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4.16. ‘작업중지권 실질 보장, 노동자 참여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방안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사진은 현장 실태 증언에 나선 신현훈 공공운수노조 산림청지회장의 모습
노동과세계, 송승현
재난 대응 인력에 충분한 권한과 자원을
재난 대응 노동자들은 왜 항상 죽음을 무릅쓰고 일해야 하는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 상황에 뛰어들어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이들에게도 작업중지권은 필수적인 권리로서 보장돼야 한다. 산불진화대는 기후위기로 인해 산불이 더욱 격렬하고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효과적인 산불진화를 위해서 만든 조직이다.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예방진화대, 특수진화대는 모두 비정규직이다. 예방진화대는 공공근로 중심의 단기적인 운영에 치우쳐 있고, 특수진화대도 2년 주기로 실시하는 체력검정을 빌미로 사실상 계약직처럼 운영되고 있다. 재난안전을 담당하는 상시 전담인력이 없다면 위험을 즉시 파악해 상황을 전파하고 수습대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험과 숙련을 쌓아 위험 상황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일이 더없이 중요한 이유다. 지금처럼 재난 대응 노동자들의 고용이 불안정하고 처우는 열악한 상황이 지속되어선 전문성과 책임성을 겸비한 인력 양성을 기대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위험에 더 자주, 더 쉽게 노출되는 현장일수록 그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산불진화 업무처럼 위험에 직면하는 일이 불가피하다면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와 강도, 지속 시간 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산불진화 과정에서 확인된 여러 위험요소 중 현실적으로 완전한 제거가 불가능한 경우엔 그 위험을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신현훈 산림청지회장의 이야기는 산불 현장에 안전인력이 절실함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서부지방산림청 한 국유림관리소 특수진화대원이 2박 3일 산불 끄고 돌아와서, 다음 출동에 도저히 산에 올라갈 수 없어서 내근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최소한 재난 대응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인력부족으로 몇 날 며칠 밤샘근무에 시달리거나 교대인원이 없어 위험상황에 장시간 노출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화재 진압에 필요한 전문장비와 직무교육도 중요하지만, 인력충원이야말로 고강도 고위험 업무에 갈려나가는 산불진화대원들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위험상황에서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해야 한다. 재난과 사투를 벌이는 노동자라고 해서 목숨이 두 개일 리 없다. 스스로 위험을 인식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내 안전도 지키면서 다른 사람의 안전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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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과 싸우는 사람들, 그들에게도 안전할 권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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