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허락한 진보만으로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 민주당은 본질적으로 보수 정당이다. 진보는 자기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지금처럼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시기에는 더욱 또렷한 길이 필요하다."
이정민
- 시민들의 후원금이 없었다면 후보 등록도 하지 못할 뻔했다. 많은 고민과 현실적 어려움에도 민주노동당이 대선 후보를 낸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의 양당제 구조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의제가 제대로 다뤄지기 어렵다. 대부분의 이슈가 진영 논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장애인 권리를 이야기하면 '민주당 편이냐', 성평등을 이야기하면 '국민의힘을 공격하는 것이냐'는 식의 반응이 돌아온다. 위성정당에 편입해서 생존하기를 선택한 정당들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결국 시민들이 사회적 분열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그래서 다당제가 필요하고, 그 출발점은 전면적인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자생력을 갖춘 독자적 진보정당이 필요한 이유이다. 정의당이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때 위성정당을 거부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비록 원외정당으로 밀려났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내란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민주주의 파괴만이 문제가 아니다.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그 정당을 통해 제도를 우회하는 방식 역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이다. 그것이 진보의 이름으로,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것은 부적절하다. '위성정당 방지법'을 도입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어떤 제도를 만들든 편법을 통해 제도를 해킹하려는 시도는 항상 존재한다.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정치개혁이 필요하고, 전면적인 비례대표제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이번 TV토론에 나서기도 힘들었을 것이고, 이처럼 광장의 소외받은 목소리들을 대변하지 못했을 것이다."
- 그 전까지 꾸준히 선거 때마다 제기됐던 정치개혁 과제마저 이번 대선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정수 축소, 비례대표제 폐지 같은 주장을 하기도 했다.
"어리석은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역설적으로 국회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삼권분립 체계 안에서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을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회의 신뢰도가 올라간 상황에서, 국회를 향한 정치 불신을 조장하는 게 정치개혁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의원 수를 조정하는 사안도 단지 국민의힘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 없다. 정치권 전체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광장의 요구가 피할 수 없는 요구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광장의 차별금지법 요구 같은 경우, 양당제 구도 하에서는 보수 교회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구조 자체를 해결하는 게 핵심이다. 광장의 정신을 '다양성'이라고 할 때, 소선거구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개헌 이야기를 하면서 결선투표제와 전면적 비례대표제 도입을 함께 이야기하는 이유이다. 단 한 사람의 시민도 배제되지 않도록, 단 한 유권자의 표도 사표가 되지 않도록 선거제를 고쳐야 한다. 여성과 이주민 등 사회적 비주류 문제도 사회적 합의를 넘어 정치적 합의의 문제이다. 다당제 정치개혁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 민주당이 '중도보수'를 표방하고 우클릭하는 동안 다양한 진보적 의제와 목소리들이 가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이 허락한 진보만으로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 민주당은 본질적으로 보수 정당이다. 진보는 자기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지금처럼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시기에는 더욱 또렷한 길이 필요하다. 작더라도 뚜렷한 방향, 그것이 민주노동당이 가는 길이다."
- 혹자들은 내란 세력에 맞서 '압도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의한다.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내란 세력의 패배는 이미 확정적이다. 그 패배를 압도적 패배로 만들어야 한다. 바로 그 압도적 패배를 위해 진보정당이 완주해야 한다. 진보 유권자가 결집하고, 광장의 목소리가 살아 있을 때에야 비로소 투표장에 나오는 시민들이 있다. 그래서 이건 '사표'가 아니라 '생표'다. 어떤 표는 사람을 살리는 표가 된다. 완주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지난 기간 동안 진보정당에 투표해준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도 이번 TV토론에 나설 수 있던 것이다. 단일화를 정녕 원했다면 진즉에 결선투표제부터 도입했어야 한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야 결선투표제를 언급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들기 위한 길을 택했고, 그것이 진짜 정치라고 믿는다."
- 보수 진영이 막판 극적인 단일화를 시도하게 되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치개혁 등 과제를 제시하며 단일화를 제안한다면? 지나치게 정치공학적 접근인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하고 미리 '어떻게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장 지금 짜인 선거구도가 그렇지 않다. 권 후보는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광장의 목소리를 끝까지 대변할 것이다. 많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권영국 후보의 삶을 믿고 있다.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뛰고 있다. 이 선거는 단순히 한 표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우리는 그 책임을 끝까지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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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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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토론 후 권영국에 쏟아진 후원금... "내란세력 압도적 패배 위해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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