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청은 특수고용노동자 차별 철폐 교섭에 나서라!” 2024년 12월 11일, 전국택배노조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택배사들과의 단체협약 체결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택배노조
몰아치는 '쿠팡발 배송 속도경쟁'과 위협받는 택배노동자 건강권
지금 택배현장에는 '쿠팡발 배송 속도경쟁'이 몰아치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무기로 불과 몇 년 만에 사실상 업계 1위로 올라섰으며, 이에 따라 타 택배사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주7일배송, 365일 배송 등 '속도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도착하고, 전날 밤에 주문하면 새벽에 도착하는, 그러고도 택배요금이 별 차이가 없는 쿠팡의 '로켓배송'은 어떻게 가능한가? 택배노동자, 사람을 연료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전에 주문한 물건이 오후에 도착하려면, 늦게 도착한 그 물건을 다시 싣기 위해 택배노동자는 터미널과 배송지를 왕복하는 다회전 배송을 해야 한다. 저녁에 주문한 물건이 새벽에 도착하려면, 택배노동자는 새벽에 배송을 해야 하며, 캠프와 배송지를 3번 왕복하며 오전 7시까지 배송을 마감해야 한다.
이러한 장시간 노동을 가능케 하기 위해, 쿠팡은 계약기간 중에도 '수행률' 등을 이유로 구역을 빼앗을 수 있는 상시 해고제도(클렌징)를 고안해냈으며, 이를 통해 택배노동자를 무방비 상태로 과로로 내몰았다. 과로사로 돌아가신 쿠팡 새벽배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 님은 부인과의 대화에서 "7시까지 일을 못 끝내면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그 현실을 증언했다.
배송 속도경쟁은 타 택배사들이 쿠팡의 장시간 과로노동 제도를 도입해나가는 과정이며, 쿠팡 택배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장시간 과로 노동을 모든 택배노동자들에게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에 주7일배송이 도입되었고, 우체국에서조차 '2회전 배송' 압박이 들어오고 있다.
현장에서는 '2인 1조 주6일 순환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2인1조로 한 명은 일요일, 한 명은 월요일에 쉬면서,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쉬는 사람의 구역까지 배송해야 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일요일 휴식을 빼앗기고, 타구역 배송이 추가되어 노동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순환근무 조편성에 아무도 참여하려 하지 않는 난배송 구역에서는 '주7일 무휴 노동'까지 발생하고 있기까지 하다.

▲ "개처럼 뛰고 있다"... 2024년 5월 사망한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님과 쿠팡CLS와의 카카오톡 기록
전국택배노조
택배노동자 건강권 보호조치 필요
쿠팡에서 벌어지는 새벽배송은 '연속적인 고정적 야간노동'으로,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가 없을만큼 위험한 노동이며, 이를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지난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바 있다. 23년 10월 군포에서, 24년 5월 남양주에서, 같은 해 8월 동탄에서 쿠팡 새벽배송 택배노동자가 사망했다. 그나마 확인된 숫자다. 국회가 움직여 국정감사와 청문회가 이뤄지고, 국회에 떠밀린 국토부와 노동부가 부산을 떨었으나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정부는 이미 지난 국회에서 합의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의학적 검토'에 기초하여 심야배송에 대한 공적 규제를 마련해야 하며, 주7일 배송 역시 주5일제와 연동하여 택배노동자들의 근로조건 후퇴를 막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새 정부, 인구 20% 하청 노동자 민생문제 살펴야
2019년 기준으로 파견, 용역, 사내하청 등으로 고용된 간접고용 노동자가 350만 명 수준이라고 한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직접 먹고사는 인구가 1천만 명에 달할 것이다. 그만큼 하청 노동자들의 실질적 교섭권 문제, 건강권 보호 문제는 중요한 민생문제다.
따라서, 새 정부는 인구의 20%에 달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민생 문제에, 그에 걸맞은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역대 정부들이 재벌들에 대한 각종 지원, 부자 감세, 집값 떠받치기와 건설사 살리기 등에 쏟는 정성의 반만이라도 하청노동자의 민생 문제에 쏟는다면 많은 것들이 해결될 수 있다. 새로운 정부의 임기 5년이 하청 노동자 민생에 획기적 전환이 있었던 5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 2023년 1월, 원청 사용자성 관련 CJ대한통운과의 행정소송 1심에서 승리한 이후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전국택배노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서비스노동자들의 희망을 만들어 갑니다.
돌봄노동자, 유통 판매직, 모빌리티 플랫폼 노동자, 학교비정규직, 택배 물류 노동자, 생활가전 설치점검 노동자, 관광레저산업 노동자 등 서비스업종 모든 노동자를 포괄하는 노동조합 연맹입니다. 서비스노동자의 권리 시장 및 처우개선에 힘쓰고, 민주노조 운동에 복무하며, 노동자 직접정치시대를 열고자 앞장서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새 정부가 풀어야 할 택배노동자 교섭권과 건강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