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기념관 계단 밑에 위치한 청소노동자 휴게실 허리를 다 펼 수 없는 휴게실
김수진, 전보경
- 학생들 사이에선 빈 강의실에서라도 쉬셨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이건 가능한가요?
청소노동자 A씨 : 쉬면 요새는 걸려요. 빈 강의실에 있으면 뭐라고 그래. 학교에서도 자꾸 지적하고, 소장은 그거 듣기 싫으니까 강의실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해요. 그래도 지금 많이 나아진 거예요. 예전에는 학생들 입학식, 졸업식 무슨 행사가 있다든가 그러면 미화원들 그냥 들어가서 있으라고 우리 그림자 취급을 했었어.
- 근무시간은 어떤가요?
청소노동자 A씨 : 다른 학교는 대체로 출근 시간이 6시 반에서 7시인데, 우리 학교 근무시간은 오전 6시에서 오후 4시까지예요. 지하철만 하더라도 첫차가 대부분 오전 5시 반 전후에 있어서 통근이 쉽지 않아요. 전철을 타려 해도 안 되니까 어떤 사람들은 아침마다 신랑이 태워다주거나 택시 타고 오지 않으면 역에서부터 그냥 걸어와야 해. 버스를 세 번씩 타고 오는 사람들도 많아. 나처럼 차 끌고 오는 사람들은 주차비도 따로 나가죠. 학생들 수업 시간까지 우리가 청소를 못 마치는 것도 아니니까, 출근 시간을 30분이라도 조금 조절해 주면 자유롭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요.
- 휴게시간은 언제인가요?
청소노동자 A씨 : 휴게시간은 오전 9시에서 10시, 오후 12시에서 오후 1시에요. 총 두 시간 대기 시간이 있는 건데, 최근에 대기 시간도 임금을 줘야 한다고 판결이 나왔다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대기 시간에도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청소노동자 B씨: 그러니까 우린 여기 10시간 잡혀 있는데 8시간만 쳐주는 거예요.
- 식대는 한 달에 얼마나 나오나요 ?
청소노동자 C씨 : 식대가 한 달에 14만 원 정도 나오기는 해요. 그래서 그걸로 밥을 사 먹기에는 부족해서 집에서 도시락을 싸 와서 먹고, 식대는 그냥 급여에 포함해서 받죠.
- 청소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
청소노동자 B씨 : 걸레 빨 수 있는 탕비실이 50주년 건물에, 한쪽에만 있어요. 원래 우리는 양쪽으로 나뉘어서 근무를 하거든요. 그럼, 탕비실이 없는 곳의 화장실이 막히면 어떻게 치우겠어요? 그러니까 화장실이 막혀서 넘쳤을 때 제일 힘들어요. 바로 걸레를 빨아서 닦아야 하는데 빨 곳이 없으니까, 지하까지 계속 왔다갔다 해야 해요.
청소노동자 C씨 : 그리고 걸레 하나 이렇게 안 보이게 감춰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파우더룸 세면대 옆에 빈 공간있잖아요. 거기를 좀 어떻게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매번 점검하니까 쓰기 어렵죠.
청소노동자 D씨: 뭐 올려져 있으면 뭐라고 하고… 안 보이게 하라고 하는데 막상 공간이 없으니까 우리는 난감하죠.

▲교내 탕비실 협소한 탕비실
김수진, 전보경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이 있으신가요 ?
청소노동자 A씨 : 제일 부탁할 거 첫째는 분리수거 좀 잘해주고, 분리수거 잘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잘 안 해주는 학생들도 많아. 쓰레기통 위에 그냥 산처럼 쌓이게 올려두고 가고 그냥 그 안에 음료수가 들어 있는 채로 그냥 놓고 가서 이게 쏟아지면 완전 난장판이 돼.
청소노동자 B씨 : 요새 텀블러 씻는데도 생겼는데 사실상 우리한테 불편할 때도 있지. 음식물 같은 걸 거기다 그냥 버리니까… 누적이 되면 그게 막혀요. 그걸 잘 쓰면 모두한테 좋은데…

▲분리수거 안내팻말 분리수거를 요청하는 팻말이 붙은 교내 쓰레기통
김수진, 전보경
청소노동자 C씨 : 화장실을 조금만 더 깨끗하게 써줬으면 좋겠어요. 휴지를 너무 상식적이지 않게 많이 말아서 여기다가 집어넣어요. 어떤 때는 일부러 이렇게 막아놓는 건가 싶기도 해요. 그렇게 변기에다 집어넣으면 100% 막혀요. 휴지만 조금 적게 써줬으면 좋겠어. 자원낭비도 있고, 일단 막히는 게… 그래서 적당히 쓰라고 붙여놓기도 했는데, 그것만 좀 신경 써주시면 우리가 굉장히 고맙죠.

▲휴지를 과다사용한 화장실 변기 휴지를 변기커버에 둘러놓았다.
청소노동자 A씨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으로
우리가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는 이면에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다. 학교 구석구석을 돌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청소 노동자들은, 단순한 노동자를 넘어 우리 학교를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필수적인'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한 휴게시설,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은 이들의 존재를 그림자처럼 대우하고 있다.
"자기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존중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청소 노동자 A씨의 이 말은, 우리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묻는다. 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곳'에서 우리와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발을 맞추는 일. 청소 노동자들의 노고를 이해하고, 그들의 처우 개선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교내 구성원으로서 가족처럼 인식한다면 분명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존중은 인식에서 출발하고, 행동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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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서 들려온 한마디 "가족이라면 존중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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