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준 I '천왕성' 1991 리움미술관 소장품
김형순
이번에 특별한 작품도 전시되었다. 흔히 보기 드문 백남준의 행성 작품이다. 한국을 상징하는 명사 중 하나인 조선이라는 단어에 '조(朝)'를 보면, 왼쪽에 별이 2개, 해가 1개, 오른쪽에 달이 1개 있다. 우리가 천문학의 민족임을 알 수 있다. 백남준에게도 그런 DNA가 있다. 그가 달과 위성이나 행성에 관심이 높은 건 당연하다. 1990년대 행성 연작도 그래서 나왔다.
이는 1980년대 백남준이 전 지구적 소통을 위해 만든 위성 오페라 만든 '굿모닝 미스터 오웰'도 같은 맥락이다. 이 연작은 1982년에 처음 시작해, 3부작으로 백남준의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해 창공에 그런 것이다. 1990년대 와서는 행성 연작과 연결된다. '천왕성'이 그렇다. 미국 '신시내티'시 백남준 공장에서 만든 것인데. 이밖에도 '해와 달', '금성', '화성', '해왕성' 등이 있다.
천왕성은 태양계의 7번째 행성이다. 대기 중 메탄 성분으로 인해 청록빛을 띤 채 희미한 얼음 고리를 품고 있다. 이런 특징을 살려 화려한 네온과 24개의 모니터로 만들었다. 많은 영상이 들어가다 보니 다채롭고 찬란하다. 우주의 찰나와 영원을 담아 그린 시적 초상화다.
전지적 시점, '오감 동시 만족'

▲ 백남준 I '모음곡(212)' 중 '뉴욕 판매' 1995
김형순
백남준은 동서문화의 교류를 위한 통로를 지구촌 전역에 소개했다. 사회적, 예술적, 미학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뉴욕 WNET 방송국에서 제작한 '뉴욕 판매'에도 동서의 다양한 삶을 유쾌하게 조망했다. '모음곡 212'는 그중 하나로, 212는 뉴욕지역 (앞) 전화번호다.
1975년 작으로 그해는 유례없이 콜레라, 인플루엔자, 천연두, 유행성 뇌막염, 말라리아, 결핵 등이 유행했다. 당시 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식을 줬다. 국제적인 뉴욕시의 다문화성과 빠른 편집과 유쾌한 전자 음악 콜라주 방식으로 조합했다. 마치 뮤직비디오 같다.
백남준의 휘황찬란한 '감각적 전자화면'이 처음 나왔을 땐 낯설었지만 지금은 익숙하다. 전자적 신호에 따라 변화무쌍한 화면도 흥미롭다. 백남준은 이런 자극이 인간의 뇌 신경에 인간의 상상력을 높여주고, 오감이 동시에 작동하는 감성 시대에 활력을 준다고 봤다. 이밖에도 프랑스 백남준 전문가 '장 폴 파르지에' 연출작인 '남준, 한 번 더'가 이번 전시 제목인데 이도 감상할 수 있다.
나의 실험TV는 '물리적 음악'!

▲ 백남준 I 인터뷰 영상. 백남준아트센터 소장품
김형순
백남준은 예술에서 변화와 재미를 매우 중시했다. "나의 실험 TV는 (…) 단지 물리적 음악일 뿐이다"라고 했다. 예술은 즐거운 음악이라는 것, 그리고 고체가 액체를 넘어 기체가 되는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TV 촛불'도 선보였다. 우리에게 만지지도 보지도 못한 시간을 감지하게 한다.
그러면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는 시공간이 뭔가를 물어왔다. 백남준도 예외가 아니다. 16세기 유학자 '서경덕'은 이 질문을 하다가 시공간을 대변하는 '태허(太虛)'라는 개념도 찾아냈다. 백남준 생각에 인간이 20세기에는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났지만, 시간의 굴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 했다고 봤다. 여기서 벗어나는 길을 모색하다 비디오아트를 창안한 것이다.
"모든 과거가 자신의 주머니 안에 있다"라는 백남준 말처럼 과거 시간을 언제든 불러낼 수 있는 게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과거의 시간'을 현재화하고 그걸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면 우리도 미래 비전을 꺼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드백'이 바로 그런 연결 고리인 셈이다. 또 영상 녹화도 '플라스틱 기억'이라고 칭하며 기억과 망각을 통제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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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 현대미술을 대중과 다양하게 접촉시키려는 매치메이커.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나 뉴스 취재. 최근에는 백남준 작품세계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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