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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은 요청·김문수는 거부...경호 준비했다가 발묶인 경호처

형평성 논란에 경호처 "정부·국회 요청시 경호 가능"...이주호 권한대행, 명확한 지침 필요

등록 2025.05.13 16:53수정 2025.05.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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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유세가 열린 13일 오전 경북 구미역 앞에서 한 경호원이 쌍안경을 들고 주변을 살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유세가 열린 13일 오전 경북 구미역 앞에서 한 경호원이 쌍안경을 들고 주변을 살피고 있다. 이희훈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테러 위협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경호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경호처가 후보 경호를 준비했으나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입장 차이로 실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경호처의 경호가 필요하다며 이미 우원식 국회의장을 통해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경호 요청을 했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측은 현재 경찰 경호로 충분하고 경호처의 경호는 필요없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경호처는 대선후보 경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며 각 후보 측에서 모두 요청할 경우 언제든 긴급 대응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민주당, 국회의장 통해 이주호 권한대행에게 경호 요청
국민의힘 김문수 측 관계자 "경호처 요청 왔지만 거부, 경찰로 충분"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미 지난주부터 우원식 국회의장을 통해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에게 경호처가 대선후보 경호에 착수하고 방탄 장비 등 경호에 필요한 설비 제공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경호처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측에서 경호처 경호를 거부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경호처는 특정 후보에게만 경호를 제공할 경우 정치적 잡음이 생길 것을 우려해 다른 후보들도 모두 경호를 요청해야 경호처가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호처는 (대선후보 경호에 나설) 준비가 다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다만 김문수 후보 측이 '나는 필요 없다'라고 나오니까 한쪽만 지원하기가 부담스러워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후보 측도 '경호처의 경호'를 거부한 게 맞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1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호 강화) 발표 이후 경호처에서 (경호 제공과 관련해) 연락이 왔으나 거절했다"라며 "김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사람들과 악수하는 것 등 스킨십을 중요하게 여겨서 (현재 제공되고 있는 경찰의) 경호도 최대한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후보가 의전이나 경호에 대해서는 허례허식 없이 하고 싶어한다"라며 "특히 현재 경찰 경호 인력도 훈련받은 좋은 인력이기 때문에 경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후보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후보들 경찰 전담 경호팀 배치...경호처 "정부·국회 요청 시 대선 후보 경호 가능"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이 열렸다. 이 후보가 방탄복을 착용한 가운데 선거운동복을 입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이 열렸다. 이 후보가 방탄복을 착용한 가운데 선거운동복을 입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현재 주요 대선 후보들은 경찰의 전담 경호를 받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겐 각각 40여 명의 전담 경호팀 경찰이 배치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겐 10여 명이 투입됐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는 요인 경호에 특화된 경호처 투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경호처가 대선 후보 경호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경호처 투입을 둘러싼 법적인 문제도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호처의 경호 대상은 대통령과 그 가족, 대통령 당선인과 그 가족, 대통령 권한대행과 그 배우자 등으로 규정돼 있다. 여기에 경호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도 경호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다만 역대 대선에서 경호처가 대선 후보를 경호한 사례는 없다. 이에 대해 경호처는 "대선후보를 경호한 적은 없지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미 국무장관, 사우디 석유부 장관 등 관계 기관 요청 시 관련 법률에 따라 경호한 사례는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호처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에 대해 정부나 국회의 공식 요청 시 관련 법률(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국가 요인'으로서 경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라며 "경호처는 경호 대상자의 절대 안전을 위해 항시 긴급 대응할 수 있는 경호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호처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우리는 장비도, 요원도, 능력도 다 준비가 돼 있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후보 측에서 오케이만 하면 바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호 대행 결단만 남았다?... "특혜 시비 없애려면 후보에게 선택권 줘야"

다만, 경호처가 우려하는 것은 특정 후보에게만 경호가 제공될 경우 생길 수 있는 정치적 잡음이나 특혜 시비다. 이 때문에 이주호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방침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호처의 경호 제공을 원하는 후보 측이 정부에 요청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줘서 특혜 시비를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테러대응TF 위원을 맡고 있는 박선원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경호처 경호 여부를 각 후보 측이 자율적으로 결정해 요청할 수 있도록 이주호 권한대행이 지시를 할 필요가 있다"라며 "(그렇게 하면) 특정 후보 편향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5대선 #경호처 #이재명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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