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금까지 입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주제라는 뜻입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6년째 입법 공백이 계속되는 상태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밝힌 입장이다. 정부와 국회가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후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신중론을 꺼내 들었다. 관련 후속 입법을 대선 공약에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6년, 이재명 "신중하게 국민 뜻 살펴보고..."
이 후보는 14일 오후 부산시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낙태죄 관련 입법 방향과 후속 입법의 대선 공약 포함 여부를 묻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낙태죄와 같은 문제는"이라고 운을 떼며 "법률이란 사회적 합의인 것인데 그게 쉽게 결정될 수 있는 것이면 헌법재판소 결정 즉시 입법이 이뤄졌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입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주제라는 뜻"이라며 "신중하게 국민들의 뜻을 살펴보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해 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앞서 당내 경선 기간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얘기한 바 있다. 이 후보는 4월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3차 합동연설회가 끝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5년 내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할 생각이 있나'라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논쟁들과 오해들이 있다"라며 "더 많은 대화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대통령 임기 내 차별금지법? 이재명 "사회적 합의 필요" https://omn.kr/2d8is).
이 후보가 지난 12일 발표한 10대 공약에서도 여성·성평등 의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성'이라는 단어는 두 차례 등장했고 '성평등'은 언급조차 없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사회안전망 확대와 관련해 '여성' 소상공인 안전을 강화하고, 일하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고용평등 임금공시제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성별 평등지표를 반영하겠다는 게 전부였다.
진성준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1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10대 공약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공약이 축소·후퇴했다고 하는 건 근거가 없는 평가인 것 같다"라며 "이것은 주요 10대 공약을 추려낸 것이고 모든 분야를 망라한 전체 공약집이 또 발표될 것이다. 그 공약집에는 여성 공약이라고 일컬어질 만한 부분도 별도로 담기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엔 '여성 출산 가산점' 논란도 불거졌다. 이 후보의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 공약에 항의하는 문자 메시지에 김문수 민주당 의원이 "여성은 출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가 비판이 일자 지난 13일 선대위 총괄선거대책본부 유세본부 부본부장직에서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 두 차례 사과문을 게시한 김 의원에 이어 이 후보도 지지자에게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같은 날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라고 공지했다.
여성·성평등 대선 공약 낸 후보 권영국 유일
김문수 '여성희망복무' 이준석 '여가부 폐지'

▲ 2023년 4월 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 주최로 낙태죄 폐지 2주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여성·성평등 공약을 명시적으로 발표한 대선 후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뿐이다. 권 후보는 "저는 페미니스트"라며 "비동의 강간죄와 낙태죄 대체 입법을 추진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안전한 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고, 여성가족부를 성평등부로 강화하고, 20년 내로 고위공직 남녀 동수를 실현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에도 별도의 여성·성평등 공약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10대 공약을 보면 여성 관련 정책은 주로 임신·출산·육아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성'에 대한 언급은 여성희망복무제 도입이 유일하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윤석열이 지난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여성가족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 개편을 첫 공약으로 내놓았다.
한편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국회 후속 입법은 6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헌재는 지난 2019년 4월 11일 형법상 낙태죄 조항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개정 시한(2020년 12월 31일)이 훌쩍 넘도록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여성의 임신중지권은 여전히 법으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2020년 5월∼2024년 5월)에선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반영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임기 종료로 폐기됐다. 이번 22대 국회(2024년 5월~)에선 관련 개정안이 발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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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지지부진 '낙태죄 후속 입법'... 이재명 "사회적 합의 어려운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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