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김민수
불안을 딛고, 마음을 돌보는 사람이 되기까지
김민수 상담사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심리학과 진학을 희망했다. 그러나 "밥 빌어먹는다"는 아버지의 반대로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회사 인사팀에서 근무하며 직원들이 해고되는 모습을 자주 보았고, 문득 자신도 언젠가 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돌고 돌아 다시 심리학의 길로 왔다. 그가 이 길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불안'이었다.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에게 맞추며 살아왔지만, 불안은 점차 커져갔다. 그는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일요일 밤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해도 한 적이 있어요."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 경험은 결과적으로 그가 심리상담의 길을 걷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내담자의 마음 회복을 돕는 일이 삶의 낙이 되었다고 한다.
- 최근 심리 상담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느끼시나요? 연령대나 성별에 따른 차이도 있을까요?
"상담은 확실히 대중화되고 있어요. 학교 현장이나 가족센터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상담 서비스를 활발히 제공하고 있고요. 정신과 예약도 3개월에서 6개월씩 밀려 있을 정도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중년층일수록 상담에 대한 경계가 많고, 자발적으로 와도 자신의 어려움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2에 여성은 8 정도 비율로 상담을 받습니다. 여성은 심리 문제나 진로 고민에 대해 도움을 구하려는 경향이 많고, 남성은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수치심이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보통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야 상담을 찾는 편입니다."
- 청년들의 고민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발달 과업들이 점점 뒤로 미뤄지는 경향이 있어요. 예전에는 20대 초반에 주로 고민하던 것들을 지금은 20대 중후반, 심지어 30대 중반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으세요?
"미디어와 SNS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잘나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접하다 보니 정보가 넘쳐 선택이 오히려 어려워졌어요. 부모님 세대에는 동네에서 1등이면 1등이었는데, 지금은 글로벌 1등이 되어야 하는 세상이 됐죠. 성공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고민도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과업을 미루게 되는 것 같아요."
- 요즘 많은 이들이 '자존감'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한 자존감이란 무엇일까요?
"자존감하고 이기심은 동의어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타인에게 해를 끼치느냐, 아니냐의 차이죠.
자존감이 낮다는 건 너무 이타적이라는 거예요. 자존감을 회복하려면 적당히 '이기적'이어야 하죠. '자존감', '자신감', '자존심' 모두 '스스로 자(自)' 자가 들어가잖아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자존감이 회복됩니다. 무게 중심이 타인에게 있다면, 자기 자신에게 중심을 둬야 해요."
-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헤매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를 리가 없습니다. 분명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다만, 그걸 드러내는 데 부담스럽거나, 걱정이 많은 거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말은 결국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한 결과예요. 이제라도 자기 중심으로 살아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이게 얼마나 힘든지, 당사자만 잘 알죠. 이제부터라도 내가 '나'를 이해해 줘야 해요."
"상담도 헬스장 가서 건강을 위해 PT 받는 것과 같아"
- 상담을 받아보고 싶지만 망설이는 분들에게 따뜻한 조언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헬스장에서 트레이너가 잘못된 자세나 습관을 잡아주듯, 상담사도 내담자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나 말의 흐름을 점검하며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줍니다. 그게 일상에서는 잘 안 되니, 상담실에서 해보는 거죠. 헬스클럽에서 전문 트레이너에게 PT 받는 것처럼요."
그는 오늘도 사람들 곁에 앉아 심리적 안녕을 위해 말을 건넨다.
"당신의 마음은 괜찮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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