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한덕수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약 중 하나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한 '통상 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한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첫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다. 경제부총리, 국무총리에 이어 주미대사를 지내며 수많은 통상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2+2 고위급회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 후보가 스스로 말한 것처럼 "이 일을 가장 오래 해온 사람"은 맞지만, "가장 잘할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한덕수는 이면합의의 달인"이라며, 과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의 비공식적 이면협상 전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78분 만에 끝난 '2+2 한미 통상 협의'에서 미국 측 입장을 상당수 들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뒤, 공식 발표된 '7월 패키지 합의'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국내용 발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의원은 한덕수 후보가 본인을 위해 미국과 기업의 이익을 대변해 온 점, 그리고 실제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불리한 조건을 수용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면합의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실제 한덕수 후보는 2012년 한미 FTA 협상 당시 주미대사로 재직하면서 '의약품 약값 상한제(상한금액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해달라는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미국 측과 의견을 조율했던 전례가 있다. 하지만 한 후보의 이러한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한 보건복지부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 한국의 건강보험 약가 체계가 무너진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 결과적으로 한 후보는 이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미국 측의 요구를 수용하자고 건의했다가 오히려 사임을 권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한덕수 후보의 '친미적'이고 '기회주의적'인 행보의 대표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특히 미국 기업의 이해를 과도하게 대변하려 했다는 비판과 함께, 공직자로서 자질과 국가 이익 수호 의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지난 2000년 한덕수 후보가 지휘한 한중 마늘 협상은 한국 통상외교사에서 두고두고 '실패한 협상'으로 회자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7월 19일 마늘 협상 당시 외교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한덕수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문책 경질했다. 2000년 한중 마늘 협상 당시 '2003년부터 중국산 마늘 수입을 완전 자유화한다'는 이면합의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지 않은 데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당시 한중 마늘 협상으로 정부가 떠안은 손실은 2001년부터 3년 동안 129억 원에 달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한덕수 후보를 향해 "'통상 전문가'라는 타이틀은 이런 이면합의 잔기술을 통해 쌓아 올린 허상인가"라며 "현재 국운이 걸린 한미 통상 협상에서 또 이면합의를 하고 은폐할 요량인가"라고 지적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은 "한덕수는 이미 실패한 협상가다. 그에게 더 큰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후보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가장 잘할 사람"이라고 내세우려면 지난 시절 그에게 점철된 '실패한 협상가', '이면합의의 달인' 등의 오명부터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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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 저서 <이재명과 기본소득>(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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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공직 50년' 살펴보니, 전관예우 끝판왕? 실패한 협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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