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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5·18 참배에 "내란세력이 어딜" 반발... 김문수 "서로 사랑하자"

[현장] 김문수, 박관현 열사 묘에서 눈물 보이고 급히 현장 떠나... "광주 민심 잘 알아"

등록 2025.05.17 14:08수정 2025.05.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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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방문에 항의하고 있다.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방문에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기가 어디라고 와! 내란 세력들이 어딜 와! 내 큰형은 지금 묻혀 있다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국민의힘과 김문수 대선 후보의 등 뒤로 광주 시민의 격노가 꽂혔다. 이 시민은 추모탑 앞에 도열한 이들을 향해 "사람 두 번, 세 번 염장 지르는 거냐"라며 "내 큰형이, 내 가족 몇 사람이 (묘역에) 묻혀있다"고 소리쳤다.

호남 일정에 돌입한 김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박대출 사무총장, 김기현·이정현·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인요한 호남특별위원장 등 국민의힘 인사들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5·18민주화운동(아래 5·18) 제45주년 하루 전이자 6·3 조기 대선을 17일 남겨둔 날이었지만 김 후보가 선택한 건 '사과'가 아닌 "미워하지 말자"는 말이었다.

대학생들과 오월 어머니들 "내 가족이 묻혀 있는 곳에 어떻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해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해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5·18 묘지 참배에 대학생진보연합 “사죄 없는 참배는 정치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찾아 참배했다. ⓒ 유성호


이날 오전 8시께 묘역으로 향하는 민주의 문 앞엔 '내란 후예 광주 방문 반대'라는 문구가 담긴 보라색 팻말을 든 대학생 7명이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었던 김신영(조선대·4학년)씨는 <오마이뉴스>에 "우리는 광주 지역 대학생들"이라며 "오전 11시에 5·18 답사하려다 김문수 후보가 오전 8시 30분쯤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보다 빠른 8시까지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은 김 후보가 도착할 때까지 "내란 세력은 지금 당장 광주를 떠나라", "내란 세력은 즉각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발언했다. 자신을 "전남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박찬호씨는 최근 국민의힘 선대위의 정호용 전 국방장관을 위촉 사건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5·18 당시 광주 시민을 학살한 특전사령관을 상임고문으로 임명하려 했다. 대체 얼마나 더 5·18을 폄훼하고 왜곡하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 8시 35분이 되자 김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앞을 지키고 있던 대학생들은 계속해서 "내란 세력 물러나라"라고 항의했지만, 김 후보는 별다른 반응 없이 민주의 문으로 향했다. 이어 방명록에 '오월 광주 피로 쓴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고 추모탑으로 이동했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엔 소복을 입은 오월 어머니들과 광주 시민이 여럿 보였다. 곧이어 추모탑 앞에 도착한 김 후보와 국민의힘 인사들은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그런데 김 후보가 헌화와 분향을 하자 "김문수가 여길 왜 오나!", "여기가 어디라고 와!", "내란범이!", "그러고도 사람이냐", "내란 세력 물러가라"는 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 후보는 큰 반응 없이 묘역으로 향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고 박관현 민주열사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고 박관현 민주열사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 후보는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윤상원 열사,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관현 열사 그리고 무명 열사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단식 투쟁 중 옥중 사망한 박 열사의 묘역에선 눈물을 흘리며 묘비를 어루만졌다. 김 후보는 "(노동운동으로) 광주교도소 수감 당시 박 열사가 숨졌던 방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라면서 "그래서 더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그 뒤에 있던 국민의힘 관계자들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그 후 김 후보는 5·18 추모관으로 이동해 약 10분간 전시를 둘러봤다. 추모관을 빠져나온 그는 대기하고 있던 차에 탑승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그를 향해 "계엄에 사과했는데 5·18 묘지 앞에서 하는 사과가 진정한 사과 아닌가", "5·18에 대해 한 말씀만 해달라", "아무 말 안 하고 가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으나 김 후보는 답하지 않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5·18 당시 시민들이 붙잡혀 와 고문당하고 수용되었던 광주교도소 터를 찾아 당시 함께 수감됐던 교도소 동기와 포옹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5·18 당시 시민들이 붙잡혀 와 고문당하고 수용되었던 광주교도소 터를 찾아 당시 함께 수감됐던 교도소 동기와 포옹하고 있다. 유성호

김 후보는 오전 9시 30분께 광주 북구에 있는 5·18 사적지인 광주교도소 터를 찾아 같은 시기 수감됐던 동기들을 만났다. 김 후보는 이곳에서도 박관현 열사를 떠올리면서 동기들의 품에 안긴 채 다시 한번 눈물을 보였다. 그는 "(노동운동으로 수감될 당시) 교도관이 저를 방에 집어넣으며 '여긴 박관현이 죽어 나간 데니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라'고 하더라. 저와 박관현 열사는 교도소에서 그가 죽은 뒤 만난 인연"이라고 했다.

그는 "80년 5월만 생각하면 너무 아프다. 우리 역사에서 다신 없어야 할 힘들고 아픈 시간"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또 "그 아픔을 이기고 우리가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이룩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다만 취재진의 질문은 또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5·18 하루 전 김문수의 메시지 "사랑하고 미워 말자"

김 후보가 취재진 앞에서 제대로 입을 연 건 오전 10시 40분이 되어서였다. 그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처가가 순천이기에 여러 번 제가 (광주·전남에) 올 때마다 느낀다. 저를 알면서도 (시민들은) 아무도 인사도 잘 안 하고, 박수도 잘 안 친다"면서 "광주·전남 민심이 무엇인지 잘 안다"라고 했다.

그는 민주의 문 앞에 있던 대학생들을 "현실과 역사를 잘 모르는 젊은이들"이라고 치부하기도, "우리는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 "서로 미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로 호소하기도 하며 다소 모순된 발언을 이어갔다.

또 "저는 80년 5월의 희생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런데) 저는 그걸 희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자유, 인권,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라며 "5월을 뜨겁게 아파했던 사람으로서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나"라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서는 "부패하고, 거짓말하고, 도둑질하고, 독재를 하는 정치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광주 5·18의 명령"이라며 "우리 앞에 역사상 유례없는 독재가 보인다. 계엄은 겪어봤지만 이런 독재는 처음이다. 지금의 입법·사법·행정 독주가 과연 5월 정신의 계승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찾아 추모관을 둘러보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찾아 추모관을 둘러보고 있다. 유성호

그와 함께 회의에 참석한 양향자·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이 김 후보와 국민의힘을 대신해 그나마 사과다운 사과를 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해 겨울, 계엄군이 시민에게 총구를 겨누는 악몽이 다시 벌어졌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하게 하지 못했다. 극우적인 인사들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5·18을 부정하고 있다. 실수였다지만 (선대위에) 5·18 당시 특전사령관을 내정하는 일까지 벌렸다"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도 "호남 사람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우리는 대한민국 한쪽 날개를 버리고 반쪽짜리로 안주했다. 청년 분노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평등과 포용 대신 불공정과 편협을 반복했다"면서 "뼈를 깎는 자성을 하겠다. 반성하겠다"고 했다.

그 외 다른 참석자들은 "5·18은 특정 정당의 소유물이 아니다(김용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안철수)", "5·18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것은 김영삼 정부(김기현)", "우리 당 많이 변할 거다. 한 번만 더 밀어달라(인요한)"고 했다.
#2025대선 #김문수 #518 #참배 #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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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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