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처벌이 안 되나요?'... 스토킹 범죄 증가, 구속률은 3%대

2023년 1월~7월까지 검거 피의자 6481명... 구속자 수는 210명

등록 2025.05.02 10:34수정 2025.05.02 10:34
0
원고료로 응원
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후 신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스토킹한 혐의로 구속되는 가해자는 대폭 감소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약 21개월 동안 112에 접수된 스토킹 관련 신고는 하루 평균 약 86건이었다. 하지만 스토킹 피의자 중 구속된 인원의 구속률은 3.2%에 불과했다.

 스토킹 신고건수(출처:경찰청)
스토킹 신고건수(출처:경찰청) 전서연

스토킹처벌법은 타인의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녀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금지한다.

경찰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112신고시스템 내 '스토킹'코드 신설 이후, 스토킹 신고건수는 2019년 5468건, 2020년 4515건, 2021년 1만 4509건, 2022년 2만 9565건, 2023년 3만 1824건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신고건수는 8만 588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젠더 기반 폭력으로서 친밀 관계 폭력의 개념화와 대응 방안 모색'에서 분석된 스토킹 범죄 신고는 2021년 대비 2022년에 대략 100%가 늘었고, 2020년과 비교하면 2022년에 550%나 늘었다. 스토킹 범죄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스토킹 피해 구속률 감소 추이 (출처:경찰청)
스토킹 피해 구속률 감소 추이 (출처:경찰청) 전서연

그러나 범죄 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 비율은 저조하다. 스토킹 처벌법이 처음 시행된 2021년의 구속률은 7%였지만 2022년은 3.3%, 2023년은 3.2%로 절반 넘게 수치가 하락했다.

경찰청에서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잠정조치 신청 건수(2, 3, 4호)는 2021년 1059건, 2022년은 7441건으로 약 7배 늘어났다. 특히 피의자와 피해자를 완전히 분리할 수 있는 잠정조치 4호의 기각율은 52.6%에 달한다. 스토킹 범죄가 반복성, 지속성의 우려가 있을 때 신청하는 긴급응급조치의 집행 신청 건수는 2021년 1만 4509건, 2022년 2 만 9565건이지만, 집행 된 건수는 2021년 942건, 2022년 3403건으로 집행률은 11.5%로 나타났다.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이 존재하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구속 등 실질적인 제재는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반복되는 위협 속에서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 A씨(여, 21) 역시 지난해 남자친구 B씨(22)와 이별한 뒤 지속적인 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에도 시간 상관없이 20~30통 이상의 전화는 기본이며 집 앞 방문, 소셜미디어 감시까지 이어졌고, 모든 연락을 차단하자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연락을 시도하기도 했다.

A씨는 반복되는 불안감에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두 번 이상 신고를 했어야만 스토킹으로 신고가 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후 A씨는 "나는 분명 스토킹을 당했다고 생각하는데 가해자가 아무런 구속을 받지 못한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라며 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재 스토킹 처벌법 어디에도 신고 횟수로 지속성 및 반복성을 판단한다는 내용은 없지만, 경찰은 '세 번째 신고부터 스토킹 혐의로 신고 가능'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절차를 안내한 것으로 확인된다.


단순한 '사적인 갈등'으로 치부되던 스토킹은 명백한 범죄다. 더 이상 피해자가 고통받지 않도록, 구속률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법적 조치와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스토킹 #범죄 #경찰 #신고 #처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고속도로 휴게소 '가득 주유' 결제 피해, 해결 못하는 진짜 이유 고속도로 휴게소 '가득 주유' 결제 피해, 해결 못하는 진짜 이유
  2. 2 윤석열, '부정선거 영화' 관람... 이영돈 "이번 대선도 조작 확신, 불복운동" 윤석열, '부정선거 영화' 관람... 이영돈 "이번 대선도 조작 확신, 불복운동"
  3. 3 백만명이 넘게 본 '우글우글 황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백만명이 넘게 본 '우글우글 황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4. 4 충청 이기면 대통령 보인다...이재명 우세 흐름, 부동층 '주목' 충청 이기면 대통령 보인다...이재명 우세 흐름, 부동층 '주목'
  5. 5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 "50대 이상 남성, 성직자 빼고 다 룸살롱 가"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 "50대 이상 남성, 성직자 빼고 다 룸살롱 가"
연도별 콘텐츠 보기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