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인 송진호 변호사가 1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유성호
- 송진호 변호사 : "(12월 3일) 00시 45분경에 사령관이 이미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철회한다. 그런데 20분이 훨씬 지난 1시 3분을 넘어서 증인은 다시 윤덕규에게 사령관의 지시를 내렸다는 것인데."
- 조성현 대령 : "재판장님 똑같은 것을, 똑같은 것을 이렇게 계속 물어보는 건…"
- 지귀연 부장판사 : "증인 말씀이 일리 있다. 일관된 얘기는 (윤덕규 소령이) '우리 임무가 뭐냐'고 물어보니까 '이런 거'라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설명해줬다는 건데, (변호인 쪽) 신문기법이 있으니까 계속 물어보겠지만, 질문 속에서 자꾸 다르게 설명되니까 증인 입장에선 말할 때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같은 날 김형기 중령(특전사 1특전대대장)은 '문을 부수고서라도, 유리창을 깨서라도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대통령 지시를 상관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증언하면서 "어떻게 (부하들에게) 하라고 할 수 있겠나.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말들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윤갑근 변호사는 "증인은 올바른 판단을 했고, 이상현은 상급자고 장군인데 잘못된 지시를 내렸고, 곽종근도 그런 지시를 내렸다는 건가"고 물었다. 김 중령은 "제가 상급자를 평가할 수 없다"며 휘말리지 않았다.
밀리지 않는 군인들
다시 12일 공판으로 돌아와서, 그래도 오상배 대위는 밀리지 않았다.
- 윤갑근 변호사 : "아까 지휘관 얘기는 단락단락 생각난다고 했는데, 대통령 워딩은 직접 통화한 사람보다도 더 자세하게 기억한다.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 오상배 대위 : "육군 중위(계엄 당시 직급)가 대통령과의 통화를 듣는 것도 아주 이례적이다."
- 윤갑근 변호사 : "그렇게 비약하지 말고.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수시로 전화가 걸려오는 상태에서 상대방 목소리를, 내용을 디테일하게 기억하고, 다 듣는다는 자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 오상배 대위 : "가능하니까 제가 진술을 하는 거다."
오 대위는 "제가 (다른 사람들) 목소리를 기억 못한다고 하는데, 그건 전화했던 사실이 있는데 그걸 기억 못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장교, (김용현) 장관님하고는 제가 목소리를 듣거나 (통화)할 기회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기억하는 것인데,
대통령님과 통화하는 건 그때 처음 들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더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한 번
"현장에서 통화한 상태가 대통령님인지 묻는 것이라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변호인들의 무리수 공격에도 군인들이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형기 중령은 "저희 조직은 철저하게 상명하복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며 "그런데
상급자 명령에 하급자가 복종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는 고유의 임무를 부여했을 때, 그 안에서만 국한된다"고 말했다. 조성현 대령 역시 "군인에게 명령은 되게 중요하다"며 "
반드시 명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가를 방위하는 육군의 사명에 귀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12월 3일 밤의 지시는 그런 명령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비아냥
오상배 대위는 조금 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계엄 당시 국회 상황이 생중계되는 것을 보고 '국회를 마비시키려고 했으면 통신을 끊었을 텐데, 대통령이 계엄할 권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어려운 정국을 타개하려고 했나보다' 정도로 여겼다. 지난해 12월 18일 군 검찰에서 첫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대통령과 사령관의 통화를 전혀 언급하지도 않았다.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웠다"고, 또 "대통령께서 책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12월 19일 윤씨 쪽 석동현 변호사가 '대통령은 체포의 체자도 꺼낸 적 없다'고 말하자 오 대위는 "진실을 밝히는 데에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이튿날 군 검찰에 출석, 대통령이 사령관에게 걸었던 네 번의 전화 통화 내용을 상세히 털어놨다. 오 대위는 법정에서 "(석 변호사의 말에)
일종의 배신감 같은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군인이 아니지만, 군 통수권자로서 지휘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하를 버렸다고 느꼈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한 윤씨 변호인단의 대응은 비아냥이었다. 배진한 변호사는 어이없다는 투로 반문했다.
"그것 때문에 수사하는 데 가서 말할 정도로 막 정의감에 불탔던 건가? 그것 때문에?"
다시 한번 궁금하다. 이런 변론 태도가 통할까?

▲법정 나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세 번재 공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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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막 정의감 불탔나?" 윤석열 변호인단이 젊은 군인을 대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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