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개혁, 새로운 상상력으로 다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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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듯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전문가 집단의 무능과 부패, 그리고 부도덕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판과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불가침의 영역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교육 현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개혁을 외치지만,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나 교육의 본질을 강화할 수 있는 과제는 제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 교육 수석, 국가교육위원장 등 자리만 주목받을 뿐, 내용적 교육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국가 사회를 위한 중요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교육 정책은 표피적인 입시 정책이나 교육 복지 정책에만 머물렀습니다. 국제적인 교육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가 추진한 AI 기반 디지털 교육이나 늘봄 정책 역시 정책 홍보에만 치중했을 뿐,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했습니다.
이에 저는 다음과 같은 교육 개혁 방안을 제안합니다.
첫째, 정치교수나 학자출신, 고위 행정관료가 아닌 교사출신의 교육부장관을 임명해야 합니다. 교사 출신이라 함은 교사에서부터 교직경험을 쌓고,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자는 얘기입니다. 물론 교수나 행정관료의 경험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 발을 딛고, 정치적인 요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선 현장을 더 걱정하고, 현장을 잘 알고, 한번 움직일때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안정감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당장 정권의 이익이 되는 정책효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장기적으로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을 분리해야 합니다. 초중등교육은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관할하고, 대학교육과 국가교육재정은 행정 교육부에서 관리하자는 취지입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회적 문제를 다룰때는 공익적위원회를 구성하여, 시간을 갖고, 의견을 수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선진사회의 기본 시스템입니다. 국민의 삶에 밀접한 초중등교육을 국교육위가 맡아야 합니다.
물론 지금의 정권에 따라 거수기가 된 국교위 모습을 걱정하는 이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국교육위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면서, 점차 국민 기초기본 교육과정을 관리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장 교원을 중심으로 초중등교육과정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현장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꾸준하게 기획하고, 현장 교원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전문성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셋째, 시도교육청의 자율성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교육정원(교원,일반행정,공무직)은 국회의 심의를 거쳐, 각시도 교육감이 전권을 가지고 운용할 수 있게하고, 각시도교육감과 지자체는 지역의 교육의 질을 공동으로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의무교육 예산은 차등 없이 원칙에 의해 배정하고, 교육과정운영 결과는 정확하게 평가되어 국민과 공유되어야 합니다. 교육부 정책은 시도교육감들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넷째, 망국적 입시를 극복할, 대학 국공립화와 특성화에 대한 국민투표 수준의 사회적합의를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교육을 논하는 많은 이들은 입시구조의 혁파를 이구동성으로 얘기합니다. 모든 교육 본질에 대한 논의와 미래교육에 대한 논의는 블랙홀처럼 입시 앞에서 멈춥니다. 저출생과 국가경쟁력은 이 블랙홀을 해결하지 않고는 불가능 합니다. 단순한 교육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직업귀천이나 인권지수, 교육의 계층화 문제 등 사회적 합의와 에너지를 집중해서 풀어야 할 난제임이 분명합니다. 더 이상 비본질의 교육소비를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원금도 만져 보지도 못한 가구당 월 50만 원씩의 사교육비 이자를 물고 있는 질곡을 벗어나,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학교회계제도를 폐지하고, 지원청 단위 교육행정으로 통합이 필요합니다. 학교회계는 학교단위 책임행정이라는 가치를 담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예산의 편성과 결산의 의미가 없습니다. 정부나 지역청의 예산을 받아서, 그대로 집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는 지원청과 연락하는 인력 1인만 두고, 시설관리, 급여관리, 인사관리, 계약관리, 급식관리 등의 인력을 지원청으로 통합하여,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여섯째, 비정규직 인력관리를 중앙에서 교섭하고 통제해야 합니다. 지금은 예산과 업무는 중앙에서 관리하면서, 단체교섭은 지역교육감들에게 위임된 이상한 구조입니다. 단체협약의 당사자를 중앙부처가 담당해야, 매년마다 반복되는, 지역별 소모적인 노사갈등구조를 벗어날 수 있고, 단체협약 또한 예산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일곱째, 방과후 과정(늘봄)을 정규교육과정에서 분리하여 관리체계를 별도로 마련해야 합니다. 방과후 과정은 케어의 기능과 보습학원의 성격을 동시 갖고 있습니다. 현재의 방과후 과정은 케어도 안 되면서, 학원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교육단체, 봉사단체, 지자체, 공익적 교육기업, 기업의 기부 등을 바탕으로 방과후학교 공익재단을 설립하여, 에프터스쿨을 관리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방과후를 분리하면, 학교공간을 지역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시설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명분이 확보 됩니다.
여덟째, 교사의 정치 기본권과 교육감 선거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은 정당에 가입할 수 있는, 교원은 모든 정치행위가 금지되어 있는 현실입니다. 이 논의는 항상 헌법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해석이 논란이 되곤 합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엄격하게 교육과정편성운영의 범위로 제한되어야 합니다.
법적으로 미성숙한 어린이나, 학생들에 대한 정치적 편향이나 선동을 우려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오히려 깜깜이나 침묵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비판과 감시 없는 정치적 괴물이 잉태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나치를 막기 위해 보이텔스바흐 원칙에 따른 정치교육을 하는 독일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런 신뢰가 밑바탕이 되면 교육감 선거방식이나 교육자치의 양상이 학생,교사,학부모의 직접이해를 바탕으로, 통제가 강화되는 선거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교육감선거방식을 논의할 때,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유권자의 소구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정 정치세력에 일희일비 하는 것 보다, 보수나 진보를 떠나 중립적인 것이 더 진보적일 수 있고, 정치독점의 완충적 역할을 수행 할 수 있고, 교육의 정치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대학의 전문화, 특성화의 문제, 교사의 교육권과 스트레스, 교사 생애연수 문제, 비정규 공무직의 증가, 학생수 감소와 교육환경 도농 양극화, 미디어 과다노출과 학생생활교육 등 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이런 교육현안을 접근할 때, '교육은 복지다'라는 철학으로 의무교육단계에서 불평등과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국민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고, 대입단계에서 학생들과 청년들이 낙오자로서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재능과 관심에 따라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시나 정시 비율 같은 피상적 논쟁으로 허송세월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문제는 시간과 예산과 정성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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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교육개혁, 새로운 상상력으로 다시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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