 팔다리. 목뼈인 설골은 부러져 있었다. 검시관은 "수많은 고문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해가 돌아왔을 땐 눈, 뇌, 후두부가 사라져 있었고, 사망 원인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그녀가 어쩌다가 죽음에 이르렀는지를 밝히고자 국제 언론이 나섰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가디언>, 우크라이나의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프랑스의 <포비든스토리즈> 등의 합동 탐사보도로 29일(현지시간) 그녀가 겪은 고문 피해 정황들을 공개할 수 있었다.

"온몸에 멍, 다리에는 칼자국"


보도 내용에 따르면, 2023년 7월 25일, 로시나 기자는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러시아군 점령지로 향했다. 정보가 막힌 러시아 점령지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의 고문실, 비밀 수용소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그녀는 그 누구보다 집요했다. 종종 며칠씩 잠적했고, 삭제 가능한 파일에 기사를 썼으며, 여러 개의 휴대전화로 소통했다. 그 해 여름, 그녀는 다시 전선을 넘었다.

하지만 8월 3일, 그녀는 연락이 끊겼다. 드론에 감시된 뒤 체포되었다는 것이 목격자의 증언이다. 처음엔 자포리자의 경찰서에, 이후엔 FSB의 고문장으로 '차고'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악명 높은 멜리토폴의 수용소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감방 동료의 증언에 따르면 그녀는 고문으로 전신이 멍들었고, 다리엔 3cm 크기의 칼자국이 나 있었다. 그녀는 "제발, 그 상처만은 만지지 말아달라"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기사는 이후 그녀가 타간로크에 위치한 러시아의 '시조 2(Sizo 2)' 교도소로 이송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석방된 병사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이 교도소에서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증언과 취재에 따르면, 그곳에서 그녀는 음식을 거부했고, 몸무게는 30kg까지 빠졌다. "로시나는 태아처럼 커튼 뒤에 웅크리고 있었다. 무섭고도 외로운 모습이었다"라고 감방 동료는 회상했다. 구치소장은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 묻고, 바나나와 사탕을 따로 제공했지만 그녀는 거부했다고 알려졌다.

포로 교환 약속했음에도 끝내 사망... 러시아 "그녀는 여기에 존재하지 않았다" 주장

로시나 기자가 러시아의 교도소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동료 기자들이 발 벗고 나섰다. 2024년 8월 말에는 수감 1년 만에 로시나 기자가 부모에게 전화를 걸 수도 있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약 4분가량의 통화에서 단식을 중단하라는 부모의 권유에 "9월에 집에 가기로 약속을 받았어요. 그게 다예요. 안녕.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2024년 9월 8일, 그녀는 교도소를 나와 포로 교환 장소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포로 교환 자리에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감방 동료는 "보안요원이 '그녀의 잘못'이라며 포로 교환이 불발됐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며칠 뒤, 로시나 기자의 부친에게 러시아 헌병대 부국장은 딸이 9월 19일 사망했다는 통보를 보냈다. 시신은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고, 유전자 검사로만 신원이 확인됐다. 그녀의 목숨을 좌우했던 타간로크 교도소의 소장은 "그녀는 여기에 존재한 적도, 등록된 적도 없다"고 답했다. 이름마저 지워진 존재. 그것이 기자가 감당해야 할 진실의 무게였다.

고인 이름 딴 '빅토리야 프로젝트'... 목숨을 걸고 밝히고자 했던 진실에 주목해야

 로시나 기자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 존재가 지워졌다. 이름도, 얼굴도, 목소리도, 기록도. 그러나 그녀는 분명 존재했고, 기록했고, 저항했다. 2022년 11월, 그녀는 국제여성미디어재단(IWMF)으로부터 '용기상'을 수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직접 가지 못한 대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로시나 기자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 존재가 지워졌다. 이름도, 얼굴도, 목소리도, 기록도. 그러나 그녀는 분명 존재했고, 기록했고, 저항했다. 2022년 11월, 그녀는 국제여성미디어재단(IWMF)으로부터 '용기상'을 수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직접 가지 못한 대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국제여성미디어재단(IWMF) 누리집

로시나 기자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 존재가 지워졌다. 이름도, 얼굴도, 목소리도, 기록도. 그러나 그녀는 분명 존재했고, 기록했고, 저항했다. 2022년 11월, 그녀는 국제여성미디어재단(IWMF)으로부터 '용기상'을 수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직접 가지 못한 대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는 러시아의 선전에 맞서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우리의 사명에 충실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언론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가 받은 이 상을 그들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결국 그들은 러시아의 범죄를 기록하기 위해 진실을 위한 싸움에서 희생됐습니다. 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가디언>은 로시나 기자의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이 불분명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다. 바로 그녀가 자신이 진실을 폭로하려 했던 바로 그 범죄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사실이다"라고 짚었다.

<가디언>을 비롯한 국제 언론은 로시나 기자를 비롯한 러시아 내 우크라이나 민간인 포로들이 당한 고문과 학대에 관한 공동 탐사보도 프로젝트의 이름을 '빅토리야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그녀가 밝히고자 한 진실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빅토리야로시나 #빅토리아프로젝트 #러시아민간인고문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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