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광용 거제시장이 6일 시장실에서 지역상생발전기금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거제시
- 기업과 시민 모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운영 방안은 어떻게 설계할 계획인가요?
"저는 기금의 조성과 집행에 있어 민관 공동 참여 구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거제시와 양대 조선사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그리고 원청·하청 노동자 대표기구, 시민사회노동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기금의 성격과 목적, 규모, 사용처, 운영 방식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 논의를 통해 법인이나 단체 형태의 운영 주체를 새롭게 결성하고, 기금의 조성, 운영, 관리, 집행 방식까지 함께 결정하는 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기금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천 과제들을 도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시민사회와 노동자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감시와 피드백 시스템을 갖춰야 기금 운영의 책임성과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금이 지역에 어떤 효과를 줄 수 있나요?
"기금은 노동자의 처우 개선뿐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입니다. 단순히 돈을 모아 쓰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노동자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구조적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청노동자의 임금 체불을 방지하고, 최소한의 생활임금 보장에 대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기금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사업, 지역 내 사회적 경제 활성화, 청년과 지역 인재 양성 프로그램, 산재 예방 및 노동 안전 교육 등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기금이 거제라는 지역 안에서 발생한 이익이 지역 안에서 선순환되도록 만드는 구조라는 겁니다. 조선업 호황의 과실이 단지 기업의 수익으로만 귀결되는 게 아니라, 그 과실을 함께 만들어낸 노동자와 시민들에게도 돌아가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기금이 잘 운영된다면, 지역 소멸 위기와 청년 인구 유출, 골목경제의 붕괴, 노동자 삶의 불안정 같은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단기적 복지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 공동체 기반을 만드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기금이 주주와 노동자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은요?
"일부에서는 '이 기금이 원청 노동자들의 몫을 줄이는 것 아니냐', 즉 노동자 복지나 임금 상승분이 기금으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이 기금은 그런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상생기금은 원청과 하청, 기업과 지역이 함께 사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재정 플랫폼이지, 누군가의 몫을 덜어 다른 누군가에게 주자는 개념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기금이 제대로 작동하면, 하청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내국인 채용 확대, 지역 인프라 정비를 통해 전체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원청 노동자들의 일자리 안정성과 직무환경 역시 개선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로 봅니다. 기업이 지역과 신뢰를 쌓고,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주주에게도 더 큰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시적인 비용 지출처럼 보일 수 있으나, 지역사회와 갈등 없는 협력 구조, 인력 수급 안정, 사회적 평판 상승 등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높이는 요소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기금은 기업만 부담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제시도 500억 원을 함께 출연해,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상생 모델입니다. 즉, 기업이 모든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아니기에, 주주나 원청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손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인력 수급이 원활해지면, 기업의 안정적 운영은 물론, 원청 노동자의 고용 유지와 복지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기금은 단기적인 비용이 아니라, 지역과 기업 모두를 위한 중장기 전략적 투자입니다."

▲ 변광용 거제시장이 6일 시장실에서 지역상생발전기금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거제시
- 중앙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을까요?
"상생기금 논의는 단지 거제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역경제의 구조적 불균형, 노동자 처우의 양극화, 산업재해 문제, 외국인노동자 의존도 증가 같은 이슈는 전국의 산업도시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정부 역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상생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면,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유인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금을 출연한 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거나 정부 공모사업 가점을 제공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고, 고용노동부나 산업통상자원부가 나서 기금 모델을 제도화·표준화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중앙정부는 예산 지원을 넘어 지역 상생 노력을 촉진하고 제도화하는 주체로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시민과 기업,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상생기금은 단순히 돈을 걷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거제가 처한 '호황 속 불황'이라는 구조적 모순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지역경제는 기업만 잘된다고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시민의 노력만으로 바뀌지도 않습니다. 함께 책임지고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동안 거제시는 조선산업을 위해 인프라, 인력, 공공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해 왔습니다. 이제는 이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기금이 단기적 복지 수당이 아니라, 거제의 미래를 위한 공동 투자이자 세대 간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청 노동자, 청년, 소상공인,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한 튼튼한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정부도 이 같은 지역 주도의 상생 모델이 한 도시의 실험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화와 정책적 지원에 적극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거제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 기회를 잡아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갈등을 반복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시점입니다. 저는 시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손을 맞잡고 지속 가능한 변화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변광용 거제시장 "조선업 호황 속 지역은 불황, 상생기금은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