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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제비갈매기와 물새들이 돌아왔지만...

물떼새 산란장이 된 낙동강 감천 합수부... 보로 인해 수위 높아지며 산란장 기능 할 모래톱 적어져

등록 2025.05.02 12:29수정 2025.05.0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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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감천 합수부를 찾은 쇠제비갈매기 부부. 멸종위기종으로 환경부가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새다.
낙동강 감천 합수부를 찾은 쇠제비갈매기 부부. 멸종위기종으로 환경부가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새다. 정수근

5월 첫날, 설레는 마음으로 낙동강 감천 합수부를 찾았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곳에선 새로운 생명들이 잉태되는 생명 축제의 현장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물새들 산란 축제가 그것이다.

이 시기 감천 합수부 모래톱은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의 산란장이 된다. 곳곳에서 녀석들이 만들어둔 산란장(알집)과 그 안에 들어앉은 앙증맞고 아름다운 물새알들을 목격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쇠제비갈매기 한 쌍도 산란을 준비하고 있는 듯 분주히 감천 합수부 하늘을 날고 있었다. 특유의 청아한 울음소리로 감천 합수부 삼각주를 가득 채우면서 말이다.

 고음의 청아한 울음을 울면서 쇠제비갈매기가 낙동강 감천 합수부 하늘을 날고 있다.
고음의 청아한 울음을 울면서 쇠제비갈매기가 낙동강 감천 합수부 하늘을 날고 있다. 정수근

 강 건너편 모래톱 위를 4륜구동차가 들어가 달리고 있다. 그 모래톱은 물새들 산란장이다.
강 건너편 모래톱 위를 4륜구동차가 들어가 달리고 있다. 그 모래톱은 물새들 산란장이다. 정수근

그런데 이곳 감천 합수부의 풍경이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한쪽에선 '낙동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이란 공사를 진행중이었고, 강 건너에선 제물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4륜구동 차량을 타고 들어와 모래톱을 차바퀴로 뭉개고 있었다.

차량이 지나간 그 모래톱에 물새들의 알집이 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실제로 지난 4월 23일 필자는 그곳에서 꼬마물떼새 알둥지를 발견하기도 했다. '생태 무지 사회'의 일단을 목격한 것 같아 씁쓸했다. 관리 당국이 환경을 생각한다면, 차량 진입 금지 등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4월 23일 자동차가 지나간 모래톱에서 목격한 꼬마물떼새 둥지. 모래톱을 지나간 자동차 바퀴에 깔렸을 수 있다.
지난 4월 23일 자동차가 지나간 모래톱에서 목격한 꼬마물떼새 둥지. 모래톱을 지나간 자동차 바퀴에 깔렸을 수 있다. 정수근

 수시로 드나들었는지 모래톱에 차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수시로 드나들었는지 모래톱에 차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정수근

일행과 함께 큰 소리와 몸짓으로 그곳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으나 거리가 멀어 들리지 않는지, 아니면 무시하는 것인지 그들은 한참을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가슴장화 등을 챙겨 입고 낚싯대를 든 채로 제물낚시를 하러 강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일행은 그들의 몰(沒) 생태적 행위에 혀를 차고는 감천 합수부 삼각주의 더 아래로 들어갔다. 그런데 설상가상 이곳 20㎞ 아래 칠곡보에서 강물을 철저히 담수하는지 이곳의 수위가 올라 대부분의 모래톱이 강물에 잠겨 있었다.


때문에 드러난 모래톱의 면적이 턱없이 작았다. 모래톱이 작다는 것은 물새들이 산란장(알집)을 만들 장소가 협소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곳을 찾은 물새들이 상당히 난감한 상황을 맞게 된 것으로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까지 산란에 성공한 알집은 겨우 두 곳만 목격되었다.

 작게 남은 모래톱에서 유일하게 목격한 꼬마물떼새 알집
작게 남은 모래톱에서 유일하게 목격한 꼬마물떼새 알집 정수근

 지난해엔 이 넓은 모래톱에서 20곳 이상의 알집을 목격했다.
지난해엔 이 넓은 모래톱에서 20곳 이상의 알집을 목격했다. 정수근

지난해 이맘때 이곳에서 20곳 이상의 알집을 목격한 것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작년엔 알집이 너무 많아 걸음을 내딛기가 어려울 정도였는데, 올해는 겨우 이곳에서 한 곳 저 상류에서 한 곳 등 단 두 곳만 목격됐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 바란다

칠곡보를 관리하는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 연락을 해서 칠곡보의 수위를 조금이라도 낮춰줄 것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이런 정도는 매뉴얼화 되어 있어야 했다. 이곳 감천 합수부에 찾아오는 귀한 손님들이 누군지 안다면 말이다. 매년 늦가을이면 이곳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와 흑두루미 무리가 찾아왔다. 이곳에 드러난 넓은 모래톱이 그들의 쉼터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또 봄이 되면 이렇게 물새들이 찾아와 집단 산란을 한다. 봄과 늦가을에 이곳을 찾는 계절의 진객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 시기에 맞춰 칠곡보 수위를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인데 그렇지 않은 듯해서 안타까웠다.

 드넓게 펼쳐져 있어야 할 모래톱이 강물에 모두 잠겼다.
드넓게 펼쳐져 있어야 할 모래톱이 강물에 모두 잠겼다. 정수근

 이날 함께한 생태해설사 선생님들이 조금만 남은 모래톱에서 물새알집을 찾고 있다 .
이날 함께한 생태해설사 선생님들이 조금만 남은 모래톱에서 물새알집을 찾고 있다 . 정수근

한쪽에선(구미시) 그 모래톱을 조금 더 늘려보자고 둔치를 깎아 모래톱을 넓히는 '낙동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칠곡보 수위를 올려서 그나마 있던 모래톱도 강물에 잠기게 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보여 답답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애초에 보가 없었다면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자연이 알아서 잘 해오고 있었는데, 인간이 보를 만들어 강물을 가득 채움으로써 오래된 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칠곡보 수문이라도 활짝 연다면, 구미시는 집 나간 흑두루미를 불러오기 위해서 굳이 모래톱을 넓히는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여름이면 녹조 창궐의 주원인이 되고, 강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의 삶의 터전을 수장시키는 원인인 저 보를 언제까지 놔두고 볼 것이냐" 하는 의문이 절로 드는 시절이다. 보 수문 완전 개방, 그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 어렵다면 적어도 이들 귀한 손님들이 찾아올 시기만이라도 수위를 조절해 그들이 이곳에서 안전하게 나고 자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행정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우와, 물새 둥지 처음 봐요.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가요? 모래 자갈과 정말 구분도 안 되게 어쩜 저런 색깔일까요? 신기해요. 자연을 알면 알수록 신비로움이 가득 들어있는 거 같아요. 정말이지 너무 예뻐요. 이들이 이곳에서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해야겠어요."

이날 함께 동행한 생태해설사 전인정씨의 말이다. 낙동강을 관리하는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24년 5월 목격한 쇠제비갈매기 알집. 이곳을 찾은 쇠제비갈매기가 산란에 성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칠곡보의 수위를 낮춰야 한다.
24년 5월 목격한 쇠제비갈매기 알집. 이곳을 찾은 쇠제비갈매기가 산란에 성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칠곡보의 수위를 낮춰야 한다. 정수근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6년 동안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지난해 10월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다.
#낙동강 #감천 #쇠제비갈매기 #칠곡보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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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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