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산불 화마에 불타버린, 안사면사무소 뒷산에 마련된 붉은점모시나비 대체서식지
정수근
이런 상황에서 붉은점모시나비를 새로 만났으니 그의 입에서 "기적이다"라는 소리가 터져나오는 건 당연했다. 의성 산불로 밀원이 되는 수목들도 많이 불타버려 양봉업을 하는 그도 크게 낙담할 수밖에 없는 날들이었다. 이번 붉은점모시나비의 발견을 "새로운 희망의 싹"이라고 표현한 그는 이곳을 면밀히 살펴 서식지로 지정해 보전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도와 의성군,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 붉은점모시나비의 먹이자원인 기린초 군락이 이 일대에 얼마나 있는지, 과연 이곳에 어느 정도의 개체가 서식하는지 등등 제대로 된 정확한 실태파악부터 실시하고 그것을 객관화해서 이곳을 붉은점모시나비의 명실상부한 서식지로 지정해 보전해야 한다."
새로운 서식지로 지정하고 하루빨리 보전대책을 세워야
play
▲ 화마가 할퀴고 간 의성의 새로운 희망 산불 피해를 크게 입은 의성에서 세로 발견된 붉은점모시나비 서식지. 이곳에서 30개체 이상의 붉은점모시나비를 만났다. ⓒ 정수근
그런데 붉은점모시나비의 생애 주기가 너무 짧아 걱정이다. 이 나비는 5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는 생을 마감한다고 알려져있다. 정확한 실태조사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필자는 이날 현장에서만 10개체가 넘는 붉은점모시나비를 만나 카메라에 담았다. 날개를 펼치고 접을 때마다 뒷 날개에 점점이 박힌 붉은점이 아름다운 녀석들은 그 우아한 자태 한껏 뽐내고 있었다.
사람이 접근하면 바로 날아버리는 여느 나비와 달리 크게 민감하지 않아서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다. 나비의 대명사인 큰호랑나비 정도 크기에 흰색 날개 바탕에 뚜렷이 박힌 검은테 속 붉은점이 특징이었다. 후세를 남기고 사라져야 하는 운명에 맞춰 여기저기서 짝짓기도 벌이면서 열심히 생의 질서를 따르고 있었다. 이들이 생의 주기를 마감하기 전에 대구지방환경청에서 서둘러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 이 귀한 나비를 보는 족족 잡아들인다는 나비 수집상들에게 소문이 나기 전에 말이다. 그것이 이들을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는 환경부의 역할이 아닐까.

▲ 붉은점모시나비의 짝짓기. 화려한 아름다움이다.
이석우

▲ 붉은점모시나비 수컷이 화려한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다.
정수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공유하기
화마가 할퀴고 간 의성에 멸종위기 나비가... "희망의 싹"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