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월 5일,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체포, 구속’을 촉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 도로에서 밤샘 농성을 한 노동자, 시민들이 체온유지를 위해 은박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다.
권우성
지난 5월 2일 만난 이한솔 운영위원장은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에서 말하고자 바는 "청년 담론이 왜곡되지 않기 위해 청년 세대 내 불평등과 세대 간 불평등을 함께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대남', '이대녀'나 'MZ세대'처럼 개인주의적 맥락은 청년 담론을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단순화시킨다"며 "그런 납작한 틀을 넘어서서 불평등의 관점에서 청년 이슈를 봐야 청년에게 진짜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운영위원장은 청년 일자리 불평등을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설명했다. 그는 "하나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의 불평등, 다른 하나는 실제 일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격차"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일하는 청년들 사이의 격차를 과거처럼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이분법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지금 청년 세대는 그런 이분법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라며 "비정규직 문제는 물론, 노동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는 프리랜서 문제까지 함께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청년들 중에는 프리랜서 등과 같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노동자가 많습니다. 불평등이 다층적으로 존재한다는 인식이 먼저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좋은 일자리'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일하는 누구나 사회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정규직을 위한 안전망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프리랜서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프리랜서는 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으며, 계약이 용역 형태로 이뤄질 경우 사실상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하기 나름'의 구조에 처하게 됩니다.
둘째,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적용이 제외되는 조항이 많아, 이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합니다."
그가 청년 분야에서 일하게 된 이유

▲ 2025년 2월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이화인’ 주최 탄핵반대 시국선언이 열린 가운데, ‘이화여대 긴급행동을 준비하는 재학생 졸업생’들이 쿠데타 옹호를 규탄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권우성

▲ 2025년 2월 28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한국외대 학생들과 극우유튜버, 윤석열 지지자들이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가운데, ‘내란 옹호세력 세력 외대에서 꺼져라’ ‘표현의 자유 말살하는 쿠데타 옹호를 위한 자유는 없다’ 등의 피켓을 든 학생 및 동문들이 규탄 맞불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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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정치권은 '좋은 일자리'를 위해 움직이고 있을까. 이 운영위원장은 "평가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청년 관련 시민단체에서 아무리 팔로업(추적 관찰)을 해도, 주 52시간 근무제 외에는 실질적인 청년 노동 정책이 없습니다. 사실상 청년 정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청년'이라는 포괄적 틀로 인해 이름만 붙여도 청년 정책인 것처럼 표현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동시에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그는 "예컨대 지방 군수가 건물을 하나 지으면서 '청년 공간'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그걸로 청년 정책이 된 셈이다"며 "실질적 내용 없이 청년이라는 말만 모호하게 쓰이는 구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청년'이라는 단어는 그의 삶을 바꿔놓은 말이기도 했다. 2016년 군 복무 중이던 그는 형인 고(故) 이한빛 PD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고 했다.
그는 "형의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사회적 죽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방송업계 종사자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할 조직이 없었다"며 "우리는 언론노조 대신 청년유니온에 도움을 요청했다. 청년 문제로 접근했을 때 시민들의 공감도 더 넓어진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 2025년 3월 1일, ‘내란 종식 만세! 윤석열 파면! 3.1절 대학생 퍼포먼스’가 서울 광화문앞에서 평화나비네트워크,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주관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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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3월 11일, 윤석열 퇴진을 만드는 홍익대학생 모임 학생들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에서 ‘구속취소 항고포기 사법부와 검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 학생들이 각자 준비한 대자보를 학내에 붙이기 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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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운영위원장은 그 이후 청년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제 인생의 경로가 바뀐 계기였습니다. 청년유니온의 도움을 받았고 다행히 대응은 잘 이뤄졌습니다. 회사 측의 공식적인 사과와 위로금을 받았고,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설립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이후 도움을 받았던 청년 조직에서 일하기로 결심했고, '청년 나이일 때까지만이라도 이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내년이면 청년기본법상 연령을 넘기게 되기 때문에, 올해까지 활동할 계획이긴 합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를 맡고 있는 그는 "과거에는 방송 종사자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막막했다면, 지금은 '한빛센터에 가면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고(故) 이한빛PD의 뜻을 이어 방송 현장의 노동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방송미디어 노동자들을 위한 익명 상담창구 미디어신문고, 휴서울미디어노동자쉼터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운영위원장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처럼 노동 분야별로 대응할 수 있는 시민 단체가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 직장갑질119 등 업종이나 플랫폼별로 특화된 조직이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많습니다. 그런 공백을 신속히 파악하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결국, 일이 생겼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현장의 경험과 사례가 쌓일 수 있고, 이것이 제도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나누겠다는 의지가 있습니까?"

▲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선고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부근에서 광화문앞까지 축하행진을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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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3월 22일,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6차 범시민대행진’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집회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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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가장 논의됐으면 하는 지점을 묻자, 이 운영위원장은 "잘 퇴근하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잘 퇴근한다'는 건 단지 퇴근 시간이 보장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며 "산업재해 없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것까지 포함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은 고용 형태나 계약 관계에서도 취약한 위치에 있고, 특히 프리랜서나 비정규직 청년은 퇴근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지금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고, 지켜진다고 해도 여전히 빡빡한 시간이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노동시간이 줄어들 수 있도록 제도가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핵심은 '숫자 조정'이 아니라, 청년들이 일상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이번 대선 후보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 무엇인지 묻자, 이 운영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광장의 주축이었던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나눌 의지가 있습니까?"
그는 "윤석열 탄핵을 이끈 주체는 결국 시민들이었고, 그중에서도 2030 청년과 여성들이었다"며 "광장에서 형성된 의제를 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넘어 '권한을 나누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다시 정당 주변 인사들끼리 자리만 나눠 갖는 구도가 반복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체계적인 거버넌스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한솔씨 모습.
이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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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한빛 PD 동생이 대선 후보에게 던지는 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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