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산불지역 임도주변 피해모습
기후재난연구소
2025년은 역대 최악의 산불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월부터 5월 15일까지 347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그 피해 면적은 무려 10만4788헥타르에 달합니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약 1.7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산불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넓은 피해 면적입니다.
인명 피해도 심각합니다. 32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수많은 가옥이 잿더미가 되었고, 이재민들은 아직도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복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집 어디에서도 '빗물', '물모이', '자연기반해법'이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습니다. 헬기와 감시 인력 증원, 예산 확보는 있지만, 산에 물을 저장하겠다는 발상은 찾을 수 없습니다.
대선후보마다 민생과 경제를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묻습니다. 농민이 잿더미 위에 서 있는데, 그것이 민생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수천억이 타들어 가고, 복구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그것이 경제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산불을 막는 것은 곧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토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경제정책입니다.
나는 지난 3년간 산속에 작은 빗물 웅덩이, 이른바 '물모이'를 만들며 산을 지켜보았습니다. 빗물을 모으고, 땅속에 머물게 하면, 그 주변의 나무는 덜 말랐고 산불은 번지지 않았습니다. 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불이 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물을 빼내는 임도와 수로 중심의 정책만 고수한다면, 올해보다 내년이, 내년보다 그다음 해가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산불이 난 원인을 단지 산이 건조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빗물로 산의 표면을 촉촉하게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지금 절실히 필요합니다.
자연은 물을 통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머물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특히 기후위기의 흐름 속에서, 산불은 앞으로도 매년 더 커지고,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물을 머무르게 하는 시스템, 즉 물모이와 같은 자연기반 해법을 중심으로 한
특단의 정책 전환이 시급합니다.
대선후보 여러분께 묻습니다.
산불, 어쩔 겁니까?
물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더 커지고, 국민은 더 고통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존재들, 표가 없고, 목소리가 없는 생태계와 후손들의 권리는 누가 지켜주겠습니까?
우리는 단지 오늘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라, 내일을 위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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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빗물박사.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빗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다목적 분산형 빗물관리를 통하여 기후위기를 극복할수 있다는 것을 학문적, 실증적으로 국내외에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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