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가 제일 바쁜 시기, 육군 보병 1사단(1사단)이 내진보강공사를 이유로 민간인통제구역 농지 차량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1사단은 파주 민간인통제구역 출입 검문소 세 곳 중 한 곳인 전진대교에 대한 차량과 농기계 출입을 4월 22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과의 소통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관련 기사 : "모내기철인데..." 철책선 넘나드는 임진강변 농민들이 뿔난 이유).
노동절인 5월 1일, 파주 접경지역에 아침부터 장맛비 같은 폭우가 쏟아졌지만 농민들이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다. 기자회견에 앞서,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오늘 기자회견은 합니다'는 문자가 왔다. 파주 농민들은 대중교통도 없는 전진대교까지 폭우를 뚫고 모였다. '육군 보병1사단 전진대교 강압통제 항의기자회견'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금촌, 운정, 교하 등 파주도시지역에서 정의당 등 작은 진보정당 당원들과 시민사회단체 2030 회원들도 농민들 옆에서 함께 비를 맞았다.
파주시농업경영인연합회 김용덕 회장과 파주시 쌀전업농연합회 서대범 사무국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출입통제 기간인 4월22일~6월30일은 파주의 모든 농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콩을 심는 시기입니다. 파주 농민들의 1년 수입이 이때 결정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한 군 관계자가 '전진교는 국방부 재산이며 그동안 농민들의 편리를 제공하기 위해 1사단에서 농민들에게 선의를 베푼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평생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85세 전환식 파주농민회 공동대표는 분노하여 절규하듯 말했다.
"군인들 월급 타서 다리 놨답니까? 우리 피 같은 세금으로 한 거 아닙니까. 우리 농사꾼들은 일 년내 휴일 한번 없이 해 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일해서 세금 내고 쌀 농사 짓고 있는데 이런 갑질을 하고 있습니다."
전환식 공동대표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될 사람들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갉아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평에 살면서 민북지역인 동파리에 있는 밭까지 전진교를 오가며 농사짓는 김용구 파주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은 트랙터를 몰고 와 마이크를 잡았다.
"전진교를 통제하면서 민북농민들은 리비교와 통일대교로 돌아다녀야 합니다. 저도 동파리에 한 5천평 밭이 있습니다. 시간상으로 20분 이상 더 걸립니다. 돈으로 따지면 4~5만 원 이상 더 드는 겁니다. 안전진단도 농번기가 아닌 농한기 때 해야 되는 겁니다. 농번기 때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 농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농사는 농민들의 생존권이고 행복권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군은 지킬 의무가 있다고 했다. 농민들은 또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농토를 두고 있는 농민들이 70년 동안 침해당한 재산권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1사단과 국방부에 질문했다.
파주농민회 등 농민단체들은 1사단의 답변을 기다려 보겠다고 밝혔다. 1사단이 만일 전진교 통제를 적절한 시기로 늦추지 않으면 농민들이 입은 피해를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손해배상 청구 등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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