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부모님을 둔 가족 이야기를 씁니다. 이 글이 우리 가족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기자말] "이제 사랑의 유효기간은 한 달 남았어." 오늘도 남편에게 남은 시간에 대해 말했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 유효기간은 최대 3년이며,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정과 의리로 산다는 것이다. 남편을 지인에게 소개받은 날짜가 2022년 6월이니, 정말 한 달 남은 게 맞다. 한 달만 더 지나면 비록 농담이지만 우리는 손도 잡지 않고, 필요한 말만 간단하게 주고받는 부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3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늦은 나이에 만난 우리는 평범한 사랑을 하며,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결혼을 해볼까를 고민하며 만났던 것 같다. 뜨거운 사랑은 없었지만 잔잔했고,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라도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게 기적 같았다. 그렇게 만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서로를 받아들이며 미래를 약속했다. 늦은 나이에 만나서 사랑에 빠진 연인은 많은 축복 속에서 결혼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고 끝났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달랐다. 우리가 교제하는 중인 지난 2023년 4월 엄마가 치매로 절차를 거쳐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시게 되었다. 우리가 결혼한 것은 그해 10월, 그로부터 1년 후 아빠도 치매로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시게 되었다. 물론 우리 집안 문제로 당시 남자친구를 힘들게 할 생각이 없으니 헤어져도 되고,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무 관련 없었던 사람까지 고통받게 할 필요가 없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함께 한 사람들이 해결할 문제였다. 그러나 남편은 늦은 나이에 하는 결혼이라서,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겪는 일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부부가 되었고 치매 가족이 되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솔직히 우리 부부는 가족 문제 뿐만 아니라 조금씩 언제나 삐걱거린다. 서로 40년간 남이었던 불안정한 사람들이 만나서 가정을 이루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치매 부모와 사이가 멀어진 가족까지 껴안는 사랑을 한 남편은 훌륭한 사람임은 확실한 것 같다. 사랑은 늘 모든 허물과 아픔까지 덮는다는 진리를 우리 남편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이제는 가족 뿐만 아니라 소중한 남편을 위해서라도 성숙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작가지망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꾸준히 글을 쓰며 삶을 돌아보고 나아갈 힘을 얻는 작가처럼 살아야겠다고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치매 부모를 보살피는 가족은 더 그렇다. 별 것 아닌 일에도 당황하시고, 어려움을 겪으실 수 있으므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 최선의 과제이다. 그렇게 철없던 작가지망생도 결혼을 하고, 연로하신 부모님을 돌보는 어른이 되어간다. 보호자가 된다는 것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랑과 책임이 따르는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남편이 나에게 보여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성숙한 사랑을 보며 우리 사랑의 유효기간은 평생이라고 혼잣말을 한다. 과학적으로는 맞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맞다. 우리에게 유효기간 따위는 없다. 큰사진보기 ▲결혼식 부케 사진 우리 결혼식 때 사용한 부케를 말린 사진입니다. 현재연 덧붙이는 글 개인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치매 #가족 #결혼 #사랑 #부부 추천6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현재연 (hyonflower) 내방 구독하기 글을 쓰고 글을 읽는 삶을 꿈꿉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치매 친정 엄마의 사위 사랑 구독하기 연재 작가 지망생이 쓰는 치매 가족 이야기 다음글5화치매 가족의 '비밀 탐정 놀이'를 아시나요? 현재글4화장인장모가 모두 치매인 남편 이야기 이전글3화치매 부모를 둔 가족이 요양보호사에게 보내는 편지 추천 연재 윤한샘의 맥주실록 한때 우리의 영웅이었던 이 남자, 지금 보니 짜증나네 오마이 물모이 "나갈 때 불 끄세요" 대신 이렇게 써놨더니... '다정한 오지랖'의 힘 나의 뉴욕 미술관 답사기 미국 산부인과 의사가 감탄한 자화상... 한국 작가 작품이라네요 오길영의 뾰족한 시각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2025년 최고의 한국영화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백대현 헛소리" 반발하고 "지귀연이 공소기각" 기대도 이진관, "국민 용기"에서 울컥... 한덕수, 징역 23년에 허망한 표정 2만 시민서명 법원 제출... "지귀연, 윤석열 최고형 즉각 선고하라"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미군이 찍은 놀라운 모습...우리가 아는 한강이 아니다 2 손자가 화분에 물 주다 흘러넘칠 때 할머니가 해준 말 3 캄보디아 '범죄 단지' 무너지자... 중국 대사관 앞 살벌한 장사진 4 '내란 옹호' 김용원이 경찰에 넘긴 임태훈, 후임 군인권보호관 추천 명단에 5 [단독] 검찰, 수백억 상당 압수 비트코인 분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장인장모가 모두 치매인 남편 이야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6화결혼 전에도 후에도 똑같은 4인용 식탁의 용도 5화치매 가족의 '비밀 탐정 놀이'를 아시나요? 4화장인장모가 모두 치매인 남편 이야기 3화치매 부모를 둔 가족이 요양보호사에게 보내는 편지 2화치매 가족이 보낸 어버이날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구독PICK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톡톡60초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전체기사 연재 포토 스포츠 방송·연예 영화 음악 공연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