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월 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금강, 영산강 모니터링 자료
물관리위원회
기온은 계속 치솟았지만, 강물이 흐르자 생태계도 좋아졌다. 환경부가 2018년 발표한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및 향후계획'에 따르면, 1년간 수질·수생태계 등 11개 분야를 모니터링한 결과, 물 흐름이 회복되어 조류 농도가 감소하고 모래톱이 회복되면서 동식물 서식환경도 개선됐다.
결국, 국가물관리위원회도 2021년 1월 18일, "완전 개방 보를 중심으로 물흐름 개선, 녹조 감소, 멸종위기 야생생물 재출현, 수생태 건강성 향상 등 자연성 회복을 확인했다"는 모니터링 자료를 공개하면서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 해체,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승촌보 상시 개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같은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은 민간 전문가 43명의 검토와 외부전문가 합동회의, 수계별 연구진 회의 등 3년 6개월에 걸친 다각적인 분석과 평가의 결과였다. 당시에도 보수 정치권은 "멀쩡한 보를 왜 해체하느냐"고 반발을 했지만 보를 존치하는 것보다 보를 해체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과학적인 평가에 따른 결정이었다.
가령, 세종보 해체 비용은 114억 원(114.67)이다. 해체에 따른 물이용 대책 비용은 86억 원(86.08), 보의 경제성 수명인 2023년부터 2062년까지 40년간 소수력 발전을 운영할 수 없어 발생하는 손실 비용은 131억 원이다. 하지만 수질과 수생태 개선비용으로 867억 원의 이득이 생기고, 유지관리비 83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결국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세종보 해체시 B/C 값은 2.92으로 100원을 투입하면 292원의 이윤이 발생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과 그간에 축적된 과학적 데이터들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휴지 조각이 됐다. 단, 15일만의 결정이었다. 2022년 7월 20일, 감사원이 4대강사업 감사 결과를 내놓자, 그날 환경부는 보 처리방안 재심의를 2기 국가물관리위원회에 건의했고, 위원회는 그해 8월 4일, 보 처리방안의 취소를 의결했다.

▲ 세종보 재가동을 앞두고 세종시가 세종보 주변 퇴적지의 준설과 수목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병기
그 뒤, 환경부는 4대강 16개 보 중 6년 동안 유일하게 열려있는 세종보의 수문을 닫으려고 2017년 11월부터 30여억 원을 들여 공사에 착수했고, 2024년 5월부터 담수하겠다고 공표했다. 세종시는 보 가동을 위한 수목제거작업에 2억 5000만 원을 투입했다. 총 보수비용은 보 해체 추정비용의 30%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세종보 재가동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보철거시민행동)의 천막농성 때문이다. 환경부가 담수를 계획했던 5월 1일을 이틀 앞둔 4월 29일, 보철거시민행동은 세종보 상류 500m 지점의 하천부지, 보에 물을 채우면 수몰될 곳에서 천막을 치고 1년 동안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곳은 망자가 된 김씨의 마리나 선착장에서 50여m 떨어진 곳이다. 세종시는 수차례 계고장을 발송해 농성장을 강제퇴거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1년 넘게 환경단체들은 버티고 있다. 4대강 16개 보 중 지금껏 유일하게 열려있는 세종보는 죽은 강과 산 강을 증언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세종보 농성장] 강물은 길을 잃지 않는다... "멈추면 죽어요"

▲ 세종보 천막농성 1년 투쟁문화제에 참가한 환경운동가들이 세종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병기

▲ 세종보 천막농성 200일 문화제 때 찍은 기념사진
이경호
지금껏 이곳을 다녀간 이는 연인원으로 1만5000명이 넘는다. 전국 환경운동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이 격려 방문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 등 정치인들이 이곳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했고, 4대 종단 종교인들이 위령제와 기도회, 미사 등을 이곳에서 진행했다.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은 "세종보는 4대강에 있는 16개 보 중의 하나가 아니라 장기간 개방을 하면 다시 이처럼 강이 살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보인데 이곳이 닫힌다면 4대강이 살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물밑으로 잠기는 것"이라면서 "이곳은 우리나라 물 정책 정상화의 교두보이자 최전선"이라고 강조했다.
농성장 앞 대형 현수막에는 서예가 김성장씨가 쓴 붓글씨가 적혀있다.
"강물은 길을 잃지 않는다, 낮게 낮게 바닥을 기어서 바다로 흐른다"
고 김영준씨도 사망하기 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물은 흘러야 합니다. 멈추면 죽어요. 그게 강입니다."
망자의 부고장을 받아든 순간, 그가 나에게 한 이 말이 유언처럼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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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름 돋는 유언... "강은 멈추면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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