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불발탄 피해자를 지원하는 COPE 불발탄으로 만든 조각상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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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중심가, 비엔티안센터와 팍슨몰 인근. 불발탄 파편으로 만든 의족을 단 소녀의 조각상이 COPE 센터 앞에 서 있다.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조각상이 전하는 메시지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이 퍼부은 2억 7천만 발의 폭탄 중 약 8천만 발은 아직도 땅속에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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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그 위에서 다시 걷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사람, COPE 매니저 메타를 만났다.
- 피해자를 위한 재활 거점, COPE란?
"COPE(Cooperative Orthotic & Prosthetic Enterprise)는 1996년에 설립됐다. 지금까지 수천 명의 불발탄 피해자와 이동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보조기기와 재활치료를 지원했다. 정신건강 상담, 사회 적응 지원, 직업 재활과 교육 연계까지 포괄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불발탄 위험 지역에 전문 인력을 파견해 피해자 발굴과 가족의 생활 안정까지 돕고 있다."
- 현재 라오스엔 불발탄이 어느 정도 남아있나.
"현재 라오스에는 약 8천만 개의 불발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에는 22건의 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으며, 2024년에도 50건이 넘는 사고가 보고됐다. 루앙프라방, 시엥쿠앙, 사바나켓, 참파삭 등 주요 지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불발탄이 워낙 많다 보니, 어느 지역을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할지 결정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다. 이에 따라 라오스 불발탄제거청과 국제기구가 긴밀히 협력해 지원 지역을 선정하고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이다."

▲메타 (COPE 프로그램 매니저 라오스 불발탄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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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E와의 인연에 대해 설명해 달라. 그리고 삶의 방향이 된 경험이 있는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았다. 의료 재활 센터와 COPE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며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경험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COPE에서 일하게 됐다."
- 삶의 흔적이 담긴 전시물들이 많은데.
"전시된 의족들은 모두 실제 사용된 것이다. 대나무로 제작된 것부터 불발탄 파편으로 만든 것까지 다양하다. 전시품을 통해 피해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삶의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COPE 전시관에는 매년 약 5만 명이 찾으며, 최근 한국인 방문객도 늘고 있다."
-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피해자들이 멀리 떨어진 오지에 있어 접근이 어렵다. 도로가 없고 정보도 부족해 치료 기회를 얻기 힘든 사람들이 많다. 피해자와 가족들이 몸과 마음의 상처로 마음을 여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불발탄 피해자들이 직접 제작해 사용했던 의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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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의 인연은.
"2022년과 2023년,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협력해 시엥쿠앙과 후아판 주 14개 군 지역에서 불발탄 피해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재활클리닉 서비스를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900명 이상의 주민이 참여했고, 불발탄 피해자와 일반 장애인을 포함해 451명에게 의·수족 등 보조기구를 지원했다. 또한 재활치료도 함께 연계해 피해자들이 일상생활로 하루라도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시엥쿠앙 지역에서 장애가 심한 몇몇 피해자들이 예산 문제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일이었다. KOICA는 이들의 절박한 사정을 듣고, 바로 다음 날 다시 현장을 찾아왔다. 밤새 고민한 끝에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했고, 모두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때 지원을 받게 된 대상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던 장면이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다.
한국은 단순히 도와주는 존재가 아니었다.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기보다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이 사업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한국과 함께 일하고 싶다."

▲COPE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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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바람은.
"라오스의 불발탄 피해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현재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불발탄 피해와 생존자들의 삶을 깊이 담아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의 관심을 끌어내고,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도록 만들고 싶다. 더 많은 지원과 빠른 해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 이야기를 제대로 기록하고, 더 넓게 퍼뜨리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불발탄은 단지 전쟁 무기가 아니다. 사람들의 꿈과 삶, 기억을 파괴하는 전쟁의 흔적이다. 그러나 함께하면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과 같은 나라의 연대는 큰 희망이다. 이 이야기를 기억해 준다면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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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E가 지켜본 라오스의 현실… 불발탄은 지금도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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