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지휘부 2심 무죄선고에 대한 4.16연대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입장발표 기자회견 2025년 2월 7일 해경지휘부 2심 무죄선고에 대한 4.16연대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입장발표 기자회견이 고등법원 앞에서 열렸다.
4.16연대
미완된 책임자 처벌
이 때의 기소를 포함하여 당시 해경/청와대 주요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졌지만, 그 결과는 대부분 무죄로 끝이 났다. 2023년 11월, 해경이 퇴선 지시를 하지 않은 데 대해 대법원은 "잘 알지 못했을 것이다"는 이유로 전원 무죄를 내렸다. 세월호참사 당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 재난상황시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라는 부분을 불법으로 삭제한 김기춘에 대해서도 무죄가 판결됐다. 세월호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청와대 세력들 또한 2인(조윤선, 윤학배) 외에 전원 무죄로 대법원이 진행중이다. 기무사의 유가족 사찰 사건에서는 주요책임자에게 2023년 실형이 내려졌으나, 2024년 초 상고 취하 후 곧바로 사면이 단행되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으로 세월호 특조위 조사방해 세력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임경빈 군 해경구조지연 건에 관한 민사소송 건, 국정원 자료 비공개에 대한 행정소송 건 등이 남아있다.
10년의 진상규명, 역사를 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실을 찾는 여정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초기 정부 수사와 조사는 핵심 책임자들을 비켜갔고, 중요한 증거는 사라지거나 공개되지 않았다. 대통령 기록물은 봉인되었고, 해경의 레이더 영상과 같은 핵심 자료는 끝내 열람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과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낸 독립조사기구는, 기대와 달리 수많은 방해에 부딪혔다. 1기 특조위는 예산과 인력, 권한이 제한된 채 출발했고, 활동 기간조차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 채 종료되었다. 이후 활동한 사참위는 자료 제출 거부와 공소시효 등에 시달려야 했다.
진상규명을 방해하기 위해서 혐오가 동원되었고 그 부담은 오롯이 피해가족이 감당해야 했다. 진상규명은 반복해서 '정쟁'으로, '세금낭비'로 몰렸다. 사법부의 판단 역시 피해자 시선보다는 보수적인 법 해석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고, 민사상 일부 국가 책임은 인정되었지만, 형사상 책임을 묻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진실이 있다. 우리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열어가며, 재난 참사의 진실을 찾아가는 방법을 꽤나 멋지게 개척해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유례 없는 규모의 서명운동, 국내 최초로 세 차례나 만들어진 재난참사에 관한 특별조사기구, 피해자와 시민이 함께 시도한 국민조사기구와 국민고소고발운동, 그리고 10주기를 맞아 출범한 진실책임포럼까지. 만약 '재난참사 진상규명'이라는 역사책이 있다면 가장 밑줄치고 별표쳐야 할 역사의 순간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 역사쓰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세월호참사 이후 다양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재난참사 조사역량이 크게 성장해왔고, 이는 이후 반복된 재난참사들에 대한 국가조사나 민간조사를 가능하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과 관련한 대통령기록물 공개 취지의 대법원 판결은, 오랜 시간 피해자 곁을 지켜온 시민들의 노력이 결국에는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그 모든 과정에서 피해자의 접근권이 보장되는 것을 우선한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 모두에게 '진실을 알 권리'가 있으며 그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된 것은 4.16운동의 커다란 결실이다.

▲노란리본이 바닷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노란리본이 바닷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4.16연대
진실찾기는 나선형이다
되돌아 보면, 진실을 찾기위해 시작한 길에서 만난 연대는 상상치 못할만큼 컸고, 그 연대는 지금도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10년 이후 다시 맞이한 1년, 우리가 앞으로 해나가야 할 진상규명은 무엇일까?
앞서 '진상규명'이라는 구호가 과거를 밝히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정치적 선택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우리가 진상규명을 통해 나아가야 할 사회는 결국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생명안전사회'일 것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진실을 구성하고, 거기서 교훈을 도출해내는 진상규명운동은 곧 생명안전사회 건설운동의 전제이자, 핵심이다.
최근 생명안전기본법이 재발의되며 '생명존중 안전사회 건설'이 구호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법·제도 개혁이나 풀뿌리 지역사회 운동의 실천으로 구체화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진실을 다 밝히기 전인데, 안전사회를 이야기해도 되는 걸까?'는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한다. 아직 침몰 원인이나 해경 대응의 구체적 사실도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고 대통령기록물도 열람되지 않았다. 이 질문은, 시민으로서 온전히 진실을 밝히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더 이상 피해자의 고통을 축소하거나 조급하게 다루지 않으려는 책임감 있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진실을 찾고, 합당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안전사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참이다. 그러나 꼭 반드시 순차적이고 직선적인 흐름으로만 이뤄져야 할까? 이를 답하기 위해 우리는 '온전'한 '진실'이라는 개념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말하는 '진실'은 단순히 '사실의 총합'만을 뜻하지 않는다. 진실은 사실에 대한 주관적 해석과 관점을 통해 구성되므로, 절대적이고 온전한 진실에 도달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특히 '온전함'은 도달할 수 있는 상태라기보다는 우리가 끊임없이 지향해야 할 가치에 더 가깝다.
만약 언젠가 모든 기록들이 공개되어 '이제 모든 진실이 밝혀졌다'고 생각되는 그날을 떠올려보자. 그때 우리는 진상규명을 멈출 수 있을까? 아니라고 답한다면 그것은 진상규명이 단순히 사실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진상규명은 '어떻게' 사건이 벌어졌는지 사실들을 확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왜' 그러했는지 분석하고 사회적 교훈을 구성해내는 해석의 작업이다. 그리고 그 해석은 시대와 맥락이 변화함에 따라 당사자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구성될 것이다. 따라서 시대가 요구하는 교훈을 재창출해내며 진상규명은 지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모든 사실이 다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밝혀진 사실에 대한 실천과 변화의 시도를 유보해도될까? 진상규명의 목적을 다시 되짚어보면, 진상규명의 의미는 객관적인 사실을 하나하나 확보하는 데에만 있지 않다. 이미 밝혀진 사실들을 토대로 해석하고, 그 해석을 통해 사회를 바꾸는 교훈을 도출하는 것이야말로 진상규명의 본질이다. '사회를 변혁하겠다는 정치적 선택'으로서 진상규명을 외쳤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무엇이 구조적으로 바뀌지 않았는가?"라는 물음은 일부 사실에 대한 해석의 과정을 통해 지금도 시작될 수 있다. 적어도 '국가는 구하지 않았다', '피해자 권리를 침해했다'는 진실을 우리가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에게 안전권이라는 책임을 지우고 피해자 권리를 확립하기 위한 해석을 만들어나가는 일과 꾸준히 문제제기하는 일이 가능하다. 객관적인 사실을 찾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에 밝혀진 사실을 바탕으로 진실을 구성하고 사회의 부조리한 부분을 들춰내고 더 썩은 지점까지 찾아내어 고발하는 것 또한 진상규명이며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을 맞잡고 있는 4.16시민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있고 그 사이 노란리본이 있다.
4,16연대
물론 아직 대통령기록물 및 군/국정원 등 미공개 자료의 공개를 통해 기록을 찾고 사실을 확인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이는 운동을 시작하고 지속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운동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수많은 피해자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밝혀낸 사실들 또한 적지 않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의 사실을 지속해서 찾음과 동시에, 이를 넘어 '왜'라는 구조적 질문으로 나아가고, 그 물음에 대한 해석을 통해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할지를 모색하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이는 10년 그리고 다시 맞는 1년에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진상규명운동과 생명안전운동은 선형적인 관계라기보다는 나선형처럼 서로를 확장시키는 구조에 가깝다. 진실을 밝히는 노력과, 밝혀진 진실을 바탕으로 실천을 시도하는 일은 서로를 필요로 하며 함께 갈 때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된다.
그 실례로 생명안전기본법 내에는 상설적인 중대재해조사기구 설치 조항이 담겨 있다. 이는 '우리같이 길 위에 서는 피해자가 없었으면'하는 세월호 가족들의 마음을 담은 제도적 정책이다. 진상규명의 과정이 안전사회운동의 핵심이 되었으며, 그 운동의 결과로 진상규명을 지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안전사회운동은 진상규명의 끝이 아니라, 그 진실을 일상의 변화로 연결하겠다는 확장된 실천이다. 세월호참사 11주기,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밝혀야 할 것들을 밝히는 일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이미 밝혀진 진실을 바탕으로 해석하고, 기억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렇게 진상규명은 과거를 밝히는 일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바꾸는 힘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10년이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커다란 연대의 힘으로, 더 넓은 방식으로, 진상규명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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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약칭 4.16연대)는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세월호 피해자와 시민들이 함께 만든 단체입니다. 홈페이지 : https://416ac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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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상규명, 진실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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