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물관리위원회가 2021년 1월 세종보 해체 등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발표한 모니터링 자료
국가물관리위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21년 1월 세종보 해체 등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2017년 6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보 개방 효과 모니터링 자료를 내놓았다. 주요 골자는 물의 체류시간이 최대 88% 감소했고, 유속이 최대 813% 증가했으며, 모래톱이 축구장 161배인 1154㎢, 수변공간이 축구장 628배인 4482㎢ 증가했다는 내용이었다.
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보를 활용하겠다고 주장했지만, 보에 물을 채우면 자연의 콩팥 역할을 해 온 습지가 물에 잠기게 된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우포늪(2.62km2)의 퇴적토(6m 깊이)에 약 11만 6천톤의 탄소가 저장된 사실을 확인했다. 우포늪은 매년 약 190톤의 탄소를 저장하는 거대한 탄소탱크였다.
따라서 보는 홍수와 가뭄 예방에도 무용지물이고, 습지를 잠식시켜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시설물인 셈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4대강 보를 가동해 습지를 계속 잠식시키는 한편, 4대강 본류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천들에 대한 대대적인 준설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여기에도 '기후위기 대응용'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하지만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같은 이유 때문에 "미국만 해도 해마다 50여 개의 댐을 해체하고 있고, 지금까지 1200여 개의 댐을 폭파했다, EU는 댐 추가 건설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만들었고 강변에 인공적인 공사를 하거나 준설을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깨끗한 물법(Clean Water Act)으로 하천 준설과 매립, 댐 건설 등의 토목공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은 "습지에 서식하는 식물들은 탄소를 포집을 해서 가두고 있는 역할을 하고, 오랜 기간 누적돼 쌓이면서 이탄습지 안에 탄소들이 포집이 된 상태로 남아있다"면서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습지가 보존하고 있는 셈인데, 만약 습지를 파헤치거나 식물들이 사라지면 포집돼서 가두어져 있는 탄소들을 공기 중으로 끄집어내는 것과 같기에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을 당했지만, '윤석열 환경부'는 여전히 세종보 재가동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이를 강행한다면 다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매년 녹조가 창궐하며 큰빗이끼벌레도 다시 출몰할 것이다. 그 뒤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만연할 것이다. 가뭄에 쓸모없는 보는 홍수를 유발하고, 습지를 파괴할 것이다.
수문이 활짝 열리기 전인 7년 전, 세종보에서 목격했던 강의 죽음은 기후 재난을 알리려는 강의 엄중한 경고이기도 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갈수록 더워지는 기후위기의 시대, '조용한 살인자' 청산가리 6600배의 녹색 박테리아가 창궐했던 강의 무시무시한 역습. 더 이상 정치가 과학을 죽여서는 안된다.
[천막농성 1년 기획 기사]
1편 : "금모래빛 강변..." 이재명 후보의 이 말 기억한다 https://omn.kr/2dakk
2편 : 그의 소름 돋는 유언... "강은 멈추면 죽어요" https://omn.kr/2d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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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점령한 '조용한 살인자'...정치가 과학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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