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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이 취미인 대학생인데요, 억울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잘 이용하면 효율적인 AI ... 아티스트들의 진심까지 대체하긴 어려워

등록 2025.05.10 12:01수정 2025.05.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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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학 1학년인 나는 자유전공학부 학생이고 동시에 힙합 음악을 만드는 것을 취미로 하고 있다. 평소에 가사를 쓰며, 내가 직접 곡을 작곡하거나 프로듀싱한다. 매주 작업실에서 녹음하고 편곡하며 내 손으로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 과정을 밟는다.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일반인도 관심을 기울이고 익히려는 노력을 한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이다.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컴퓨터, 오디오 인터페이스(아날로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장치), 마이크만 있으면 되는데, 녹음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면 컴퓨터만 있어도 된다.


단 몇 초 만에 노래가... 나를 충격에 빠뜨린 AI

Logic Pro 미디 노트를 찍어 직접 작곡하는 장면
▲Logic Pro 미디 노트를 찍어 직접 작곡하는 장면 김지민

내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대략 이러하다.

첫째, 컴퓨터에 DAW(Digital Audio Workstation)를 다운로드 받는다. DAW란 음악을 작곡, 녹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DAW에는 FL Studio, Logic, Studio One 등 다양한 DAW가 있는데 이 중 무료 버전을 지원하는 것도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DAW를 고른다.

둘째, DAW를 통해 작곡을 하면 되는데, 이때 직접 악기를 연주해 녹음할 수도 있고, 마우스를 이용해 미디 노트, 즉 각 음들을 직접 찍어서 작곡할수도 있다.

셋째,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마이크를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해 마이크의 신호를 컴퓨터가 입력 받을 수 있게 한 다음, DAW에 녹음버튼을 눌러 목소리를 녹음하면 된다.


이렇게 일반인들도 음악 프로듀싱에 쉽게 접근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아무나 말로만 음악을 단 몇 초 만에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나를 큰 충격으로 내몰았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생성형 AI 음악 플랫폼으로는 Suno, Udio, MusicGen, 그리고 Riffusion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프롬프트(prompt)'라 불리는 텍스트 기반 입력을 통해 음악을 생성한다. 예를 들어 "여름 바닷가에서 들으면 좋은 밝은 K-pop 노래"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시스템은 해당 스타일에 맞는 멜로디, 코드, 리듬, 보컬이 담긴 완곡 형태의 음원을 생성해준다.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1. 사용자는 ChatGPT 같은 언어 AI를 이용해 가사, 프롬프트와 콘셉트를 작성한다.
2. 이를 Suno 등에 입력하면, AI는 텍스트를 음악으로 변환한다.
3. 수 분 안에 생성된 음원을 청취하며 마음에 드는 버전을 선택하거나 수정 요청을 반복한다.

ChatGPT 챗 지피티를 이용해 프롬프트와 가사를 만드는 장면
▲ChatGPT 챗 지피티를 이용해 프롬프트와 가사를 만드는 장면 김지민
Suno Suno에 프롬프트와 가사를 입력해 노래를 만드는 장면
▲Suno Suno에 프롬프트와 가사를 입력해 노래를 만드는 장면 김지민

위 사진은 내가 직접 ChatGPT를 이용해 프롬프트와 가사를 만들고, 그것을 Suno에 그대로 써넣으면 노래가 단 몇 분 만에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처럼 음악은 이제 손으로 연주하거나 DAW 프로그램으로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 말 그대로 "입으로 만드는 음악"이 가능해진 것이다. 음악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도 창작자로 데뷔할 수 있는 시대이자 동시에 기존 뮤지션들은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 시대다.

음악의 감동은 사람에게서 온다

 AI가 많은 발전을 이루어도 아티스트들의 진심까진 대체할 순 없다고 본다.
AI가 많은 발전을 이루어도 아티스트들의 진심까진 대체할 순 없다고 본다. jhjowen on Unsplash

단 몇 초 만에 나보다 더 완성도 높은 음악을 뽑아내는 AI를 보며 처음에는 억울했다. "내가 수년간 배운 것을 이 기계가 단 몇 초 만에 해낸다고?"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AI는 나의 경쟁자가 아니라, 나를 도와주는 새로운 동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령, 갑자기 떠오른 멜로디를 바로 테스트해보거나, 다양한 장르를 실험해볼 때 AI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특히 입시나 과제 때문에 시간에 쫓길 때, 반복 작업을 줄여주는 AI는 분명 효율적이다. 다만, 이 기술을 '남용'하거나 '창작을 대체'하려는 시도는 분명 하지 말아야 한다고 느낀다.

음악은 단순히 잘 짜인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의 진심이 담긴 표현 수단이기 때문이다. AI는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살아온 이야기와 감정까지 완전히 재현할 수는 없다. 음악의 감동은 여전히 기술이 아닌 사람에게서 온다.

AI는 멜로디를 흉내낼 수 있지만, 상실의 아픔, 첫사랑의 설렘, 무대 뒤에서의 떨림 같은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런 감정은 단지 소리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공유되며 울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AI가 만든 음악도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이건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노래가 멜로디, 화성 등 노래만 좋으면 됐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할 때를 생각해보자. '노래만'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 아티스트의 서사, 그 아티스트의 배경, 그들이 담은 이야기가 있어 그 음악이 더 좋다고 느끼지 않나? AI가 많은 발전을 이루어도 아티스트들의 진심까진 대체할 순 없다고 본다.
#음악 #대학생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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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학 생활을 하며 시민기자를 겸하는 시민기자 김지민입니다. 대학생의 입장에서 과학 기술을 바라보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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