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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언이 아닌 실천의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에너지, 산업, 생활 전반에 걸친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 특히 교통 부문은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이자 감축 잠재력이 큰 분야다.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약 14%가 수송 부문에서 나오며, 이 중 도로교통이 97% 이상을 차지한다. 자동차 중심의 체계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다.
이 지점에서 자전거는 실현가능하고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자전거는 단거리 교통에서 경쟁력 있는 무탄소 이동수단일 뿐 아니라, 건강 증진, 혼잡 완화, 미세먼지 저감,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편익을 제공한다. 자전거 수담부담률(이용률)이 높아질수록 자동차 이용은 줄고, 이는 도로와 도시구조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은 지난 5월 11일 '사람 중심· 국가 책임· 시민과 함께하는 자전거 친화도시 1010' 정책 제안서를 발표했다. 이는 두 가지 핵심 목표를 제시한다. 첫째, 도보와 자전거 중심의 10분 생활권 조성, 둘째, 자전거 이용률 10% 달성이다. 이는 단순한 교통정책을 넘어 도시구조와 생활양식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선언이다. 현재 자전거 이용률은 1.6%로, 네덜란드(27%), 덴마크(16%), 독일(12%) 등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이용률이 증가하면 교통 부문 온실가스 감축, 유류비 절감, 주차 수요 해소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비전 실현을 위해 포럼은 3대 방향과 6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첫째, 사람 중심 교통정책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국민의 기본 이동권을 보장하는 교통기본법이 없다. 현행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은 시설 공급과 효율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자전거 정책은 항상 후순위다. 따라서 교통기본권을 명시하고 최상위 법률로 작용할 '사람중심교통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책 간 충돌과 실행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국무총리 직속 '사람중심교통위원회' 설치도 요구된다.
둘째, 국가가 책임지는 자전거 정책이다. 현재 자전거 정책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고, 실행 주체인 지자체는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이를 국토교통부로 일원화하고 탄소중립 수송정책과 연계해 통합적 추진이 필요하다. 출퇴근 보조금, 구매 세제 감면, 기업 혜택, 탄소시장 연계 보상 등 실질적인 경제 인센티브도 도입해야 한다.
셋째, 시민과 함께하는 자전거 친화도시다. 자전거 정책은 시민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으며, 시민은 정책의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전거 친화도시 플랫폼' 구축, 커뮤니티 육성, 축제, 안전교육, 차 없는 거리 등 시민 주도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최근 12.3 계엄 사태를 계기로 민주주의의 소중함과 공동체 회복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전거 친화도시를 위한 시민 참여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의 실천이자,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이러한 실천 과제를 현실화하려면 물리적 인프라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한강과 같은 도시 하천은 자전거도로 인프라의 핵심축으로, 모든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한강변 고급 아파트는 '도보로 한강과 자전거도로에 접근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최고급 주거지로 평가받는다. 이는 자전거 접근성이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자전거 접근성이 일부 소수의 특권으로 남아서는 안 되며, 서울뿐 아니라 전국 주요 하천변 자전거도로 진입 인프라도 더 많은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노원구의 '자전거 친화도시 1010 선언'은 환영할 만하다. 지방정부가 자전거를 도시 교통의 중심에 두겠다는 공식 선언은 다른 지자체에도 긍정적 자극이 될 수 있다.
자전거는 탄소중립 시대의 교통수단일 뿐 아니라, 건강, 안전, 도시재생, 공동체 회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파급력을 지닌 정책 도구다. 이번 제21대 대선은 자전거 정책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시킬 결정적 계기가 되어야 하며, 새 정부는 자전거 중심 교통정책의 대전환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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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이며 숲과 나눔(재) 자전거 시민포럼 공동대표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시대의 자전거 친화도시 전환을 위한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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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자전거 친화도시 1010, 새 정부 교통정책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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